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이 많이 덥죠? ^^
션~하고 달달한 쬬꼬 아수쿠림 하나 바치오니
드시고 기분전환들 하세요.
초코 아이스크림 레시피 기다리셨던 분들껜
넘 늦어져서 죄송하구요.
그게 다...
요놈 때문이랍니다.

옥션서 너무나 부담없는 가격(19,500원)에 덜컥 질러버린
아이스크림 메이커.
좀 촌시런 펭귄그림 스티커만 빼곤 나무랄데 없어보였는데
글쎄... 제가 요놈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건지,
애초에 불량인 제품인건지가 헷갈리는 사태에
두번이나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보고
좀 더 확실한 다음에 후기를 올리자 싶어서
이렇게 차일피일 늦어진거랍니다.
일단 전체 외관.

<펭귄 스티커 붙어있는 쪽을 뒤로 돌리고서 찰칵.>
속은 이렇게 생겼구요.
내용물을 넣으면 이렇게 휘휘 돌아갑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느정도까지 돌아가는건지?
왜 굳어질 기미가 안보이는건지...?
1시간 가량을 돌려도 이렇게 주루룩- 떨어지는 액체 상태.
락앤락 수저통에 담으니 딱 한통.
<직사각형 통에 담으니 냉동실 수납에도 좋고 퍼먹기에도 더 편하더군요.>
포기하고 걍 냉동실에 굳혀버리니 그제서야 아이스크림 모양새가 나옵니다.
그럼 도대체 저 기계를 사야만 했던 이유가 뭐란 말인지... ㅠㅠ
<사진 찍는 동안에 햇볕과다 노출로 녹아내리는 아수쿠림 양... ㅡ.ㅜ>
혹시 이 기계나 다른 아이스크림 메이커 가지고 계신 분들 알려주세요.
제것이 이상한 건가요?
원래 이렇게 주루룩- 상태인가요?
하세월 기다리다 보면 과연 쟈가 아수쿠림 형태로 각이 잡히나요?
마침 배달왔던 사람이 저 제품 판매자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제품 파는 쇼핑몰을 하고 있다는 회사 사람인데
같은 동네 산다고 친히 배달을 왔는데
무슨 문제 있으면 연락 달라고 주고 간 명함을
잘 둔다고 둔것이 그만.. 어디 갔는지 못찾겠어서(항상 그렇죠..ㅠㅠ)
여지까지 연락도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서 이리 늦게 글을 올리게 된 연유랍니다.
암튼, 레시피.
(책자에 적힌 레시피도 참으로 해독이 난해한 상태로 적혀있으나
제가 얼추 편하게 풀어서 씁니다.)
============================================================================
《초콜렛 아이스크림》(1컵=200ml)
우유 1컵, 중간당도의 초콜릿 녹인건 약 60g, 생크림 2컵, 설탕 1/2컵,
다크 초콜렛(무설탕) 녹인것 약 30g, ,계란 노른자 2개. 소금 약간, 바닐라액 2티스푼.(없어도 무방)
※ 저는 중간당도의 초콜렛으로 가나 초콜렛을 썼습니다.
가나 초콜렛 자체에 향이 있기 때문에 추가로 바닐라 향을 넣으면 넘 이상해져요.
1. 소스냄비에 우유와 생크림을 섞어 거품이 가장자리에 생기고 뜨거워질 때까지 낮은불서 가열한다.
2. 1에 설탕을 넣어 녹인다.
3. 노른자를 작은 그릇서 거품내고 1의 뜨거운 크림을 조금씩 몇스푼만 섞어가며 서서히 데운다.
4. 3을 다시 1에 넣고 낮은 온도서 계속 저어주면서 섞는다.
5. 불을 끄고 녹인 초콜렛, 소금 약간, 바닐라를 섞는다.
(바뜨! 바닐라액 따로 넣지 않아도 되어요. 넘 향이 진해져서 싸구리 아수크림 맛이 됩니다. -_-;;)
6. 내용물을 냉장고에서 차게 한 후 아이스크림 제조기에 넣고 돌린다.
위의 6번과정 생략하고 그냥 5번까지 내용물 만드시고
냉동실서 얼려도 됩니다.(도대체 기계를 산 이유는...? ㅠㅠ)
=============================================================================================
이것보다 더 진한 초콜렛 젤라또 레시피도 있어요.
아주 찐득찐득한... 그런 진한 아이스크림(본젤라또) 레시피인 듯 한데 저는 아직 못해봤어요.
《초콜렛 젤라또》
젤라틴가루 1티스푼, 설탕 1/2컵, 찬물 1/4컵, 약 45g의 무설탕 초콜릿, 소금 약간,
우유와 생크림 혼합물 1과 1/2컵, 생크림 1과 1/2컵, 에스프레소 커피가루 2티스푼.
1. 젤라틴은 찬물에 풀어 부드럽게 한다.
2. 우유와 크림의 혼합물과 생크림을 소스냄비에 넣고 낮은불서 데운다.
3. 크림이 뜨거울 때 커피를 뿌리고 설탕과 젤라틴을 섞는다.
4. 젤라틴이 다 녹아 섞여지면 녹인 초콜렛과 소금약간을 넣는다.
===================================================================================
레시피 숙제는 다 했고 이제부터 토크 시작.
이렇게 초코 아수쿠림을 앞에 두고 있으면
항상 아련한 옛 일이 떠오릅니다. -.,-
예전, 대학로서 친구와 질펀하니 마시고
항상 그러하듯이 집에 가기 위해 황기사를 불렀죠.
5분 대기조로 아씨가 부르면 득달같이 달려와 주던 기사는
그날도 충정어린 마음에 무엇을 사갈깝쇼? 하며 전화를 하길래
술에 젖어 마른 목도 축이고 정신도 차릴 겸
아이스크림을 사오라고 했죠.
기다리다 방광의 압박으로 잠시 공중화장실을 다녀온 뒤 보았던 풍경은
어느새 왔는지 차안에서
커다란 패밀리 싸이즈의 아수쿠림 통을 부여잡고
처절하게 퍼버벅-! 파먹고 있는 기사와
불쌍하다는 듯이 보고있던 제 친구....
자기가 기주처럼 재벌도 아니면서
바스킨과 로빈네 가게를 하드가게처럼 우습게 봤던지
그냥 큰 통에다 담아달라고 했답니다.(그까이꺼 커봤자지. 우핫하.. 하면서)
그러면서 제가 좋아하는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아씨를 섬기는 마음에 제일 먼저 말했겠지요.
먼저 말한 아이스크림은 당연 제일 밑에 깔리고--
뒤이어 점원의 다른 아이스크림 요구에 당황한 황기사..
(한 종류만 담는 줄 알았더니?)
이것저것 점원의 기대치에 부응하면서 잘 골라담고 왔는데
문제는 제가 화장실 간 사이 친구더러 먹어보라며 뚜껑을 열었는데
피스타치오 아몬드의 퍼런 압박!
"초콜렛은 안사왔어요? 라레는 초콜렛 아니면 안먹는데...."
친구의 그 한마디에 지층 깊숙히 깔려있는 초콜렛을 발굴하고자
허겁지겁 아수크림을 먹어대는 한 남자의 모습이
과연 사랑의 허울인지, 뭣같은 내 성질을 알고
처절한 응징을 피하고자 벌인 가열찬 몸부림인지
알쏭달쏭 하였노라...하며 친구는 가버리고
나역시 쪼끔은 감동을 먹었던 바가 있었는데
현재 스코아,
마누라가 사놓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였건만
한 봉다리씩 사놓은 아수쿠림과 하드들이 냉동실 곳곳에 포진하여
기존의 냉동물을 조금씩 앞으로 밀어내는 형국을 보이다가
급기야 냉동실 문을 여는 순간,
정체모를 검은 봉다리에 발등을 찍혀
당장 옥션서 아이스크림 메이커를 사들이게 된
원인제공을 하게 만든 웬수로 전락하였으니
달콤하고 쌉싸름한 초코 아이스크림은
시꺼멓게 변한 나으 마음을 대변하는 메타포가 되어버렸다는
슬프고도 길디긴 야그였던 것입니다.....
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