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타국에서 맛 본 생김치 무침.
지방마다 다 다르고, 선호하는 김치도 틀리고.
제 친정엄마는 신식음식을 참 잘하셨고(입맛이 까다로운 층층시하에 맡며느리로 살면서, 거기다
더 까다로운 아빠까지 받들어 모셨으니...-.-;;;;) 순토종 음식도 잘 하셨지예.
그런데, 서울에 몇년 살다보니(제가 7살때부터 12살까지, 서울 쌍문동, 잠실에서 살았고예, 고때 잠실
에 한참 아파트 들어 설땐데, 잠실 주공아파트 4단지에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주위가 그땐 아주
허허 벌판 이었던것 같네예.참! 국민학교1-2학년은 화계국민학교 다녔고, 3-5학년까지는 잠원국민학교
안 다녔심니까? ^^ 누구 동창이신 분 손들어 주세요~~) 그때 엄마가 서울 음식을 많이 해주셔서
저희집엔 서울식으로 간도 싱겁고, 고기를 많이쓰고(된장이던 어디던), 만두도 많이 해 먹고...
우째든 김치만 해도, 무우 나박나박 썰어 새우젖갈 넣은 석박이 김치나, 대추/밤 채 썰어 넣고 시원한
배 채쳐 넣은 백김치 등은 서울식으로 매년 김장때 늘 해 먹었고예, 순 부산식으로는 김장독 맨 아래
에 싱싱한 조기 새끼를 한켜 깔고 그위에 김장 양념 버무리던 다라이(큰 대야)를 나박허니 썬 무우로
쓱 닦기만 해서 한켜 깔고 그위에 김장 김치를 차곡차곡 넣으셨심니다. 또 독 중간쯤 김장 김치가 차면
또 조기새끼 깔고 양념 대충 뭍힌 무우깔고 그위에 또 맛깔스레 담그셨던 김장김치 차곡차곡 재어
다 넣고, 맨위에 퍼런 배추 겉 이파리를 잘 펴서 덮어 주셨지예.
겨울마다 특히 밤에 라면이나 떡국 밤참으로 끓일라치면, 앞마당에 불켜 놓고 독 묻어 둔 화단으로
가서 독열고 얼음 성성한 김장김치 하나 꺼내서 대접에 담아 종종 거리며 부엌으로 갔던 기억이
나네예. 그땐 부산이라도 겨울이 참 춥기도 했고, 또 김장김치가 우째 그리 맛 있던지.....
특히, 잘 익은 매븐 고추 통째로 둥둥 떠 있고, 얼음 성성 한 동치미 국물 김치는..... 거의 죽음 이었
던것 같심니다. 겨울 밤에 그 동치미 국물에 국수나 냉면 말아 드셔 보셨심니까??
다음 날 눈이 퉁퉁 부어도 고건 두그릇 안먹고는 못 배기지예.^^
오늘 아이들 줄 김치 담으면서 생각이 나더군요. 이런 예전의 친정집 김치 생각들이 말이지예.
엄마의 그 깊고 진한 김치맛 흉내 낸다고 손에 장갑도 안끼고 열심히 버무리건만, 늘 뭔가 빠진듯
허전한 느낌의 김치가 되더라고예. 아무리 제가 발버둥치고 날고 긴다해도, 그 긴 세월동안
한해 한해 쌓여만 갔던 엄마의 손맛은 절대 흉내 낼수가 없는것 같심니다.
그래서, 오늘은 방금 담은 김치 양념으로 좀 버무려서 밥 두 그릇씩 뚝닥~ 해 치웠심니다.
"아~ 오늘은 좀 땡기네~~" 우리집 사람들 평소에도 머슴 밥으로 먹는데, 거기다 땡기면......@@
그래도 타국에선 밥심이 최곤데, 맞지예?^^
양념은, 참기름 몇방울에, 설탕 조금, 식초 약간, 깨소금 뿌려서 손으로 마구 주물럭 거리면
완성~~^^ 기냥 생김치도 맛있지만, 친정집에선 특히 갓 담은 김치를 늘 이렇게 먹곤 했심니다.
오늘 엄마의 생김치 무침이 생각이 나서 함 무치 봤는데, 첨 먹어본 우리 가족들,
"김치를 이래 양념도 해서 먹나?? 신기하네??!! 근데, 땡긴다 오늘은......"
마구 땡긴 울 식구들 한 밥통 다 비우고 지금 배 뚜드리고 저래 다 누워 있네예~~
먹은 김치와 밥이 다 한쪽 눈탱이로 몰리던지, 옆구리로 다 몰리던지... 안 그러겠냐고 운동 좀
하라고 해도 "괘안타 마~~" 그러네예. -.-;;;;;
그나저나, 저는 먹은기 다 양쪽 가슴으로 몰맀으면 하는 바램인데...=33=333=====3333
감싸 합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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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린
'05.1.5 9:59 PM저녁먹은 배가 아직 안 꺼진 저도
이 사진 보고는 침이 줄줄 흐릅니다.
저도 고등학교 졸업때까진 부산에서 살았는데
그 땐 부산도 겨울엔 참 추웠던 것 같아요.
저의 아버지가 이북분이시라 겨울엔 김치말이를 좋아하셨거든요.
마당에 김장독 묻어두고 살얼음 낀 김치국물에
김치말이를 해서 덜덜 떨면서 먹던 기억이....^^
아울러 혜진님 바램대로 되시길...ㅋㅋㅋ2. lyu
'05.1.5 10:31 PM우리도 갓 담은 김치는 겉절이 처럼 찢어 참기름을 쳐서 먹었지요.
어른들이 옛날에는 채독을 염려해서 생야채는 꼭 참기름에 버무렸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네요.
기억이 맞나?
근데 우리딸이 안 익은 김치를 좋아하는데 꼭 금방 담은 김치에 참기름을 쳐서 먹지요.그것도 노란 고갱이만 골라서......
정말 밥 두 공기 먹게 생겼네요.
밥 잘 먹는 식구들, 복뎅입니다요 ㅋㅋㅋ3. 김혜경
'05.1.5 11:37 PM마음은 서울에 있을텐데..어찌 밥해드시면서 사는지...
4. cocomom2
'05.1.6 12:28 AM저두 잠원 국민학교 입니다~~~(저요!저요! ㅋㅋㅋ저짐 손들었어여^^)저보다 선배님이신거는 같은데 너무나 반갑습니다...*^^* 항상 올리시는글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올리시는 음식 사진마다 입에 침 가득 고이구요^^ 따라해볼수 있는건 따라두 해보는데 띠깜님 만큼의 솜씨는 못하지만 저 나름대로는 너무 맛있어서 감격하구여 ㅋㅋㅋ 정감있는 글들이 참 좋으세요
5. 강
'05.1.6 12:54 AM잠실 주공아파트 4단지 지금 재개발중이라 싹 없어졌습니다.^^
6. 퍼랭이천장
'05.1.6 1:20 AM앗~~ 쌍문동이여?? 전 지금 거기서 초등학교에서 시집간 지금까지 쭈~~ 욱 살고 있어요..
근데 초등학교는 화계를 나오셨네요?? 멀리두 다니셨네요.... 반갑심더~~7. 김혜진(띠깜)
'05.1.6 7:46 AM다들 반갑심니다.cocomom2 님 잠원국민학교 동창이네예~~^^
강님~~! 잠실주공4단지가 없었 졌심니까? 우리가 그때 입주 1세대 였는데....
그라고 퍼랭이천장님! 맞심니다. 쌍문동 종점에서 그때 돈으로 50원인가 주고 버스타고
화계국민학교까지 다녔지예. 여름엔 쌍문동 그 계곡에(이름은 잘 기억 안 나지만) 놀러
많이 다녔고, 그 계곡에 '그린파크'라는 놀이 동산도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화계국민학교 옆에 야구로 유명한 고등학교가(신일 고등학교???) 있었던것 같고예, 하필
같은 동네에 리라국민학교가(노란색 병아리 교복) 있어 기가 좀 죽긴 했지만, 그래도
화계국민학교가 고때만 해도 수영장도 있었고 좋았던것 같심니다. 쩝~~!!
서울에서 살던 때 생각이 많이 나네에~~^^8. 김혜진(띠깜)
'05.1.6 7:59 AM맞다~~ 그때(국1때) 차비가 50원이 아니었고 15원 이란 생각이 번뜩 드네예.
1974년 경이니 15원인게 맞는것 같심니다.^^9. 치즈
'05.1.6 11:51 AMㅎㅎㅎ
가슴으로 몰리도록 기도 드리겠습니다. ㅎㅎㅎ
익은 김치 안먹는 아들을 위해서 생김치 무침을 할까요? 말까요?10. 아네모네
'05.1.6 3:05 PM혜진님의 요리 솜씨가 친정 엄마로 부터 나왔군요?
다양한 메뉴로 많은 학생들의 급식을 감당 해내시길래..어디서 요리를 배우셨나? 생각 했시유.
저도 김치를 넘 좋아해서..김치만 있어도 밥한그릇은 뚝딱 ..히히 ^-----^ 아니 그 이상도..11. 정겨운 밥상
'05.1.6 5:38 PM반갑네요.,..저도 친정이 잠실이예요,,장미아파트 살다..미성에..쭉욱살고 잇읍니다..제동생이 잠원국민학교를 나왔죠,,,전,,죽어도 전학안한다고,,버티고버텨...염광여중을 나왔죠....반갑네요,,,새삼...그린파크만인가요..드림월드??정확히 생각 안나지만...저희도,,어릴적 여름에 우이동 계곡도 마니 갔었죠,,,, 4단지 철거되는거 보고 저도 이리로 왔거든요,,,4단지 추억많은데...암튼 건강들 하세요,,,
12. 김혜진(띠깜)
'05.1.6 6:10 PM맞심니다. 우이동 계곡....^^ 그 계곡에 발담그고 그랬었는데.....
치지님 이하 아네모네님, 그라고 정겨운 밥상님~~ 반갑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