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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Piemonte 3. (이태리 요리, 와인 칼럼)

| 조회수 : 2,347 | 추천수 : 28
작성일 : 2005-11-15 13:36:57
번역을 해야는데, 밀려서 큰일 났습니다.

'그리시니'의 탄생.

Grissini는 피에몬테에서 탄생해서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스틱형 빵입니다. 저도 상당히 좋아하는데 질감에 있어서는 과자라고 하는 편이 더 적합할 수도 있겠네요.
그 탄생 배경을 살펴보면 1679년에 Turin 출신의 제과장 “Antonio brunero”는 궁정의(醫)로부터 특별한 요청을 받게 됩니다. 아파서 입맛을 잃은 Savoy의 어린 공작 “Vittorio Amedeo”를 위해 특별한 빵. 즉 “길고, 얇고 바삭바삭한” 빵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죠. 고민 끝에 그는 이 특이한 빵을 만들었답니다.
종류가 상당히 다양하고 그 맛도 천차만별이지만 그래도 최고로 꼽히는 전통적인 그리시니는 손으로 만들어져서 모양이 다소 울퉁불퉁하고 오로지 밀가루와 물, 소금, 이스트로 만들어진 것이라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바냐까오다’(Bagna Cao’da)

이 지역에는 아주 특이한 요리가 있는데 마늘과 앤쵸비로 맛을 낸 따뜻한 소스에 로스팅한 피망이나 갖은 야채를 적셔 먹는 것으로 바냐까오다로 불립니다. 굳이 직역을 하자면 ‘따뜻한 목욕(Hot bath)’정도.
Piemonte 사람들은 특유의 이 향기로운 소스를 bagnet verde(푸른), bagnet rosso(붉은)와 같은 친밀한 이름으로 부르기를 좋아하는데 bagnet은 ‘little bath(간단한 목욕, 또는 작은 욕실)’ 정도의 의미가 되겠네요. 참 재미있는 이름입니다.

이곳은 올리브 나무의 생장에는 적합치 않은 추운 기후이지만 전통요리법에는 올리브 오일이 상당히 많이 사용됩니다. 이는 인근 지역인 Liguria와 포도주로 물물교환을 하게 되면서부터 가능해졌는데 그 이전에는 올리브 오일 대신 호두 기름을 많이 사용했으며 아직도 전통을 고집하는 몇몇 Trattoria들은 호두기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 맛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원래는 와인경작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새참 정도의 용도로 탄생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주 요리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죠.

셋팅 되는 방법을 살펴보면 먼저 테이블 중앙에 소스가 담긴 전용 냄비가 놓여지고 알코올 램프 등으로 데워서 소스를 끓이게 됩니다. 다음, 빵과 다양한 야채들 즉 삶은 감자, 구운 피망(파프리카), 펜넬, 셀러리, 양배추 등이 풍성하게 담겨서 놓여지고 개인별로 다시 작은 소스냄비와 램프가 놓여집니다. 그러면 중앙의 큰 냄비에서 적당히 끓여진 소스를 개인별로 덜어 담아 야채를 기호에 맞게 찍어서 먹는 거죠.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약간의 트러플 오일을 따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상당히 비싸겠죠? 이 요리의 맛은… 글쎄요 우리 입맛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태리 요리사 빠울로는 소스에 크림과 버터, 페스토를 첨가해서 만들었는데 상당히 감동적인 맛이었습니다.


Piemonte의 특산 버섯

드디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식재료 중의 하나인 Tartufo를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Tartufo는 푸와그라, 캐비어와 더불어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야생종 버섯입니다. 훈련된 개와 돼지의 코로만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어서 채취자들은 이 가축을 항상 데리고 다니는데, 요즘은 거의 개들이 그 몫을 담당한다는군요.
예로부터 ‘최음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져서 각광받기 시작했으며 1700년대에 프랑스왕에게 선물로 바쳐지면서 세계적인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오래된 Oak나 헤이즐넛, 호두나무 뿌리에서만 자라나는데 그게 땅속인지라 후각이 예민한 동물이 필요하죠. 색깔에 따라 Black과 White로 나뉘는데, White가 더 비쌉니다. 최상급의 경우 1Pound(약 450g을 조금 넘는...)에 4000불을 웃도는데, 특히 Alba산 화이트가 최상의 것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일반 버섯에 비해서 향이 대단히 강하며 모양은 갓이라 불리우는 부분이 불규칙적으로 울퉁불퉁한 모양이며 향이 대단히 강하고 특이합니다. 기름이 많으며 보통 생으로 유통되지는 않고 말려지거나 급속 냉동된 상태로 유통이 되는데, 말린 버섯의 경우에도 요리에 갈아서 뿌려주면 풍미 증진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버섯을 압착해서 추출한 오일도 있는데, 그 가격은 장난이 아니겠죠. 저도 사다놓고 가끔씩 쓰기는 합니다만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서 싫어하시는 분은 굉장히 싫어하시더군요. 10~12월이 그 수확철인데 그 시기에 이탈리아에 여행을 가면 조금 싼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고 축제가 열리므로 다양한 Tartufo 요리도 맛볼 수 있죠. 이 버섯이 들어간 Risotto는 감히 최고라 말할 수 있습니다.

Alexandre dumas는 이 귀한 버섯을 가리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확실히 이 버섯은 여자를 더 부드럽게 남자는 더 사랑스럽게 만드는군”


피에몬테의 와인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스인들이 이곳에 처음 포도종자를 가져왔고, 로마제국이 이 땅을 통치하면서 와인주조기술을 지역문화에 완전히 정착을 시키게 되었습니다. 이 지역 와인의 품질은 이미 고래로부터 정평이 나있는데, 역사학자들은 Gaul족이 이곳을 침탈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로 바로 와인을 꼽고 있기도 합니다.

‘Nebbiolo’는 피에몬테에서 가장 중요한 포도원종으로 그 유명한 “Barolo”와 “Barbaresco”를 포함한 약 12개 지역에 달하는 ‘DOC’와 ‘DOCG’ 등급 와인 생산지의 베이스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원종의 이름은 안개를 뜻하는 이태리어 “Nebbia”에서 유래되었는데, 포도수확기가 되면 이곳 바인 야드에 짙은 안개가 자주 생기기 때문이랍니다. 그 외에 ‘Barbera’와 ‘Dolcetto’도 Piemonte의 중요한 포도원종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Barolo’는 풍부하고도 짙은 레드 와인으로 ‘Nebbiolo’ 본연의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와인인데, 탄닌과 산도가 대단히 강해서 알맞게 숙성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유명하며 보통 5~8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시기 두시간 정도 전에 유리병에 옮겨 담아 공기에 노출시켜서 마시는 것이 특징입니다. ‘Barbera’는 풀 바디에 상대적으로 낮은 탄닌을 함유한 루비 빛의 레드 와인으로 Alba산의 품질이 좋으며 숙성에는 2~3년이 걸립니다.
또 대단히 유명한 이 지역 와인으로 ‘Barbaresco’가 있는데 드라이하면서도 상큼하고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Barolo’보다는 조금 가벼운 느낌의 와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 주목할 만한 레드 와인으로는 짙은 딸기 빛과 낮은 산도가 특징인 ‘Brachetto d’Acqui’, 낮은 탄닌과 특유의 딸기 향을 가진 ‘Freisa’, 드라이, 스위트, 스파클링의 버젼으로 만들어지는 고산도의 ‘Grignolino’, 숙성도가 떨어질 때 오히려 맛이 나은 ‘Roero’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이 지역은 질 좋기로 유명한 레드 와인도 많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기는 하나 뛰어난 품질의 화이트도 있는데, 아몬드 향의 끝 맛이 좋은 ‘Arneis’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져트용 스파클링 와인 ‘Asti spumante’가 있으며, 산뜻한 산도와 잘 익은 열대 과일 향이 특징인 ‘Cortese’ 베이스의 ‘Gavi’, 작은 기포가 이는 ‘Moscato’ 베이스의 스위트 와인 ‘Moscato d’Asti’도 대단히 훌륭한 와인입니다.

현재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80% 이상이 DOC 등급 이상에 속해 있다고 합니다.
어느 곳이든 최상의 음식과 음료의 진미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기 마련이죠. 이탈리아도 예외는 아닙니다. Barolo의 경우 저렴한 종류도 생산되고 있지만 그래도 7~8만원 정도로 일반인에겐 그리 싼 가격은 아니죠. 부유한 사람들이 경매장에서 목에 핏대 올려가며 사들이는 것에는 비할 바 아니지만 말이죠.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이 지역 와인은 VDT급도 꽤 괜찮은 것들이 많아서 잘 고르기만 의외의 발견도 할 수 있다는 것.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rmony
    '05.11.15 1:44 PM

    호~ 그 Tartufo 버섯요리 맛보고 싶네요.
    덕분에 좋은 칼럼 잘 읽고 있습니다.^^

  • 2. 피우메
    '05.11.15 2:46 PM

    저도 이태리 유학생활 마치고 나올떄 포도주 몇병 가지고나왔는데 오늘밤 한병 따야겠네요전 끼안띠 클라시꼬를 자주 먹었는데 일명 닭표 포도주 글 잘읽었구요 칼럼뿐만아니라 ㅇ요리법도 소개해주세요 저도 요리관심 많은데

  • 3. 쥬디
    '05.11.15 6:56 PM

    어제 EBS에서 TARTUFO에 대해 방송이 나와 흥미있게 보았는데 il cuocu님 글을 보니 반갑고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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