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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친구들과 함께한 점심 그리고...

| 조회수 : 4,975 | 추천수 : 1
작성일 : 2005-02-17 19:03:24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네요.
거리엔 벌써 봄 옷들이 가득하구요...(전 나날이 늘어만 가는 뱃살때문에 당분간은 새 옷엔 눈길도 안줄생각입니다만...과연...?)
오랜만에 대학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지난 11월에 보고는 해를 넘겨 첫 모임이었습니다.
다들 살림하랴, 애들 키우랴 바빠서 두 달에 한 번 모이기도 쉽지 않더군요. 이 고비(?)를 넘기고 5학년이나 되면 좀 여유가 생길까요??

사는 곳이 서로 다르니 만날 장소 고르기도 쉽질 않지만, 그래도 역시 학교(대학)앞이 젤 만만하더군요.
사실 이대앞도 참 많이 변하긴 했지만요...
주로 일요일에 만나곤 했는데, 제가 방학인지라 이번엔 평일에 만난거지요.
일요일엔 문을 열지 않아 언젠가 허탕을 쳤던 음식점(제목이 "밥"이예요.^^)에 갔었지요.
가정식 백반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다른 친구와 한 번 갔던 곳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맛이 깔끔해서 제가 적극 추천했던 곳이지요.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그리고 비빔밥을 시켰는데, 곁들인 반찬들이 양은 적지만(물론 더 달라면 더 줍니다.)다 맛깔스럽고도 앙증맞아서 주부의 근성(?)을 발휘하여, 과연 이 반찬들(감자채 볶음, 오징어채 볶음, 오뎅볶음, 우엉조림, 천사채 샐러드, 동그랑땡 크기의 부침개, 작은 생선까스 등등)을 어떻게 만들었나 잘 살피며(비록 나중에라도 직접 해보진 않겠지만...)맛있게 먹었답니다.(특히 무채보다도 훨씬 가늘게 썰어 살짝 데쳐 볶은 그래서 아삭아삭한 감자채 볶음과 그 감자채 만큼이나 역시 얇게 썰어 조린 어묵볶음은 과연 뭘로 썰었나 궁금할 만큼 가는 거의 국수 면발을 연상시키는 굵기 였습니다.)  

차마실 곳을 고르다가 이번에도 제가 추천한 커피 전문점 '커피빈'(저 개인적으로 스타벅스 보단 커피빈이 나은 것 같습니다.)으로 향했습니다.
전 늘 마시던대로 카페라떼를 마셨구요, 다른 친구들은 카페모카, 오늘의 커피, 그리구 커피를 별로 즐기지 않는 한 친구는 과일차(피나 콜라다 라던가요?)를 시켰는데, 한모금 맛을 보니 코코넛 향이 강한게 제 입맛엔 별로 였습니다.

오늘의 수다의 메인테마도 역시 언제나처럼 '자녀교육'이었습니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다보니(젤 큰 아이가 6학년, 젤 작은 아이는 우리 둘째인 6살까지 거의 초등학생입니다.)무슨 학원엘 보내고, 어떤 학습지를 시키며, 과외 활동으론 뭘 하고 과연 효과가 있는지 그런게 주된 관심사였습니다.(남편들이 화제의 중심에서 밀려난 지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다른 볼 일이 있는 두 친구는 좀 먼저 일어났고, 저까지 셋이 남아서 간식(?)을 좀 더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대앞의 상징처럼 여겨졌고, 주 약속 장소였던 '그린하우스 제과점'은 경영난으로 오래전에 문을 닫고 그 자리에 파리 크라상이 들어섰지만, 그린하우스 골목의 떡볶이, 튀김 전문점 '오리지날'은 여전히 성업중이라, 그곳엘 갔습니다.
애매한 시간대라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쫄면 사리를 추가한 즉석 떡볶이 1인분에, 다른 곳에선 맛볼 수 없는 바삭바삭한 튀김옷이 명물인 오징어 튀김을 2개씩 먹었습니다.(튀김용 간장도 달착지근하면서도 전혀 짜지 않고 깊은 맛이 다른 집에선 결코 흉내내지 못하는 맛입니다.)

대학 졸업한 지가 벌써 강산이 2번 가까이 변할 16년이 되어가니 제가 다닌 대학가 주변이 변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하겠지만, 그래도 대학 시절 자주 들렀던 음식점이나 카페들이 사라져 감을 보며 세월의 무상함내지는 나이듦을 느끼게 됩니다.
그시절 좀더 열심히, 치열하게 삶을 살지 못했음에 대해서도 후회가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제 다시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꽃 피는 완연한 봄(4월)이 되겠지요.
그때까지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친구들과 헤어졌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벼르던 맛간장을 만들어 보려는 생각에 간장과 설탕, 레몬 등을 샀습니다.(맛간장 만들어 사용하시는 분들, 정말 맛이 괜찮은가요? 글구 만들기도 쉬운가요? 쉽겠지요?)그밖에 녹차가루와 아이들이 원하는 스낵류 과자, 라면(전 역시 삼양 라면이 젤 맛있더라구요. 여러분은 무슨 라면을 젤 좋아하세요?), 구운소금(jasmine님의 레시피를 즐겨 이용하면서 꽃소금을 애용하게 됐지만 구운 소금이 필요한 음식도 있잖아요.)그리고 무와 특히 큰아이가 마치 과자처럼 즐겨먹는 포장김(울애는 동원김을 좋아하더라구요. 근데 시판 포장김중엔 뭐가 젤로 맛있으셨어요?)도 샀습니다.
첨엔 들고 오려고 했는데, 간장이랑 무, 라면등이 무거워서 배달시켰더니, 이 글 작성하고 있는데 배달이 도착했습니다.
잠시후에 맛간장 만들기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쓰고 보니 내용이 키톡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음식 얘기가 약간은 포함되어 있으니까 어여삐(?) 봐주세요. 네?

제가 올린 글에 어울릴만한 이미지 찾다가 못찾고 포기한, 그래서 오늘은 퍼온 사진조차 함께 올리지 못한 cherry22 였습니다.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커피빈
    '05.2.17 7:33 PM

    와~ 맛나구 멋진 하루를 보내셨네요...
    그린하우스가 없어졌다니.. 조금은 아쉽군요.. 상징같은 곳이었는데..
    근데.. cherry22님.. '밥' 위치가 어뎨요?? 가보구 싶어서리.. ^^;;

  • 2. cherry22
    '05.2.17 7:58 PM

    커피빈님, 님의 필명도 혹시 커피 전문점 '커피빈'에서 유래된 건가요?
    글구 '밥'은 이대 정문(정문을 등지고)에서 왼쪽 첫번째 골목으로 아주 조금만 가면 바로 간판이 보입니다.
    지하에 자리잡고 있는 아담하고 깔끔한 곳이어요.(식당이라기보다는 다소 카페분위기도 나는...)

  • 3. 해피바이러스
    '05.2.17 8:28 PM

    아..밥...저는 가본지가 6년이 넘었네요.
    저두 아주 좋아하는 곳인데....
    거기 계란말이밥(?)인가...부드럽고...너무너무 맛있어요.
    가끔 생각나서 집에서 한 번 해먹어봤는데...그맛이 아니더라구요..

  • 4. 고미
    '05.2.17 8:53 PM

    이대 앞 튀김집 아직도 그 맛이라니...
    꼭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저도 친구들 모임을 이대 앞에서 해야겠네요.

  • 5. 김혜경
    '05.2.18 12:22 AM

    가미는 아직 있는지....

  • 6. 올뺌새
    '05.2.18 12:38 AM

    전...이대앞을 지날때마다...민주떡볶이....그리워서 눈물흘리곤해요...

  • 7. champlain
    '05.2.18 1:35 AM

    흑흑,,추억의 장소..
    한국가면 꼭 친한 친구랑 가보고 싶은 곳..
    오리지날 튀김도 먹고 싶고 민주 떡볶이 집에도 다시 앉아보고 싶고..
    옷이면 신발 쇼핑도 실컷 하고 싶고..
    학생관에 앉아 자판기 커피도 마시고 싶고..^^
    우잉~~오늘은 너무 너무 학교 앞이 그리워지네요..
    언니 때문이예욧!!

  • 8. 분홍고양이
    '05.2.18 5:22 AM

    어머 김혜경 선생님도 가미를 좋아하시네요?
    전 제 친구가 거기 국수를 너무 좋아해서 알게 됐거든요.
    대학때 가끔 갔었죠. 전 비빔국수 갸는 국물 있는 국수!

  • 9. Terry
    '05.2.18 9:15 AM

    저도 가미...오리지날튀김... 민주떡볶이...미고의 케잌.. 다 먹고싶네요.
    cherry 22님은 85학번이세요? 저는 86인데. ^^

    사실 두분식의 순두부찌개도 먹고싶고..낙원분식의 짬뽕밥.. 그리고 학교식당의 된장맛나는 튀김
    하나 터억 올려진 우동도 먹고싶지만 다 없어져버렸고요. ㅠㅠ;;;;;;;

  • 10. 현승맘
    '05.2.18 9:44 AM

    Terry님. 학교 다니실때 저는 금요일 아침마다 예배드리러 다녔겠네요..ㅎㅎㅎ
    민주떡볶이 참 오랫만에 들어 보는 상호네요.
    몇년 전에 한번 가봤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얼굴을 기억하셔서 놀랬었죠.
    그렇게 많이 갔나 싶어서요 ㅋㅋ.

  • 11. 사과궁디
    '05.2.18 2:32 PM

    민주떡볶이랑 가미가 정말 아직도 있나요? 아.. 가본 지 언제인지....
    85, 86학번 분들 계시네요. . 전 87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채플 시간에 늦을까 뛰어오르던 계단도 오늘은 그립네요.

  • 12. 땅콩
    '05.2.18 5:58 PM

    전... 딸기골에.. 암것두 안들어간 우동이 가끔 그리워여

  • 13. Terry
    '05.2.18 7:11 PM

    맞아요..이따만한 김밥과 만두튀김도..^^
    딸기골 우동도 튀김볼만 둥둥 뜬 게 꽤 맛있었죠.

    근데..이런 추억의 음식들은 안 먹어보던 사람은 다 맛없다고 해요.
    울 남편, 가미 물냉면과 우동... 너무 싸구리 맛이라 흉봤고, 딸기골은 너무 맛없어 자기 학교 다닐 때는
    가지고 않았다고 하고.. 그나마 오리지날 가오리모양(?) 오징어튀김이나 좀 좋아했지
    같이 가면 재미가 없다니까요..

    울남편이 항상 말하는 먹거리들은 자기학교앞 짱께집.. 맥주집 안주.. 삼겹살집..뭐 그런것들이지요.

    다들. 자기네들 학교앞 음식이 제일이래요. ^^

    근데... 워낙에 음식에 포용이 많은 저는 다른학교앞 음식도 넘 맛있는 거 많아요.

    신림동순대랑.. (오메..못 먹은지 4년은 됐네...), 중대앞 돼지갈비집들과 길거리 튀김 포장마차, 그 앞의 흑석시장속의 떡볶이가게들... 또 돈암동 성신여대앞... (돈암시장 오뎅을 특히 좋아합니다. 그 오뎅공장집 아직 있는 지 몰라...) 하다못해 지금은 이름을 바꾼 구 성심여대 앞 순대볶음 포장마차까지 두루두루 섭렵하며 다녔습니다.

    옛 추억의 먹거리들은 아무리 얘길 해도 즐겁지요.. 요새 먹는 것들도 나중되면 그리울려나..^^

  • 14.
    '05.2.18 10:13 PM

    저 쫌전에 학교앞에 갔다 왔어요! 지금 임신중인데 두분식 음식들이 넘 땡겨서 밤에 눈물이 다 날지경이었죠..오늘은 더이상 참을수 없어서 퇴근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갔었는데....새콤한 초무침이랑 기름 잘잘흐르는 김치볶음밥이 넘 먹고 싶었는데...글쎄 없어졌드라구요....에궁...
    대신 대흥에서 제육불고기 배불리 먹고 서운함을 달랬답니다....배꺼치느라고 어두컴컴한 학교안이랑 한시간은 돌아다니다 왔어요....

  • 15. 공작부인
    '05.2.19 8:54 AM

    아 저도 학교앞 음식들 먹곳 싶어요
    후문 육교건너 무지개랑 딸기골 분식 음식들도 맛있었는데 ..
    오리지널은 정말 신비롭지 않아요 ?
    정말 무슨 음식에다 마약 탄것처럼 .. 자꾸만 먹고 싶은맛
    예전에 가미분식- 은하미용실- 그린하우스 주인들이 모두 고향 친구들이라서
    이 세분들이 학교에 장학금도 내고 했던거 기억하는데 ..
    그린하우스 아쉽네요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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