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저는 해가 바뀐 것이 하나도 실감이 안납니다.
빨간날이 주말과 겹치다 보니 저는 그저 평범한 주말을 보낸 그렇고 그런 평범한 월요일같은 무덤덤한 기분으로 한 해를 시작하고 있답니다.
요즘 저의 딜레마는 '제가 먹고 싶은 것'과 '아기가 먹을 수 있는 음식들' 사이에서 조율이 잘 안된다는 것이랍니다.
매일 끼니때가 되면 '오늘은 또 뭘로 때우나~' 이런 고민에 빠지곤 하는데요, 다행히 아들과의 조율에 성공한 두가지로 오늘 점심은 편안하게 지나갔네요. ^^

오래간만에 끓인 유부우동이예요.
스프가 들어있는 거창한 포장의 인스턴트 우동은 간편하긴 하지만 2인분에 3천 몇백원 하는데 비해, '우동사리면'은 한개에 3백원 정도 밖에 안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 우동면을 여러개 사다 놓고(게다가 유통기한도 아주 길지요.) 생각날때마다 국물을 만들어 끓여 먹곤 해요.

다시마 국물을 진하게 우려낸 다음(가다랭이포를 넣어야 하는데, 저희집에는 없는 날이 더 많으므로 주로 다시마 육수에 혼다시를 조금 넣습니다.), 진간장과 맛술(미림), 약간의 설탕으로 간을 하면 되거든요.
그리고 냉장고에 재료가 뭐가 있나 봐서 넣고 한번 부르르 끓여 냅니다.
오뎅이 있으면 오뎅 넣고, 해물 있으면 해물 넣고... 오늘은 유부 밖에 없어서 끓는 물에 슬쩍 데쳐서 기름을 뺀후 잘게 썰어 넣었어요.
이렇게 준비한 국물에 따로 삶아낸 우동면을 말아 먹으면 되지요.
쑥갓 몇잎 있었으면 더욱 맛있었겠지만, 아쉬운대로 대파 송송 썰어 올리고, 마른 김 조금 뿌려 먹었어요.
고춧가루 팍팍 뿌려서 얼큰하게 먹어도 맛있어요.(이러면 꼭 휴게소 우동같아요.ㅎㅎㅎ)

그리고 후식으로는 엊그제 만들어 놓은 딸기 생크림 케익.
정말정말 먹고 싶어서 한 열흘을 벼르고 벼르다 만든거예요.
사진 찍고 보니 배경에 우리 아기가 찍혔어요. 큭큭큭... 식탁 의자에 자리잡고 앉아, 사진 그만 찍고 얼릉 한쪽 줘봐요~하는 중이었죠. ^^;
시트는 공립법으로 구웠는데, 저는 계란 흰자, 노른자 따로따로 거품내는 것보다 한꺼번에 섞어서 거품내니 이것이 훨씬 간편한것 같아요. 물론 핸드믹서가 없다면 절대 불가능한 방법이지만요...
그냥 재료만 대충 준비되면 그야말로 뚝딱! 만들수가 있어서 너무 좋네요.
물론 언제나와 같이 저의 케익은 여타의 데코레이션을 거부(?) 한 절대 자연주의 작품이기도 하고...
(아...실상은...짜내기 봉투에 모양깍지까지 꺼내자니...생각만해도 귀찮고, 설겆이만 많아지고,...에 또...도구가 있어도 손재주가 없으니 어차피 모양도 안날것이고...ㅠ.ㅠ;;; )

그래도...촉촉하고 부드러워서 참 맛있어요.
자, 한 쪽 드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