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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Piemonte 2. (이태리 요리 칼럼)

| 조회수 : 1,925 | 추천수 : 64
작성일 : 2005-11-15 13:32:58
이탈리아어로 ‘Piemonte’는 ‘a pie dei monti(at the foot of the mountains : ‘산악의 끝자락’ 정도?)’를 의미합니다. 이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지역의 반 이상이 산으로 덮여 있는데, 북서로는 Alps, 남으로는 Apennines가 자리 잡고 있으며. 나머지는 다량의 포도가 재배되는 구릉지, 즉 비탈진 평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눈 덮인 산악과 둔덕, 그리고 초록의 계곡들이 언제나 고유의 먹거리들을 식탁에 제공해주며 실제로 ‘Piemonte’의 요리법에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 특징이 존재합니다.
첫 번째로는 산지의 요리법인데, 호수는 다량의 그리고 다양한 담수 어류를 제공하며 이곳의 기후는 육류를 저장하거나 치즈를 숙성시키기에 아주 이상적이죠.

다음으로는 포도재배지로 덮인 구릉지대의 요리법으로, ‘Tartufo’ 즉 식탁 위의 보물이라 일컬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식자재 중의 하나인 송로버섯이 레시피에 자주 등장하는 요리법.

마지막으로 옥수수와 쌀이 재배되는 평지의 요리법으로 최상의 쌀 요리와 폴렌타(Polenta)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Polenta를 이탈리아에서는 ‘Grano turco’라고도 합니다. 옥수수가 처음 터키로부터 수입이 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 노란색의 가루가 뭔지를 몰라서 그냥 ‘터키에서 온 가루(Grano turco)’라고만 했답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이렇게 불리워 진다는군요. 참고로 쌀은 아시아로부터 수입이 되었으며, 품종으로는 ‘Vialone nano’와 ‘Carnanoli’가 유명합니다.>

Piemonte 는 로마의 통치를 받던 시대부터 이미 이탈리아와 골(Gaul) 지방의 관문으로 매우 중요시 되었는데, 이때부터 많은 이방인들이 거쳐갔으며 이들 각자는 이 지역 요리법에 그들의 자취를 어김없이 남기곤 했습니다. 특히 Lombard나 Frankish의 통치시절에는 소시지와 양배추, 찐 고기요리가 전해졌죠. 이후 Savoy 왕가의 통치시절에는 이 지역이 대단히 부유해지는데, 1861년 이탈리아가 독립하면서 Turin이 수도가 된 것을 봐도 이 지역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였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겠죠.

프랑스와 Piemonte 요리법 간의 상호 연관성은 자주 강조되는데, 역사적으로 Piemonte 는 1798년에서 1814년까지 프랑스에 귀속되어 있었습니다. 이탈리아의 독립을 주장하던 귀족과 정치인들조차 프랑스어를 사용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Piemonte 요리법에서 프랑스 문화의 자취를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중세와 르네상스를 거치면서 발달한 왕가의 연회 요리법 등에서 소수 찾아 볼 수 있을 뿐이죠.

이 지역에서 음식은 예로부터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 졌습니다. 식사는 식사만의 의미가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는 일종의 의식이었죠. 전통적으로 식사는 네 가지 정도의 전채요리(anti pasto)로부터 시작하여 대단히 호사스러운 첫 번째 코스(Primo piatti), 그리고 Ragu를 곁들인 ‘hand made pasta’, Tartufo와 콩으로 요리한 리조또(Risotto), 다음으로는 구운 고기와 스튜 또는 기름진 소스의 민물고기 요리, 마지막으로 페스트리와 케잌 같은 상당한 수준의 후식에 이르러서는 흥분이 극에 이르게 되겠죠. 사실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정찬은 양이나 가짓수나 장난이 아닙니다. 그 단적인 예로 제가 로마에서 먹어본 Pasta의 경우만 해도 일품으로 주문을 할 경우 우리나라의 세배 정도나 되는 양이 제공되더군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치즈는 이탈리아에서 최고 그룹에 속하며, Barolo로 대표되는 이 곳의 포도주는 세계최고 품질의 포도주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따라서 이 최고의 식자재들이 있는 고장인 만큼 최고의 요리가 존재하겠죠?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armony
    '05.11.15 1:57 PM

    와인 말 씀 하시니
    내일 11월 셋째주 목요일 "보졸레 누보 빌라지 2005' 햇와인 출시날이라고 난리더군요.
    일본에 있는 친구는 남편이 긴 출장길을 떠나서
    그친구가 친정인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는데, 17일 보졸레 누보 시음회를 마치고 온다면서 18일날 오겠답니다.
    거기다 와인 좋아하는 친구는 일부러 그 친구랑 와인모임에 간다고 일본으로 날아 갔습니다.
    일본이 아시아에서는 최대 와인 시장이라고 하더군요.
    덕분에 대한항공은 이 특수로 비행기가 화물량 100%로 운행되어서 반짝 이익을 엄청나게 남긴다네요.
    우리나라가 와인 중간 수송지인가봐요.

  • 2. 국진이마누라
    '05.11.16 12:53 PM

    il cuoco님의 글은 항상 꼼꼼이 읽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꽤 오랫동안 계셨었나봐요.
    앞으로도 좋은 글로 자주 뵙기를 희망합니다. 행복하세요~

  • 3. il cuoco
    '05.11.16 8:45 PM

    일본은 와인 뿐만아니라, 커피의 세계 최대 소비국으로도 유명합니다. 값 비싼 '블루마운틴 No 1.' 같은 경우 전세계 생산량의 반 이상이 일본에서 소비가 될 정도죠. 그 외에도 고급 식자재들이 다량 일본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셰프에게 이탈리아 다음으로 이탈리아 요리를 잘하는 나라를 꼽으라고 그랬더니 주저없이 '일본'이라 하더군요. 저도 일본인과 같이 일해 본 적이 있는데... 거의 집착이라고 해야할 만큼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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