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기도 정말 많이 추웠는지라 살얼음 동동 뜬 식혜의 맛을 제대로 느낄수 있었지요.
한 번도 만들어 보지 못한 분들은 식혜 만들기가 어렵다고들 하세요.
그래서 이번에 두 번의 식혜 만들기를 하면서 제가 하는 방식대로 한 번 보여 드리려고
사진을 찍어 가면서 만들었답니다.

1. 먼저 엿기름을 넉넉히 준비했어요. 그래야 진한 맛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면주머니에 넣고 조물락 거려도 되지만, 저는 이렇게 엿기름을 물에 담가 놨다가
손으로 조물락 조물락 으깨어 준답니다. 딱 정해진 방법은 없으니 편하신 대로 하시면 됩니다.
두 손으로 해야 하는데 사진찍다 보니 한 손이네요. 팔목에 예사로이 보이지 않지요?
연약한 모습은 전혀 없는...^^

2. 이런 하얀 알갱이 들을 바락바락 문질러 주는거지요. (완전히 머슴손입니다.^*^)
더 바지런 떨려면 보리 사다가 콩나물 시루에 싹을 키워 말렸다 빻으면 되지만
차라리 앓느니 죽을랍니다. ^^*

3. 제일 먼저 받은 엿기름 물로 밥 알을 띄워야 하므로 커다란 그릇에
이렇게 건져가면서 잘 받아 놓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한 동안 잘 가라 앉히셔야 합니다.

4. 이렇게 말이죠. 채로 말끔하게 다 건져주시고 맑은 물이 생길때까지 잘 놔두셨다
그릇만 옮겨가며 윗물만 담아주고 찌거지는 버리고, 다시 가라 앉혔다가
윗물만 담고를 몇 번 반복하시면 됩니다.

5.그리고 걸러낸 엿기름에 다시 물을 붓고 조물락 조물락 계속 으깨어 주면서
커다란 남비나 그릇에 물을 받아 둡니다. 밥알 띄운 것하고 나중에 같이 끓일 물이니까요.

6. 반복해서 또 물을 받고 또 으깨고 물을 받고...자주 여러번 하시는게 진한 엿기름 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7.이렇게 말입니다. 다 붓고 나서 살 살 채로 찌거기를 건져주세요.

8.이렇게 되겠지요? 이것도 한 참을 가라 앉혔다가 다시 새 그릇으로 옮겼다 가라 앉혔다를
반복 하시면 더 물이 맑아집니다.

9. 마지막 물까지 야물딱지게 꼬옥 짜서 받아주세요.아깝잖아요. 으으으~저 팔뚝!
털은 왜 그리 많은지...큰 아이 불만이 왜 그런게 엄마 닮았는지 모르겠다면서 투덜거려요.
저 닮으라고 안했답니다. -.-;;;

10. 고슬하게 지어 놓은 밥이나 찬밥있음 미리 밥통에 넣어두셨다가

11. 제일 처음 받힌 엿기름 물을 붓고 10 시간 정도 보온으로 놔 두시면 됩니다.
저녁 다 드시고 만들어 놓으시는게 제일 좋더라구요. 색이 진하네요.

12. 짠~ 10시간 후의 모습입니다. 밥 알이 동동 잘 떴네요.

13. 이것을 큰 솥에 받아 놓은 엿기름 물에 섞어 줍니다.

14.설탕을 미리 넣고 가스 위에서 팔 팔 끓여줍니다.
너무 달지 않아도 식혜가 맛이 없으니 가족들 기호에 맞게 넣으시고 끓이시기 바랍니다.

15. 이렇게 팔~ 팔~말입니다.

16. 마당에서 시원하게 식혀 살얼음 동동뜬 경빈네표 식혜 입니다.
우리집 다람쥐 네 마리가 들락 날락 하면서 잘도 떠 먹는답니다. 물론 저는 더 먹지요.^^
살이요? 그것은 먹고 생각해요.

17. 더 가까이 가 볼까요? 속이 다 시원해 보이나요?
술 드시고 온 남편 꼴 보기 싫지만, 이 시원한 식혜 한 사발주면서
엉덩이 톡~ 톡! 두드려 주면 뽕~~가겠죠? ㅋㅋㅋ
여자하기 나름이라면서요.^^

18. 에이~~드시고 잡죠? 눈으로라도 많~이 드세요. 그것도 양에 안차시면 얼렁 퍼 가세요~^^
설날이 또 이 달 말에 빨리도 들어 있네요.
올 설날에는 내 손으로 직접 식혜 한 번 만들어 보실래요? ^^
이런 과정이 힘드시면 팩으로 되어 있는 것 사다가 만드셔도 좋습니다.
;
;
;
;
우리가 어렵건 어렵지 않건 어김없이 찿아오는 설날입니다.
사업 하시는 분들, 장사하시는 분들.심지어 직장 다니시는 분들도 명절이 그리
달갑지는 않는다고 해요. 그 심정 십분 이해 됩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우리집도 남편 식탁 공장을 접은지 1 년이 넘었습니다. 공장을 접으니
작년 년말에는 그래도 시달림을 받지 않아 마음은 편했습니다. 가진것 없고 앞으로
갚아가야 할 빚은 많지만 한꺼번에 몰아서 돈에 시달리는 전화만 없어도 살 것 같더라구요.
년 말 마무리 하느라 다들 힘드셨지요? 마무리 라는게 뭐 별거겠습니까만
그래도 엉킨 실타래 안에서도 새해를 맞이했다는 거지요.
없는 사람에게 새해가 빗겨가지는 않잖아요~
어쩌겠습니까? 우리가 넘어야 할 일 들이고, 이겨내야 할 일 들이 아니겠는지요?
그 어려움 속에서도 또 살아갈 방법이 있지 않겠는지요?
팔목 아끼지못해 인대도 늘어나 보고, 허리도 아파서 일어나는데 힘들어도 보고,
남의집 가서 청소도 해보고 빨래도 빨아봤습니다.
다 살기위해 몸부림 친거지요. 눈물 바람도 참 많이 흘리고 다녔네요.
아이들 학비 때문에 많이 힘드시면 담임 선생님과 상담도 해 보세요.
의외로 작은 도움이라도 받을 수 있습니다. 내가 길을 열어야지 방법이 없어요.
모르긴 해도 마음 고생 몸 고생 많이 하시는 분들 계실줄로 압니다.
다른 생각 하지 마시고 툴툴 털고 일어나세요. 남편과의 싸움도 그 때 뿐이고
돌아오는 것은 서로 가슴에 남겨지는 상처투성이 랍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게 뭔가를 생각하시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세요.
손 놓고 한 숨만 쉬고 있으면 정말 구렁텅이로 나를 몰아갑니다.
용기 가지시고 벌떡 일어나십시요.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 잘 하실 수 있다는 거 해 내실 수 있다는거 경빈은 믿습니다.
우리는 대한민국 씩씩한 엄마잖아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