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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초보주부의 저녁메뉴와 어색한 사진들

| 조회수 : 12,710 | 추천수 : 107
작성일 : 2010-01-22 06:48:16
안녕하세요.

두번째로 글을 올리네요. 한번 맛들렸더니 헤어나올수가 없어 요즘 밥만 했다 하면 사진기 들고 찍는데 워낙 사진에 관해서는 뇌가 청순한지라 백장 찍으면 아흔아홉장이 뿌옇습니다 -,.-
그래도 가끔 카메라가 미쳐서 잘 나올때도 있더군요 ㅎㅎㅎㅎ

제 이십대때부터의 이상형은 한결 같았습니다. 소지섭 -,- 아니면 콜린퍼스 -,-
쇄골뼈가 섹쉬한 남자를 만나 하얀 와이셔츠를 다려 손수 입혀주고 거기에 맞는 넥타이를 직접 메어준후
굿바이 키쑤를 하고...
퇴근때에는 가끔 시내에서 만나 멋진 바를 가 와인을 마시며 다시한번 우리가 얼마나 서로를 사랑하는지
이글이글거리는 눈으로 쳐다봐주시고, 손을 잡고 함께 잠자리에 드는....그런 삶....

네...제가 미친게지요.

현실은..
결혼한지 이제 세달....
그 사이 저는 백수가 되어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못하고...여러가지 계획을 세웠지요.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사다 신랑을 깨우고...도시락을 싸주며 굿바이 키스를 하고 퇴근하기전 맛있는
저녁을 만들어 오붓하게 식사하며....노는 동안 만은...그래!완벽한 와이프가 되는거야!!!

또다시 현실은...
아침에 눈을 뜨면....아무도 없는 집....-,.-  네..아침 10시 입니다.
신랑이 타나놓고 간 커피는 이미 차디차게 식어 있고....저는 그 커피잔을 들고 책상으로 갑니다.
82cook을 하기 위해서요. 그리고는...낮에 찬밥에 반찬 두개로 점심을 먹고 청소를 합니다.
집이 코딱지만해서 삼십분이면 화장실 청소까지 끝낼수 있습니다.
반질반질해서 미끄러져 머리가 깨져도 좋을 집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바닥이 카펫입니다. -,.-
신랑 와이셔츠를 다립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다림질 이라는걸 합니다.
다림질  판때기를 피는데 10분, 다리미 사용기능 숙지하는데 10분...이미 팔이 뻐근합니다.
다섯개를 다려야 하는데...두개 다리는데 다리가 후덜덜...
세개째 다리는데...이러다 내 손을 다릴거 같습니다. 중간에 포기하여 셔츠 하나는 팔부분이 안다려졌습니다
침대로 몸을 달려 잠깐 눈을 붙였는데...눈을 뜨니 저녁 시간입니다.


신랑한테는 거품을 물고 이야기 합니다.
청소하다 허리가 나갔다. -,.- 다림질 하다 어지러워 쓰러질뻔했다. -,.-
당신은 진정한 행운아다...어디서 이런 여자를 만나겠는가!!!! ㅡㅡ;;;;;;;;;;;


서론이 너무 길어서 페이지 넘기시려는 분들..죄송합니다.
이제 사진 나갑니다~~~


요리가 귀찮을때는 슈퍼에서 라비올리와 소스를 사다 이렇게 만듭니다. 딱 5분 걸립니다.





닭 가슴살과 야채을 오븐에 구운 오븐구이 입니다.
제가 자주하는 음식인데 우선 만드는게 너무 간편하고 맛도 좋아서 닭 가슴살을 자주 드시려고 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닭은 우선 올리브오일과 각종허브 (저는 타임,바질,로즈마리 사용),소금,후추에 약 반시간정도 재워놓고
오븐은 200도정도에 야채,토마토,마늘을 올리브오일과 또다시 허브를 골고루 뿌린후 한 25분정도 구우심 됩니다.
재워놓은 닭을 버터를 넣은 후라이팬에 것만 노릇하게 구운후 오븐에 넣고 20분정도 익히면 끝입니다.
가슴살이라 믿어지지 않을만큼 부드럽게 익습니다요~





또하나의 초간편 요리 소세지와 으깬 감자. 감자 푹삶아서 으깨주고 으깰때는 우유 세스픈,버터 한숟갈 듬뿍~
미친듯이 으깨줍니다. 너무 부드러워 먹다 보면 내가 먹은 감자가 어른 주먹만한 감자 세 알이었다는걸 잊습니다.










일주일에 두끼 이상은 꼭 한식을 먹습니다. 손이 너무 마니 갑니다.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미친듯이 만들고 나면...이상하게 별로 만든게 없는거 같습니다. 그래도 맛은 최고입니다.














녹두빈대떡을 했다 남아서 부쳤습니다. 칼로 자르기 귀찮아서 손으로 북북 찢었습니다.









처음 해본 잡채입니다. 신랑이 좋아할줄 알고 두고두고 먹으려고 대야통 만큼 만들었습니다.
신랑이 먹어보더니 면이 싫다고 합니다. 가슴에...돌덩이가 쿵!하고 떨어집니다. 나 혼잘....이걸 다 어떻게 먹어...ㅠ_ㅠ . 신랑이 시무룩한 저를 보더니 잡채를 먹습니다.....고/기/만/ -_-  제가 실망할까봐 고기라도 집어 먹었다고 씨부렁 거리는 신랑을 보며.....나는.....가슴을 뜯습니다.
내가...이런...명박스러운 인간과 결혼을 했다니.....ㅠ_ㅠ






안창살 구어서 샐러드로~





맥주캔.... -,.-





베이킹을 시작했습니다.
자신만만하게 생크림 케잌을 만들었습니다. 스폰지케잌은 뭐가 문제인건지 팬케잌 두장 겹쳐놓은거 같고
생크림을 만들기 시작했는데....전기핸드믹서를 사용한지 삼분뒤.....이상합니다. 왠.,..크림이 국물처럼...되는걸까....10분을 더 돌렸습니다. 눈안의 실핏줄 터지는줄 알았습니다. 어깨에 마비가 옵니다.
케잌이 새댁 잡겄습니다. -,.- 결국포기하고 크림을 바르는데...물처럼 줄줄 흘러 발라지지 않습니다.
간신히 바르고 완성품을 보니 누가 발바닥으로 크림을 발랐다고 해도 믿을 겁니다.

두번째...다시 시도..주제를 파악하고 초콜렛 케잌을 만들었습니다. 크림을 안만들어도 되니 앗싸~ 입니다.
추후 왜..생크림을 못만들었나 구글에 물어봤습니다.






제가 생크림을 못만들었던 이유는 바로.....

싱글크림을 사용해서 입니다. ㅡㅡ;;;;;;;;;;;;;;;;;;;;;

테스코에서 싱글크림과 더블크림중 고민하다....왠지 싱글크림이 덜 살찌는거 같아서 -_- 샀는데....

역시...뇌가 청순하니 몸이 고생입니다.


이상입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와니
    '10.1.22 8:33 AM

    오호~~너무 맛있어 보이네요. 감자 으깬거 먹고 싶어요 ㅎ
    아침에 늦에 일어나도 커피까지 타놓고 가는 착한 신랑.. 부럽네요 ^^
    한식차림 옆에 저 왕초코파이도 참 맛있어 보여요 ^^

  • 2. 올리브
    '10.1.22 8:43 AM

    누구를 그리워 미스유 신가요? 이젠 미스 아니신데 ㅎㅎㅎ
    잼나게 읽고 봤어요. 또 기다릴께요.
    추천한방!!

  • 3. 열무김치
    '10.1.22 9:53 AM

    아~~`너무 재미있어요.
    무표정 인물형 감자+소세지 반찬 ㅋㅋㅋㅋㅋ
    물크림 바른 케익의 사진이 없어 아쉽습니다 ^^;

    저도 미친듯이 몇 시간씩 한식을 만들고 나면...
    이상하게 별로 만든게 없습니다. 22222222

    잡채 사진 아주 맛깔나 보이는구만요 !

  • 4. 드리미모닝
    '10.1.22 10:00 AM

    사진 잘 나왔는데요~ 글이 너무 재밌어서 한참 웃었어요! ^^
    케이크 구울때는 레시피의 용량과 재료를 정확히 따라해야 해요~
    저도 예전에 라지 사이즈 계란 대신 냉장고에 있던 엑스트라 사이즈 계란을 넣어서 엉망된 적이 있었거든요! >.<
    또 재미있는 글 올려주세요~~~

  • 5. naamoo
    '10.1.22 12:15 PM

    어색한 사진. ... ^^...
    죄송하지만.. 맞네요. 하하.

    저는 새내기 주부님들이 이렇게 음식에 관심 가지고 따뜻한 밥상 차려내시는 거 보면
    정말정말 보기 좋아요.
    나이가 드니.. 먹고 사는 일 예사롭게 보지 않는 젊은 사람들이 그리 좋아보입니다.
    남녀 불문하고..
    먹는 일, 자기가 거주하는 공간에 대해 관심가지는 일.. 검소하지만 눈썰미있게 잘 입는 일..
    사는 재미가 그런거 아닐까..싶네요.

  • 6. 썽희맘
    '10.1.22 1:10 PM

    제가 여기 와서 놀란거지만...
    다들 요리들을 어쩜 이렇게들 잘 하세요^^

  • 7. 아오이
    '10.1.22 2:50 PM

    잡채남으면 부침개 해드세요.
    저도 어느분 블로그에서 보고 해봤는데
    김말이 삘 나면서 맛있더라구요^^
    반죽 묽게하시구요...
    재밌는글 또 부탁해요^^*
    추천꾸욱~~~

  • 8. 엘리
    '10.1.22 3:43 PM

    글이 너무 재미있어요 ㅋㅋ
    앞으로 사진 많이많이 부탁드려요~
    요리 잘하시는데요 !!!!!!!!! 부러워요

  • 9. 탱고레슨
    '10.1.22 4:07 PM

    아, 한참 웃었네요. ㅎㅎㅎㅎ
    미스유님, 글을 너무 재미있게 쓰세요. 재치가 숑숑!
    저도 임신하고 현재 노는 중.
    노는 동안(사실은 열심히 태교 중, 휴식 중이라고 우기고 있지만) 만이라도 완벽한 아내 역할을
    하고 싶은데 맘대로 안되네요~~~~
    슬슬 상가에서 반찬 사오고, 신랑한테 저녁은 웬만하면 해결하고 들어오라카고..ㅎㅎㅎㅎ
    화이팅입니다~

  • 10. 주전자
    '10.1.22 4:55 PM

    고기만 빼먹은 잡채, 그거 누가 먹으라고...
    남편의 명박스러움에 백배 공감함미...
    저도 같이 사는 넘에게 애지중지하는 화분에 물 좀 주랬더니
    커피 끓여먹고 남은 뜨거운 물 주는...
    졸도 직전인 제게, 쟤들도 추울까봐, 이러고 자빠졌...

  • 11. 예쁜윤이
    '10.1.22 5:43 PM

    너무 재미난 글로 저의 기분까지 밝아지네요..
    저도 콜린퍼스란 남자를 흠모했었네요..ㅎㅎ
    글 잘 읽고 갑니다. 자주 자주 글 올려주세요..너무 재미있고 유쾌한 분 같아요^^

  • 12. 신비^^
    '10.1.22 8:25 PM

    너무나 맛있어 보여요,,,저두,저렇게 맛있는거 해주는,,,부인있었음 좋겠어요,,,ㅎㅎㅎ

    참고로,,전 맨날 신랑 굶구는 결혼 6년차 주부예요,,ㅋㅋㅋ

  • 13. 러브미
    '10.1.22 10:38 PM

    향후 대성하실 듯^^
    새댁이 이 정도면 결혼 십년차 음식 잘 안하는 주부가 '행님' 으로 모셔야죠..ㅎㅎ
    특히 두부조림이 입맛 확-돌게 생겼쎄요!

  • 14. 승민승제
    '10.1.23 12:09 AM

    너무 잼있는글 잘 봤어여~새댁이라면서 음식 넘 잘하시네요 반성하구 가여~
    계속 잼난글 올려주시구욤 ^^

  • 15. 마르코
    '10.1.23 12:22 AM

    발사진 전문가로써 미스유님 사진은 꽤 월등합니다.
    초점,,사진 찍을 때 숨을 참고 찍어 보세요,
    초점이 좀 더 맞아 들어 갑디다. 제가 충고할 입장은 아닌데,,ㅋㅋㅋ

    글이 너무 재미있어요. ^^

  • 16. 잘배운뇨자
    '10.1.23 10:34 AM

    멍박스러움에 대폭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잘봤어요~~

  • 17. moonriver
    '10.1.23 3:59 PM

    꼴랑 케잌 때문에 저리 구여운 새댁 잡으면 안되겠죠.
    쵸코케잌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가려고 합니다. 으 맛있겠따~

  • 18. 고독은 나의 힘
    '10.1.23 9:29 PM

    뇌가 청순하다는 표현이 넘 웃겨요..

    그럼 뇌는 청순하면 안되는거네요..ㅋㅋㅋ

  • 19. 위키피디아
    '10.2.4 2:43 AM

    ㅋㅋㅋㅋ 명박스럽.. 에서 넘어갔습니다. 너무너무 활기찬(?)신혼생활 부럽슴미다!!!

  • 20. 신비^^
    '10.2.17 4:42 PM

    너무 웃겨서 한참 웃고 갑니다....즐거운 신혼생활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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