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남기는 글이라서 살짝 설레이기도 해요.
종종 뭔가를 만들어서 먹을 때 웹에서 레시피도 보고, 노하우도 얻어가곤 해요.
물론 가장 많은 부분을 여기 키톡에서 얻어가고요.
그래서 비록 부족한 솜씨지만 아주 오랜만에 키톡이야기를 해봅니다.
즐겨가는 다른 커뮤니티에서 우연히 <로코모코>라는 하와이안 함박스테이크를 보고 맛있겠다고 생각하다가 월드컵 보면서 맥주와 먹을 요량으로 만들기 시작했다죠.
근데 생각해보니 그레비티 소스를 만들 재료를 깜박했어요.
일요일이어서 대형마트가 휴뮤여서 동네마트를 갔는데,
영업시간이 거의 끝나가는 터라 조급하게 장을 봤거든요...
역시 뭔가 쫓기고, 조급함을 느끼면 이런 사단이 일어나요;;;
소스가 없으니 소스 빼고 그냥 함박스테이크로 얼렁뚱땅 변경~
재료는 다진 소고기, 다진 돼지고기, 빵가루, 양파, 마늘, 파슬리, 파마산, 달걀, 우유를 준비했어요.
양파와 마늘은 다져서 준비하고,
준비한 재료를 적당히 볼에 넣고 섞어서 치대줍니다.
빵가루를 먼저 넣고 우유를 살포시 적셔주듯 넣는데,
저는 다른 재료들을 다 넣어서 섞고 반죽할 때도 우유를 조금씩 넣어서 농도(?)를 조절했어요.
암튼 재료를 잘 반죽해서 동그랗게 떼어서 패티모양으로 성형해주면 일단 끝.
팬에 카놀라유를 두르고 앞과 뒤를 먼저 잘 익히고,
불을 줄이고 뚜껑을 닫아서 속까지 잘 익혀줍니다.
접시에 밥, 패티, 후라이를 얹어서 소스를 뿌려서 먹어주면 되는데,
냉장고에 있는 소스라고는 오로지 케찹만 있어서...
소고기는 불고기용을 다져왔고,
돼지고기는 앞다리를 다져왔어요.
제가 본 레시피에는 소고기로만 하는 걸로 되어있지만,
티비에서 얼핏 본 기억으로 돼지고기를 떡갈비 같은 것에 넣으면 아주 부드럽고 맛이 더 좋아진다고 해서 넣어봤어요.
결과는...
돼지고기 때문인진 모르겠지만, 상당히 부드러웠고 더 맛있다고 느껴졌어요.
패티가 조금 도톰해서 안까지 다 안익으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다행히 안까지 잘 익었어요.
식감은 겉은 바삭하면서 안은 촉촉하게 부드러운 그런 식감이었어요~
맛은 파마산을 넣어서인지 굉장히 부드러웠고요.
요즘 즐겨쓰는 펜인데,
아주 부드럽게 잘 써지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사실 좋아하는 것 엄청 많아요;;;)
그 중 요즘 핫한 것이 뭔가 요리하는 것과 글씨 쓰는 것이에요.
요리와 글씨는 정말 별 상관이 없지만,
<글씨를 요리하다.>라는 글처럼 요즘 제 삶에 낙이 되어주는 터라 함께 올려봤습니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도,
처음 키톡에 글을 남겼을 때도 느꼈던 감정이 있는데,
그건 바로 <수줍움>이었어요.
요리나 음식을 워낙 잘 하시는 분도 많으시고,
또 그것들을 대하시는 마음도 깊으신 분도 많으시고,
무엇보다 워낙 식기들도 예쁘고, 조리기구도 예쁜 걸 많이 갖고 계셔서 제것을 보인다고 생각하니 수줍어지고 막 그러더라고요. 그리고 지금 이렇게 글을 남기는 순간에도 여전히 수줍고요. 나이가 들어서 청년에서 총각으로 더해지고 늙어갔어도 수줍은 건 변함이 없나 봐요.
언제나처럼 수줍음을 가득 안고 저는 이만 물러가요~
다들 맛있는 저녁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