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얼마 전부터 선지해장국이 먹고 싶었으나 날이 더워서인지 마트에 가도 포장된 선지가 없더라고요.
그리고 요즘 발 다친 동생이 벼슬이라서 동생이 좋아하지 않는 선지는 일단 접어두고 물어봅니다.
"뭐 먹고 싶은 거 없음?"
"칼칼한 게 땡기는데... 뭐가 있을까."
"그럼 병원에서 오는 길에 재료 사서 짬뽕을 먹어보자."
이렇게 시작된 한여름의 짬뽕 도전기에요.
우선 이렇게 재료를 준비합니다.
어디선 들은 건 있어서 중화요리엔 양파가 많이 들어가야 맛있다는 생각에 조금 과하게 준비했어요;;;
왼쪽에 보이는 보리차스러운 것은 육수에요.
냉동실에 있던 커다란 멸치, 보리새우로 추정되는 건새우, 다시마를 넣고 끓였습니다.
가끔 키톡에서 보면 무슨 팩 같은 거에 넣고 국물을 내시지만 어디서 사는지 몰라서 그냥 끓이고 채로 걸러냈어요;;;
해산물은 바지락, 미더덕, 오징어를 준비했어요.
바지락보단 홍합이 좋을 거 같았으나 더워서 나오지 않는다는 시장 아주머님의 말씀이 있었어요.
대파, 마늘, 고추를 매우 쎈불로 볶습니다.
이것도 어디에선가 주워서 들은 거예요. 맞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쎄게 볶아주고,
양파도 넣어줍니다. 팬에 넣어보니 정말 양이 너무 많아서 살짝 놀랐네요. ㄷㄷㄷ
원래는 육수를 넣고 해산물을 넣으려고 했으나 어머님께서 미더덕과 오징어는 육수 넣기 전에 한 번 볶는 게 좋을 거라고 하셔서 먼저 넣어서 휘휘 한 번 볶아줬어요.
육수를 넣고 팔팔 끓여주다가 호박, 대파, 표고버섯을 넣으면 얼추 끝났어요.
다 끓인 모습이에요. 얼추 비주얼은 중국집의 그것과 비슷한 거 같아요.
면을 준비하고 그릇에 먼저 담아냅니다.
이렇게 국물과 건더기를 담아내고 먹으면 됩니다~~~
근접샷이에요. 양파를 많이 넣어서 조금 달달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칼칼하니 제법 짬뽕 같습니다.
저녁 때 만들어서 먹었는데 결국 그날 가족들이 맛있다고 다 먹었어요.
네~ 완판입니다!!
음식을 직접 만들어서 먹어 버릇한 건 얼마 되지 않지만 하는 내내 귀찮다, 짜증난다보다는 재밌고 이걸 맛있게 먹어줄 사람이 있다는 게 행복해요.
사진은 제가 끄적끄적이는 걸 좋아하는 걸 안 저의 그녀가 뭔가 메모를 할 수 있는 다이어리 같은 게 들어오면 제게 주거든요, 그럼 또 전 거기에 일기도 적고 저렇게 레시피(?)도 적어요. 사실 음식을 할 땐 손에 물기도 조금 남아있어서 맛폰 액정 만지며 레시피를 찾는 게 불편하더라고요.
예전에 짬뽕을 저의 그녀의 친구가 술 마신 다음날 만들어준 걸 맛있게 먹었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서 이날을 기점으로 짬뽕을 좀 더 연습해서 그녀에게 해줘야겠어요~~~
이건 잘못 올라간 사진인데 전에 글쓰기를 하다가 지우니 위에 썼던 글도 함께 다 없어지더라고요.
오늘도 그렇게 될까 무서워서 일단 그냥 같이 올려봅니다.
(사실 이 컵도 저의 그녀가 제게 준 컵입니다. ^ㅇ^ 그래서 세상의 그 어떤 컵보다 제가 좋아하는 컵이고요.)
이상 요즘 예쁜 그릇과 컵에 눈이 홀린 초보였습니다.
부족하지만 잘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