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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이벤트] 저의 도시락 변천사...ㅎㅎ

| 조회수 : 7,906 | 추천수 : 22
작성일 : 2007-04-08 11:57:09
너무 오랜만에 글 쓰네요.
82를 들락거린지도 어언 3년째... 나름 오래된 회원이고 거의 매일 들락거리다시피 하지만, 그동안 쓴 글은 손가락으로 꼽을만큼밖에 안 돼요. 왜냐구요? 그게...☞☜
할 줄 아는 요리가...^^;; 아니, 요리라고 부르기 쫌 뭐한..^^;;; (주루룩 땀 한 바가지ㅋㅋ)
그래도 첨 글 썼을 땐 82의 미혼 파워라고 김혜경셈께서 답글도 남겨주셨더랬는데... 아... 옛날이여...ㅋㅋ

암튼 82를 알게 된 건, 엄마 그늘에서 엄마가 해 주시는 음식, 고마운 줄도 모르고 편히 먹고 지내다 3년 전, 혼자 미국에 오게 되니 당장 먹고 살 일이 덜컥 걱정이었더랬죠.
저 보내시기 전 엄마랑 언니랑 '쟤가 혼자 어찌 먹고살까?' 머리 맛대고 걱정하시던 일이 엇그제 같아요^^ 언니는 자기 일인양 더 걱정하며 김치찌개 끓이면서 저더러 와서 한 번이라도 보라고 사정하고, 엄마는 저 보내 놓고 맘이 안 놓이시던지 이메일로 감자조림, 김치찌개 만드는 법을 보내주셨더랬죠...
막상 저도 혼자 살아가려니 막막하고, 아무리 빵을 좋아하기로서니 베이글로 끼니를 떼우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도저히 어찌 할 수 없겠기에 여기저기 인터넷 사이트들을 기웃거리기 시작, 결국 정착한 곳이 82예요.

위 사진은 꽤 오랜동안 제가 애용한 도시락입니다. 나름 맛있고 칼로리도 별로 높지 않아요. 여러가지 메뉴를 골라가며 먹을 수도 있고 세일할 때 사면 한 개 2불로 값도 저렴^^;
미국인 친구들도 많이들 사랑하는 아이템이라, 출근길 하나씩 손에 들고 만나면 동지애를 느끼기도ㅋㅋㅋ 점심 먹으면서 서로 네건 맛이 어떠냐, 내가 오늘 먹는 거 맛 괜찮다 너도 담에 트라이해봐라 등등의 잡담이 오가고...
그중 저 새서미 치킨은 제가 젤 좋아하는 메뉴랍니다.
그.러.나... 요즘들어 첨가물도 걱정이고(포장에는 첨가물이 없다고 씌여있긴 하지만서두)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렌지에 넣고 몇 분씩 돌려 데우는 것도 맘에 걸렸더랬죠. 집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렌지에 넣는 일 절대 안 하는데,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더라구요.

그래서 얼마전부터 냉동식품을 끊기로 결심!
이미 사다 놓은 게 냉동실에 몇 개 남아 있어 그건 그냥 급할 때 쓰기로 했구요,
회사 카페테리아에서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사 먹기도 하지만, 그다지 맛있지도 않고 줄 서서 기다리다보면 길지 않은 점심시간 반 이상은 잡아 먹기 일쑤라, 한동안 하지 않았던 도시락 싸기를 다시 시작해 보았답니다.

아래 사진은 그리하여 오랜만에 탄생한 저의 도시락.
냉동실에 잠자고 있던 닭가슴살을 꺼내어, 제 맘대로 발사믹 치킨을 만들어 봤어요.
부실한 레서피 나갑니다.

** 발사믹 치킨 **
재료: 발사믹 식초 1/2c, 꿀, 흑설탕, 간장 각 1/4 c, 간마늘, 닭가슴살 2조각, 감자

1. 발사믹 식초, 꿀, 흑설탕, 간장을 섞어 양념을 만든 후 닭가슴살을 2시간 이상 냉장고에 재워둔다.
2. 감자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두고 재워두었던 닭다리와 함께 팬에 포도씨 유를 두르고 잠시 구워낸다(겉면을 살짝 익혀주면 식감이 더 잘 사는 것 같아요)
3. 닭을 재웠던 양념을 위에 끼 얹은 후 화씨 450도로 예열한 오븐에 20분가량 굽고 닭과 감자가 익으면 10분 정도 브로일한다.

저는 냉장고에 있던 아스파라거스를 마지막에 팬에 함께 넣어 10분가량 익혀줬어요.
발사믹 향이 살짝 밴 아삭거리는 아스파라거스도 맛있네요.
당근, 양파, 브로컬리 등등 집에 있는 야채 아무거나 활용하셔도 좋을 것 같구요.
치킨이 생각보다 사진발을 잘 안 받아서, 치킨 부분은 좀 덜 잡히도록 사진 찍어 봤구요, 옆에 샐러드는 냉장고에 있던 레터스랑 체리 토마토만 대충 담았어요. 드레싱은 사진에는 없지만, 올리브 오일, 발사믹 식초, 디죵 머스터드를 1:1:1로 섞어서 뿌려 먹었답니다. 상큼하니 맛있어요. 평소에 제가 애용하는 드레싱은 발사믹 식초, 올리브 오일에 소금, 후추, 마른 베이즐 약간을 섞은 건데 이것도 괜찮아요. 이렇게 대충 샐러드를 곁들이면 부실한 도시락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이라...

참, 저 도시락 그릇, 파이렉스 용기인데요, 유리라서 무거운 게 좀 흠이지만, 이른 출근시간 때문에 전날 저녁에 도시락을 싸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출근길에 들고가 회사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먹는 도시락이기 때문에 전자렌지에 데우는 게 필수인지라, 락앤락이나 테이크어롱 같은 간편한 용기들보다는 안심이예요.
맛있고 간편한 도시락 레서피 많이 올려주세요. 앞으로도 계속 82를 들락거리며 도시락 아이디어 좀 얻어보려구요.
게으른 싱글의 도시락싸기가 얼마나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서두...^^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후다닥
    '07.4.8 1:16 PM

    맛있어 보이네요..따라쟁이 할래요...저두 간식까지 포함해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데요...음료수병이 넘 크고, 케잌은 맛있지만 살찌고, 카페테리아가 안깨끗해보이고, 웬디스같은 것 안 먹으려 하고, 먼 곳가지 가야되는 등....이유때문에요... 전자렌지는 여기저기 있어서 물까지 데워먹는데... 저두 유리도시락 장만해야겠네요..

  • 2. Calla
    '07.4.9 5:38 AM

    후다닥님, 맛있어 보인다니 다행이네요. 저한테는 맛보단 그냥 냉동식품 안 먹는 데 의의가 있다고나 할까요?ㅋㅋ
    끼니 챙겨 먹기도 귀찮아서 대충 떼울 때가 많은데, 도시락까지 싸려니 더 귀찮기는 하지만, 함 열심히 실천해 보려구요. 내일은 또 뭘 싸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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