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와 한 판 승부를 겨뤄 제가 이겼습니다.
무수리는 어쩔수 없는지 엊그제 철원가는길에 쪽파 밭을 발견하고 아~~저거 쪽파김치 담그면
아주 맛나는데...했다는거 아녜요. ^^* 그러고나서 저 혼자 웃고 말았어요. 기각 막혀서요.
작년 겨울에 목포 치즈님집 가서 진도 가는 길에 밭에 남아있는 배추보고도 아~저거
뽑아다가 배추김치 담가야 하는데...했다가 그 친구 에게 구사리만 엄청 먹었다는거 아녜요.
갖다 줘도 버릴판에 밭에 널린것을 보고 그냥 김치 담글 욕심만 내니 이걸 어쩝니까? 태생이 무수리임을 ....
회원님 한 분이 작년에 열무김치 드시고 또 먹고 잡다하여 일요일 날 열무밭을 다녀왔답니다.
우리 동네 열무하우스가 참 많거든요. 1톤 트럭을 몰고 츄리닝 차림에 파아란 슬리퍼 신고
아주 씩씩하게 잘 다녀왔습니다. 상상해 보세요. 제가 봐도 못 봐주겠습디다.
열무하우스에 갔더니 이쁜 열무들이 경빈이 언니 왔다고 활짝 반겨주더라구요..ㅎㅎㅎ (내 맘대로 생각하기)
그런데 열무가 얼마나 이쁜지...칼 대기가 아깝더라구요. 같은 열무라도 오동통한 것이
더 맛나고 꼬소롬 하거든요.
어때요? 너무 이쁘죠? 무도 아삭한 것이 쭉쭉 빵빵 열무였어요.
꽁다리만 손 대고 그대로 소금에 절였습니다.
2시간 후에 맑은 물로 헹구는데 아주 싱싱하죠?
얘네들 하고 씨름하느라 허리아파 죽을뻔 알았다는...
계속 헹굼을 이어지고요...
이번에는 찹쌀을 무르게 푹~끓이고 마른고추 가위로 잘라 씻어놓고 양파도
갈아 넣으려고 토막내 놓았지요. 생강하고 마늘도 넣고 달달달 갈아서
고춧가루하고 고루 고루 섞어 여러 가지 양념을 해 놓았습니다.
부추도 두 단 사서 넣고 ....장갑낀 손은 제 손이고 오른쪽은 울 어머니 손입니다. 평생 장갑한 번
끼지 않고 오로지 손으로만 음식맛을 내는 울 어머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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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쭉쭉빵빵 열무. 맛나 보이지요?
김치통에 나란히 나란히 누워있어요. 이거 익으면 거의 죽음이라는거
아실라나 몰라요. 아삭한 것이 너무 맛이 좋아서...
이렇게 뜨신 밥에 먹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599번과 600번째 회원님에게도 보내고, 시동생에게도 조금 보내고.
김치 담그는 냄새가 저 먼곳까지 솔솔 났는지 김치 보내달라는 분께도 보내드렸답니다.
담기는 많이 담근 것 같은데 다 어디로 갔는지 ...얼마 남지 않았네요.
열무김치 요즘 제 철이네요...맛나게 맛나게 담가서 잃어 버린 초여름날
밥 맛을 살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