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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해피 쿠킹 #12 - 솔로(?) 쿠킹!

| 조회수 : 3,728 | 추천수 : 5
작성일 : 2005-05-02 12:24:53

나는 요즘 혼자 요리하고 혼자 커피마시고 혼자 일하고 혼자 생각한다.
오늘은 나의 신변 이야기를 조금 털어 놓을 생각이다.
관심 없으신 분들은 그냥 ← 키를 눌러 주시길 바란다.
우리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은 좀 특이해서 어떤 이들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이들은 몹시 부러워 하기도 한다.
우리는 아이도 낳지 않았고 (결혼 전부터 서로의 약속이었다) 부부라기 보다는 같이 사는 친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나는 결혼 전부터 자유라는 것이 워낙 몸에 밴 사람이었고 아내는 나와는 다르게 지극히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다.
미술대학을 나온 나는 졸업 후 지금까지 한번도 직장생활을 한적이 없는 영원한 자유직업인이다.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둔 아내는 특별히 할 일이 없었기에 거의 내가 일하는 스튜디오에 나와있었다.
아내는 지극히 평범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서 나의 생각과 생활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나는 결혼 이후 줄곧 예전의 혼자만의 생활 속으로 달아나려 했고
그럴 수록 우리 둘 사이의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만 갔다.
아내는 외국항공사 승무원 시절의 화려하고 자유롭던 생활을 그리워 했고
나 역시 예술가의 자유를 빼앗긴 결혼 생활이 후회스러울 때도 많았다.
이 위태로운 상황을 우리가 친 자식처럼 키우는 멜로디와 하이디가 겨우 겨우 이어 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친구들과 함께 영국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 날부터 나는 어쩔 수 없이 아내가 늘 해 주던 샌드위치를 스스로 만들어 먹어야 했다.
서로 떨어져 있던 열흘 사이 나는 예상도 못했던 요리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다.
요리를 하면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많이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내도 자신만의 일을 갖기 시작했다.
강남 어느 곳에 '샤브샤브'집을 열게 된 것이다.
아내는 승무원 시절의 화려하고 깔끔한 서비스 실력을 마음껏 뽐내며 결혼 이후 가장 활기찬 얼굴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내가 갈망했던 자유도 자연스럽게 찾아 왔고......
우리 부부는 드디어 우리들만의 가장 이상적인 -함께 살아 가는 가장 친한 친구사이-를 성립하게 되었다.
생활이 바뀌다보니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게 됐고 혼자만을 위해 요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침이면 아내를 위한 핫케익을 만들어주고 서로 헤어진 후
나는
혼자 아이들 산책시키고 혼자 요리하고 혼자 커피 마시고 혼자 책읽고 혼자 일하고 혼자 생각한다.
가끔 아는 이들을 초대해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먹으며 놀기도 한다.
그리고 매일 밤 열시 반이 되면 멜로디, 하이디와 함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 아내를 데리러 간다.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기에
오히려 가끔씩 서로 와인잔을 부딪히는 시간도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


사진/글 제이미올리브(말코비치)
http://blog.naver.com/tomte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andy
    '05.5.2 12:32 PM

    아내되시는 분 미인이세요~^^

  • 2. 조아리
    '05.5.2 12:43 PM

    웬지 가슴이 아려요

  • 3. remy
    '05.5.2 1:42 PM

    아.. 골댕이들..!!! 이쁜 것들.....^^;;

  • 4. 미나리
    '05.5.2 2:03 PM

    우와......강쥐들 이쁘네요.......다음에 더큰 강쥐 사진 올려 주세요.......

    남다른 삶이 어쩜 부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 5. 빠다
    '05.5.2 3:13 PM

    혹시 부인이 탤런트 사미자씨 따님아닌가요.
    전에티비에서 본듯해서......

  • 6. 공손
    '05.5.2 4:24 PM

    맞으세요 ^-^ 뭐 제가 아는분은 아니지만 사진을 관심있게 보아와서요

  • 7. *^^*_smile
    '05.5.2 4:59 PM

    오홍~~~~~~~~그렇군용^^

  • 8. 새댁
    '05.5.2 5:22 PM

    오랫만에 82와서 제이미올리브 님의 글 또한 오랫만에 읽습니다..
    저.. 그.. 샤브샤브집 알아요.. 저희 회사 근처거든요..
    이제서야 사진보고 알았습니다.. 아.. 카운터에 계셨던 그분이 제이미올리브님 부인 되시는구나..
    지금은 고기 못먹는 다여트 중이라.. 끝나면 다시 한번 찾아야 겠어요.
    미소만큼이나 음식도 정갈했었는데 (아는척 하면 황당해 하시겠죠~ ㅋㅋ)

  • 9. 고씨마을
    '05.5.2 6:06 PM

    작년인가 미시령근처에 있는 화이트빌이라는 펜션에 다녀왔는데 주인어르신이 너무이쁜강아지를 키우시는분이 있다면서 제이미올리브님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저희 가족중에도 제이미올리브님처럼 사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명월이라는 진돗개를 키우면서 더 행복해 지시더라고요..ㅋㅋ

  • 10. 참한싸이코
    '05.5.2 11:17 PM

    엇~!! 어쩐지.. 강아지 이름이 낯익다 했더니...예전에 제가 자주 놀러가던 홈피애들이네요~
    한 몇년전에...킁....사미자씨가 엄마분되시고... 막 멜로디로 만화같은것도 올려져있었는데...
    님이 셨군요~ 이렇게 보니 방가워요~~

  • 11. 갈매기댁
    '05.5.3 2:17 AM

    아무리 부부라도 서로 개인적인 삶이 있죠...
    잘 극복해서 멋있게 사시는것 같네요...좋아 보여요..

  • 12. 현민아
    '05.5.5 1:02 AM

    오호 화로화 옆집 아닌가요? 고기집....
    화로화 그집 고기도 만만치 않게 맛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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