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5년도 더 된것 같네요..
감의 계절이 시작되고 거의 끝입니다.
어릴때는 곶감이 이유없이 싫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곶감겉의 하얀 분이 싫었던건지, 쫄깃하면서 질긴 식감이 싫었던건지
할머니가 주실때 먹을걸..
지금은 사먹거나 직접 만들어먹는 방법밖엔 없네요.
감은 다양한 활용을 할수있는 무궁무진한 과일인데
곶감, 감말랭이, 홍시로 맛있게 즐길수 있습니다.
이번에 감말랭이를 만들기 위해서 저는 단감말고 떫디 떫은 청도반시로 준비했습니다.
청도반시는 씨가 없고 모양이 쟁반처럼 생겨 청도반시라고 불립니다.
청도반시가 씨가 없는 이유가 지형,기후,품종의 특성이 원인이 되는데,
신기하게도 다른지역에 나무를 심으면 씨가 난다고 합니다!
.
.
그리고 인터넷에 감을사려고 가격을 알아보는데 너무 저렴해서 깜짝놀랐습니다.
올해는 감이 풍년이라 저렴하게 푼다고 하는데. 인건비도 안나올것 같은데..
저렴하게 사기는 했지만 그값으로 팔고있는 분들에게는 많은보탬이 되지 못해서 죄송한마음이네요.
무엇이든지 정성들인만큼 값을 받길 원할텐데..
올해는 배추도 그렇고 감도 그렇고 너무 저렴하여 인건비도 안나온다는데..
10kg에 배송비 포함해서 만원도 안하다니..
역시 햇살만큼 좋은 조명은 없네요. 어릴때 곶감을 미워했던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할머니께서 일부러 아껴두셨다가 꺼내주신건데, 그마음을 몰랐다니..
감말랭이 만들기전 가족과 거실에 앉아서 감을 깎았는데, 평소에 깊게 나누지 못했던 대화도 나누게 되네요.
감을 말리기전 아주 떫디떫은 감이 말리고만 나면 이상하게도 달아집니다. 신기하게도.
지금 나태함에 허우적대고 있는 내 자신이 망가지고 있는걸 느낍니다.
나도 어딘가에 몸을맡겨 환골탈태하고싶은데 그런곳 있으면 알려주세요..ㅎㅎ
단순히 기계에만 의지하는것만이 아닙니다.
자연건조도 시켜줘야 완벽히 떫은맛도 날라가고 비로소 맛있는 감말랭이가 되지요.
요즘에는 집에 앉아서 버튼하나로 멀리 농수산물을 받을수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감을 아주 저렴하게 살수도 있네요
도대체 농민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파시는지..
참으로 안타깝네요.
햇빛을 받아 아주 달고 쫀득하고 촉촉한 감말랭이가 완성되었네요.
이상하게 저는 달달한 단감으로 감말랭이를 만든것 보다 떫디떫은 땡감으로 만들어야 더 달달한 감말랭이로 느껴지네요.
왜일까요. 달달하기만한 감이 달아지는것과 떫은맛을 본 감이 달아지는게 깊이가 다른걸까요?
할머니가 말려주신 곶감을 지금은 맛볼순 없지만 현대의 방식으로 감말랭이를 만들어먹고있습니다.
주황빛의 감말랭이가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고 현재의 우리의 입맛을 만족시키기도 하지요.
엄마는 늘 말씀하십니다. 감말랭이가 좋다고.
그래서 그런지 냉동실에 가득차 있는 감말랭이만 보면 엄마생각이 나네요.
비록 효를 직접적으로 드리진 못해도 이러한 소소한 곳에서 엄마에게 기쁨을 드리고싶네요.
어릴때 싫어하던 곶감이 지금은 없어서 못먹는 감말랭이가 되었네요.
이글을 쓰고 전화한번 드려야 겠어요. 내년에도 또 말려봐야 겠습니다.
82쿡여러분들 맛있는 저녁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자주 놀러올께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