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반시란 연시 중에서 납작한 모양의 연시 중에서
'청도'지역에서 나는 연시를 말합니다.
청도지역의 연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감 안에 씨가 없습니다.
그 지역의 기후로 인해 씨앗이 안 맺히는 거라네요.
그 지역 감나무를 다른 곳에 심으면 다시 생긴답니다. ^^;;
그래서 '청도반시' 하면 유명한 브랜드지요.
그 청도반시가 2상자가 생겼습니다.
첫번째 청도반시는 누가 사서 선물했는데 그게 생기자마자 얼마 안되어서
제가 가입된 다른 커뮤니티의 회원 어머님이 청도반시를 직접 생산하신다는
걸 알게 되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얼른 현재 가진 것이라도 먹자...하고 익기를 기다리는데 이게 도통 안 익는 거에요.
구입하신 청도반시 중에서 연시가 되기를 기다리다가
썩거나 상해서 속상하다는 분들이 있으시던데,
이렇게라도 해보시라고 (몇번 글 올리다가 실패해서 올리기를 포기했다가)
다시 날잡아 올립니다.
(글 올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로그인이 풀려서 도로아미타불이 되기도 하더군요.
겁 왕창 먹고 빠른 속도로 써내려갑니다. 사진이 많은데 우짜지..)

이게 10월 초에 받은 청도반시입니다.
익기를 아무리아무리 기다려도 익지는 않고 3일후에 개봉하라더니 1주 2주가 가도
땡감이고 익은 것은 상해있고 나머지는 기다리다가 저 꼴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속이 상하겠습니까, 안 상하겠습니까?
가끔 가다 조금 익은 걸 먹어도 여기저기 골아서 그거 손가락으로 파내면
먹을 것도 없는데다가 겨우 한개..두개...
속상해도 갖다버리려고해도 너무 양이 많고...
그러다가 생각한 것이 <곶감을 만들어버리면 어떨까>였습니다.
그냥 연시되기 기다리며 놔둬봤자 상하기만 할 것이고
곶감을 만들면 상하지는 않을테고...
문제는,제가 곶감을 만들어본 적도, 만드는 것을 본 적도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여기저기 찾아보고 귀동냥 눈동냥해서 시작을 했습니다.

먼저 감을 요롷게 깎앗습니다.

2005.11.1.
그리고 꼬다리를 실로 엮어서 줄줄이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 매달았습니다.
거참, 귀찮기도하고 손도 좀 가네요. 도저히 모양 낼 자신이 없어서
대강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매달았습니다.
감끼리 닿으면 안 좋습니다.

우리집 베란다는 통풍이 무척 잘됩니다.
공기도 맑은 동네이고요.
여기에서 온갖 걸 다 말릴 수 있습니다.^^

11.6.
조금 거무스름해졌지요. 요 때가 가장 미울 땝니다.
말리면 겉이 먼저 마릅니다.
그러면 안쪽의 수분이 빠져나오지 못해서 안과 밖이 다르지요.


11.14.
말리기 시작한지 2주째입니다.
곶감은 완전히 바짝 마른 딱딱한 건시가 있고요,
겉은 딱딱해도 안은 말랑한 반건시가 있지요.
요즘 인기있는 건 반건시죠?
그런데 반건시는 안쪽이 안 말랐으니 보관에 주의해야하죠.
그래도 반건시가 훨씬 비싸답니다.
저는 반건시를 만들기로 했어요.

그래서 꾸욱 눌러보니 저렇게 쿡 들어갑니다.
겉은 딱딱해도 안은 물렁한 거에요. ^^
거의 제 목표치에 다다른 겁니다.

그래서 안을 쪼개봤습니다.
호오~ 안쪽은 말랑한 연시 그대로에요. ^^
겉은 곶감이고요.

한입 먹어보니~ 굉장히 다네요.^^
겉은 쫄깃쫄깃하고 안은 부드럽고 달콤하고~ ^^
청도곶감은 당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곶감으로 만들면 더 맛나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안에 씨가 없어서 곶감을 만들면 저렇게 납작합니다.
모양이 좀 안나지요.
상주곶감은 그에 비해 오똑하니 이쁘지요.
하지만, 집에서 내가 먹는건데 모양이 무슨 상관??
그래서 저렇게 차곡차곡 넣어서 냉동실에 넣었습니다.
먹기 전에 꺼내놓으면 자연해동되면서 곶감맛과 연시맛을 동시에 즐기는
반건시가 된답니다.
잘 안 익는 감 있으시면 차라리 곶감을 만들어버리세요!!
그리고 저 감을 저렇게 다 처치한 후에 비로소 우리 커뮤니티 회원에게서
청도반시를 주문했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했지요.

알려준대로 사흘간 박스닫고 숙성시켜서 개봉하니~
너무 맛나게 연시가 되었습니다.
감이 적어도 이정도는 되어야하지 않습니까? ^^
저~위에 감과 너무 차이가 납니다.
같은 청도지역 감이라고 해도 이렇게 차이가 날 수가???
그 이유를 아직 모르겠습니다. -.-

요 사진은 12.2일 사진이에요.
익는 동안 하나도 땡감이 된 것도 없고~ 너무 다 맛나고요~
11월4일에 받아서 지금까지 먹고 있습니다.
다 익은 후엔 냉장고에 넣어으세요.

씨없고 달고 맛난 청도반시~
이렇게 해서 올해는 맛없는 청도반시로는 곶감을,
맛난 청도반시로는 맛있는 연시를 배 터지게 먹고 있습니다.^^
앞으로 내년에 다시 감이 나오면 곶감도 만들고 감식초도 만들고(남는 못난 감으로 감식초도 담궜습니다)
연시로도 오래오래 먹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