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매일 밖에서 식사를 하는 남편을 위해서 주말 만큼은 이것저것 평소 못해먹던 음식들 별식차원으로 해주려고 애썼어요. 단 한끼도 시켜먹거나 외식하지 않고...

느즈막히 따뜻한 밥과 소박한 국의 아침상을 물린지 채 몇시간 지나지 않은터라 토요일 점심은 샐러드.
이름하야 TGI 풍의 타이치킨샐러드. 샐러드지만 고기도 들어가고 국수도 들어가서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지요.
(레시피는 여기로,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3&sn1=&divpage=3&sn=on&ss=o...


저녁때는 얼큰한 부대찌개.
에스더님의 레시피와 자스민님의 조리 팁을 조합한....그러나 미쳐 장봐두지 않은 관계로 대충 있는 재료로만 만들어 결국은 2%부족했던.....ㅡ.ㅡ;;
하여간 맛있게는 먹었습니다. 다만 저희 입맛에 너무 맵게 된 나머지...지금부터 문제가 슬슬 시작됩니다.

일요일 아침, 엊저녁의 부대찌개 남은 것과 갓지은 밥으로 아침을 먹고,
점심때는 신선한 야채를 가득 넣은 매콤 새콤한 비빔 국수.

(야채는 콩나물, 상추, 깻잎, 오이, 파프리카를 썼네요. 그냥 격식 없이 냉장고에 있는 것들만...
사실 비빔국수의 핵심은 양념장인데, 레시피는 여기로- 메인 글 아래 리플에 달려 있습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1&sn1=&divpage=3&sn=on&ss=o...
그리고 간식으로 밤 삶아서 먹고,
또 비스코티 한판 구워 차 한잔 마시고,

(건포도+아몬드 비스코티와 초코 비스코티입니다. 이 건포도 비스코티를 우리 아들이 어찌나 잘 먹던지...이빨도 8개밖에 없는데 이 단단한 것을 어찌 그리 오물오물 갉아 먹는지, 참 경이로울 지경이었습니다.
사실 아몬드가 단단한데다 견과류가 뭐 알러지 위험이 있대나 어쨌대나 싶어 상당히 경계했으나, 제가 한눈 팔고 있는 사이 까치발을 들어 식탁위의 과자 접시를 스스로 공략했다는거 아닙니까! 다행히도 카페인이 무서운 초코비스코티는 아니었어요. 제가 기절 초풍을 하고 돌아봤을 때에는 이미 한개를 다 먹어치우고 두조각째 절반쯤을 먹고 있는 중이었지요.ㅡ.ㅡ;;
근데 며칠 지나고도 별 이상 없네요. 앞으로는 주저없이 아몬드 과자를 만들어 주어도 괜찮겠습니다.ㅋㅋㅋ)

(초코 비스코티의 레시피는 여기 있습니다.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2&sn1=&divpage=3&sn=on&ss=o...
건포도 아몬드의 재료는,
통아몬드와 건포도 각 50그람, 밀가루 130그람, 베이킹파우더 반작은술, 계피1작은술, 설탕 50그람, 계란 1개, 바닐라 에센스와 소금 약간씩
만드는 방법은 다른 비스코티와 동일합니다. 이 레시피에는 원래 버터가 안들어가요...)
간식도 먹었겠다, 슬슬 저녁도 근사하게 차려줄 요량으로 오후 내내 고기를 다져 햄버거 패티를 열심히 반죽하여 거의 저녁 준비가 다 되었을 무렵...
아 글쎄, 남편이 소화가 안된다며 소화제를 찾아 먹더군요.
"너무 갑자기 맛있는 것을 연달아 먹었더니...체했나봐...실은 어제 밤에 부대찌개가 너무 매워서...사실 그때부터 속이 좀 안좋긴 했었는데..."이러더군요.
이런이런...매운 음식을 연달아 3끼니를 먹었으니 탈이 난게죠.쯧쯧쯧...
"나 저녁 준비 다 해놨는데 어쩌지? 햄버거 스테이크 먹으면 안될거 같은데...죽 좀 써줄까?"
저의 물음에 단호히 그냥 굶는 것이 낫다며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눕더이다.
결국...맛있는 햄버거는 혼자 먹었습니다.
아니쥐, 아기와 함께...

(햄버거 패티 만드는 법은 누구나 다 아실테고...저는 이버엔 집에서 키운 허브를 이것저것 넣어봤습니다. 향긋하니 더 맛있더군요.
소스가 핵심인데, 저의 방법은,
버터 1큰술을 녹여 밀가루 1큰술을 갈색으로 볶다가, 여기에 화이트와인 1큰술 넣고, 물 반컵을 잘 풀어 준 다음, 월계수잎 1장 넣고 팔팔 끓여서, 우스타 소스 1큰술, 케찹1큰술, 소금, 후추 약간씩으로 간하고, 저는 신맛이 너무 강한 것이 싫어서 우유 2큰술을 넣어 중화시킵니다. 여기에 올리브유에 볶은 양파와 버섯을 곁들이면 되지요. )
만들어 놓은것 안먹을수도 없고, 혼자 먹자니 미안하기도 하고,(이때쯤 부터는 음식 냄새가 역하다는둥, 바늘 찾아 손을 따고, 다시 활명수 찾고...하여튼 난리도 아니었음. ), 하여간 그래서 가니쉬도 차마 올리지 못하고 덜렁 고기에 소스만 끼얹어 냉장고에 둔 빵 쪼가리 남은거랑 해서 아기랑 나눠 먹었습니다.
위안이라면 우리 아기가 어찌나 햄버거를 잘 먹던지...저 사진의 절반 넘게 먹어 치웠다는...(더불어 빵도 혼자 다 먹고...)
...그리곤 월요일은 어케 되었냐구요?
아침에 흰죽 쒀주었죠, 뭐.
그거 한그릇 먹고 회사 갔는데, 점심, 저녁 모두 굶었다는 군요.
모처럼 마누라가 이것저것 음식 해주는데, 소화가 안되면서도 차마 거부를 못하고 주는대로 다 먹은거죠.
그래서 아주 제대로 체한거죠...
갑자기 여러가지를 해대니...위장도 놀랬자 보죠. ㅠ.ㅠ;
하루를 완전히 굶더니, 11시 다되어 들어와서는 그제서야 너무 허기가 진다며 먹을 것을 찾더라구요.
부랴부랴 밥을 해주었더니 딱 반공기 먹고 제가 한달 전부터 너무너무 먹고 싶어서 벼르고 별러 끓여둔 토란국만 세 대접이나 먹더군요. 그 오밤중에 말이죠.
결국 저는 맛도 못봤지요.ㅜ.ㅜ 토란국 너무 먹고 싶어~~~
"...체하게 해서 미안하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