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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곶감 만들기와 청도반시 이야기.

| 조회수 : 6,395 | 추천수 : 70
작성일 : 2005-12-04 15:48:39
올해 처음으로 청도반시를 원 없이 먹어보고 접해봤습니다.
청도반시란 연시 중에서 납작한 모양의 연시 중에서
'청도'지역에서 나는 연시를 말합니다.
청도지역의 연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감 안에 씨가 없습니다.
그 지역의 기후로 인해 씨앗이 안 맺히는 거라네요.
그 지역 감나무를 다른 곳에 심으면 다시 생긴답니다. ^^;;
그래서 '청도반시' 하면 유명한 브랜드지요.

그 청도반시가 2상자가 생겼습니다.
첫번째 청도반시는 누가 사서 선물했는데 그게 생기자마자 얼마 안되어서
제가 가입된 다른 커뮤니티의 회원 어머님이 청도반시를 직접 생산하신다는
걸 알게 되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얼른 현재 가진 것이라도 먹자...하고 익기를 기다리는데 이게 도통 안 익는 거에요.

구입하신 청도반시 중에서 연시가 되기를 기다리다가
썩거나 상해서 속상하다는 분들이 있으시던데,
이렇게라도 해보시라고 (몇번 글 올리다가 실패해서 올리기를 포기했다가)
다시 날잡아 올립니다.
(글 올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로그인이 풀려서 도로아미타불이 되기도 하더군요.
겁 왕창 먹고 빠른 속도로 써내려갑니다. 사진이 많은데 우짜지..)


이게 10월 초에 받은 청도반시입니다.
익기를 아무리아무리 기다려도 익지는 않고 3일후에 개봉하라더니 1주 2주가 가도
땡감이고 익은 것은 상해있고 나머지는 기다리다가 저 꼴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속이 상하겠습니까, 안 상하겠습니까?
가끔 가다 조금 익은 걸 먹어도 여기저기 골아서 그거 손가락으로 파내면
먹을 것도 없는데다가 겨우 한개..두개...
속상해도 갖다버리려고해도 너무 양이 많고...
그러다가 생각한 것이 <곶감을 만들어버리면 어떨까>였습니다.

그냥 연시되기 기다리며 놔둬봤자 상하기만 할 것이고
곶감을 만들면 상하지는 않을테고...
문제는,제가 곶감을 만들어본 적도, 만드는 것을 본 적도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여기저기 찾아보고 귀동냥 눈동냥해서 시작을 했습니다.


먼저 감을 요롷게 깎앗습니다.


2005.11.1.
그리고 꼬다리를 실로 엮어서 줄줄이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 매달았습니다.
거참, 귀찮기도하고 손도 좀 가네요. 도저히 모양 낼 자신이 없어서
대강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매달았습니다.
감끼리 닿으면 안 좋습니다.



우리집 베란다는 통풍이 무척 잘됩니다.
공기도 맑은 동네이고요.
여기에서 온갖 걸 다 말릴 수 있습니다.^^


11.6.
조금 거무스름해졌지요. 요 때가 가장 미울 땝니다.
말리면 겉이 먼저 마릅니다.
그러면 안쪽의 수분이 빠져나오지 못해서 안과 밖이 다르지요.






11.14.
말리기 시작한지 2주째입니다.
곶감은 완전히 바짝 마른 딱딱한 건시가 있고요,
겉은 딱딱해도 안은 말랑한 반건시가 있지요.
요즘 인기있는 건 반건시죠?
그런데 반건시는 안쪽이 안 말랐으니 보관에 주의해야하죠.
그래도 반건시가 훨씬 비싸답니다.
저는 반건시를 만들기로 했어요.



그래서 꾸욱 눌러보니 저렇게 쿡 들어갑니다.
겉은 딱딱해도 안은 물렁한 거에요. ^^
거의 제 목표치에 다다른 겁니다.



그래서 안을 쪼개봤습니다.
호오~ 안쪽은 말랑한 연시 그대로에요. ^^
겉은 곶감이고요.


한입 먹어보니~ 굉장히 다네요.^^
겉은 쫄깃쫄깃하고 안은 부드럽고 달콤하고~ ^^
청도곶감은 당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곶감으로 만들면 더 맛나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안에 씨가 없어서 곶감을 만들면 저렇게 납작합니다.
모양이 좀 안나지요.
상주곶감은 그에 비해 오똑하니 이쁘지요.
하지만, 집에서 내가 먹는건데 모양이 무슨 상관??

그래서 저렇게 차곡차곡 넣어서 냉동실에 넣었습니다.
먹기 전에 꺼내놓으면 자연해동되면서 곶감맛과 연시맛을 동시에 즐기는
반건시가 된답니다.

잘 안 익는 감 있으시면 차라리 곶감을 만들어버리세요!!


그리고 저 감을 저렇게 다 처치한 후에 비로소 우리 커뮤니티 회원에게서
청도반시를 주문했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했지요.


알려준대로 사흘간 박스닫고 숙성시켜서 개봉하니~
너무 맛나게 연시가 되었습니다.
감이 적어도 이정도는 되어야하지 않습니까? ^^
저~위에 감과 너무 차이가 납니다.
같은 청도지역 감이라고 해도 이렇게 차이가 날 수가???
그 이유를 아직 모르겠습니다.  -.-



요 사진은 12.2일 사진이에요.
익는 동안 하나도 땡감이 된 것도 없고~ 너무 다 맛나고요~
11월4일에 받아서 지금까지 먹고 있습니다.
다 익은 후엔 냉장고에 넣어으세요.


씨없고 달고 맛난 청도반시~
이렇게 해서 올해는 맛없는 청도반시로는 곶감을,
맛난 청도반시로는 맛있는 연시를 배 터지게 먹고 있습니다.^^
앞으로 내년에 다시 감이 나오면 곶감도 만들고 감식초도 만들고(남는 못난 감으로 감식초도 담궜습니다)
연시로도 오래오래 먹으려고 합니다~^^
매발톱(올빼미) (manwha21)

화초, 주말농장 14년차입니다. 블러그는 "올빼미화원"이고. 저서에는 '도시농부올빼미의 텃밭가이드 1.2.3권'.전자책이 있습니다. kbs 1라디오..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랄랄라쇼팽♡
    '05.12.4 6:44 PM

    아악!!! 곶감 너무 좋아라해요~~~ 직접 만들어드신다니 쩡말 대단하십니다!!

  • 2. 동글이
    '05.12.4 7:12 PM

    흑흑... 저도 곶감 귀신인데...침만 흘리고 갑니다~~~~~

  • 3. 무영탑
    '05.12.4 7:28 PM

    저는 실 매려다 귀찮아서 깍은 그대로 소쿠리에 담아
    냉장고에 두었더니 반건시 자알 됩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깍아 넣어 두었습니다

  • 4. 페블
    '05.12.4 8:52 PM

    제가 사는 곳에서는 저렇게 납작하고 씨 없는 감 밖에 없어요..
    씨 없는 과일이라고 먹을 때마다 신기해 했었는데..
    그런데 저는 뾰족~한 감이 먹고 싶어요..ㅜㅜ
    곶감도 구경해본지가.. 십년도 넘었는데..
    매발톱님처럼 말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습도가 높은 지역이라 곶감은 꿈도 못꾸고.. 침만 흘립니당..ㅠㅠ;

  • 5. 동경
    '05.12.4 9:31 PM

    전 얼마전 주문한 것이 익지도 않고 먹으면 맛도 없고 떫기만하고
    미리 곶감이나 다 만들걸 그랬어요....
    열개정도만 매달아 놨더니 곶감은 이쁘게 잘 되고 있는데
    남아있는것들이 참.... 문제네요 말랑말랑하긴한데 익질 않아요
    지금 깎아말릴수도 없는 노릇이고....에휴
    두번째 연시 사진보니 집에 남아있는 감이 더 부담스러워집니
    맛있게 먹고가요^^

  • 6. 안드로메다
    '05.12.4 9:41 PM

    너무 훌륭한 정보입니다..정성도 마찬가지고요..잘배우고 가요^^
    곶감하고 홍시만 보면 엄마 생각이 나서 좀 힘들지만..
    저도 이 놈을 너무 좋아해서..
    입맛도 대물림되는것 확실한가 봅니다..~

  • 7. 매발톱
    '05.12.4 9:59 PM

    동경님.
    남은 감은 감식초를 만드세요.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싹 말리고 병에 넣으세요.
    그리고 병 뚜껑을 살짝 닫으세요. 완전 밀폐하지 마시고요.
    그렇게 두면 안에 곰팡이도 생기지만 상관없습니다.
    나중에 면보로 거르면 됩니다.
    그렇게 몇달 두면 감식초가 됩니다~^^ 감식초 만들어드세요.

  • 8. 은재
    '05.12.4 11:57 PM

    헐~그런거였군요..시고모님이 청도에서 보내주셨는데, 분명 시댁에서 먹을땐 맛났거든요..
    근데 어머님이 한박스 주셨는데,,이게 대봉처럼 바구니에 놓고 숙성시키니..곰팡이까정~~헐..
    어머니도 저도 다 실패하고...그 맛나고 아까운것을 ..
    울아줌마가 몇개 버리셨다는...쩝~진작에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내년엔 저도 성공해야겠네요..좋은정보 고맙습니다..

    그나저나 청도반시!~ 태어나 먹어본것중 최고였습니다...

  • 9. momo
    '05.12.5 12:50 AM

    매발톱님이 소개해 주신 곳에서 구입한 청도반시.. 저도 너무 잘먹고 있어요~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사 먹으려고..그집 주소 기름종이에 메모해 뒀다지요~~

  • 10. 매발톱
    '05.12.5 3:13 AM

    너무 맛있었죠? ^^
    저도 100% 완벽하게 모두 맛있고 상하지 않은 감은 처음입니다.
    사먹은 분들이 다 아쉬워하고 있어요.
    고맙다는 말 많이 들었어요.^^(제가 판 것도 아닌데...)
    이젠 내년을 기약해야할 거 같아요.

  • 11. Kong각시
    '05.12.5 11:11 AM

    연시보니 생각난건데요...
    저희 회사앞에 홍콩음식점이 하나 있는데 그집 음식이 대체로 깔끔 매콤하답니다.
    그집에서는 항상 후식으로 '연시'를 갈아서 짝은 유리볼에 서너숟가락 떠 먹을만치 주는데,
    매운음식을 먹고난 후에 달콤한 연시 한두스푼 먹는 맛이 얼마나 달콤한지~ 너무 좋습니다!
    깔끔이 마무리 됩니다~^^

  • 12. 매발톱
    '08.9.28 10:29 PM

    링크한 사이트가 사진 연결이 안되니
    제 블로그 가서 보세요~

    http://blog.naver.com/manwha21/12001976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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