다신 안할래요. ㅡㅜ
우유 1000ml짜리가 자꾸만 밀려 3,4개 모이길래 아이들에게 말했어요.
애들아, 애들아,
엄마는 저걸로 치즈를 만들거란다~
어떤 첨가물로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치즈~ 맛과 향이 자연 그대로의 치즈~
한옥에 사는 어느 님의 그냥! 대강! 끓이시는 (듯.한>) 사진에 의욕이 불끈!!!!!
그냥, 약불에, 몽글몽글, 끓이다 소금 살짝 투척~ 레몬즙 없음 식초 살짝 투여~
앗흥~ 쉽구낭~ 얼쑤~!!!!!
저녁 무렵 냄비에 1000ml 4개를 들이붓? 붇? 고 끓이기 시작했어요.
상상속에서 냄비는 대략 10여분 끓이면 몽긍몽긍 두부처럼 엉기기 시작했는데
현실속의 냄비는 몽글몽글은 커녕 위에 거품이 차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솟? 솓? 구쳐 올라 온 싱크대에 쓰나미를 일으켰어요.
이게 몽긍몽글인지 거품인지 잠시 고민하던 것 뿐이었는데.. 으헝 ㅡㅜ
아~ 불이 너무 센게야.... 약불에서 뭉근히~ 라고 하셨는데..
....라며 저의 정신없는 머리를 구박하며 불을 줄여 끓이기 30분,
여전히 우유는 계속 거품인지를 뱉어내주시고 기약없이 끓기만... 끓기만.....
그 사이 6살 아드님은 30초 간격으로 됐어? 됐어? 치즈 됐어? 를 외쳐주시고.....
아들!! 됐거든... 좀 저리 가줘!!
그렇게 국자로 한번 그냥 이유없이 휘저어 봤더니 어머나~
뭔가 덩어리가 지긴 졌는데 저건 딱 울 아들 감기 다 나아갈 때 생기는 하이얀 코딱지 수준.
왠지 뭔가 나올것 같아 일단 받?혀 밤새 걸어놓았어요.
나오더군요. 딱 두 수저분량.
글구 다른 님들은 다 맑은국물 나오던데 왜 저는 그냥 우유가 나오나요?
딸래미는 제게 레시피를 듣더니만 담엔 레몬을 꼭 사서 하라고 훈수를 주시고,
아들래미는 치즈는 치즈인데 뭔가 이상한 맛이 나는 치즈라고 선언 후 입도 안대요..
전 사악한 엄마예요. 이런 훈수따윈 두렵지 않아요.
둘다 한 수저씩 입에 넣지 않으면 짱구 극장판따윈 이 세상에 없는 거라고 했어요. 음하하하하하...
애들 둘다 썩은 계란과 썩은 우유를 믹서에 갈아
은행으로 향기를 낸 음식을 먹는 표정으로 꿀꺽!!!!!!! ㅡㅜ
제게 남은 건 1년에 한번 손님 치를 때 닦는 싱크대에 남은 하이얀 거품들과
박박 밀어야 하는 스텐냄비와 삶아야 하는 면포.
치즈는 사먹는 거예요~ 잉~ 그래도 쇠고랑 않차요잉~
최효종 목소리가 들려요~
그래도 이런 노력이라도 해봤다며 사진 올려요... ㅡㅜ
저 냄비 은근 커요... 박박 미는데 손목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