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에서 한가한 시간이 82를 뒤적거리다가 문득 예전에 본 엔지니어님의 낙지파전 과정샷이 생각나더라구요.
제가 원래 파전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파 머리부분이 넘 두꺼워서요) 그 사진을 보면서 쉬운것 같은데도 넘 맛있어 보인다 했던 기억이 났거든요.
신랑도 없는데(넘 바빠서 월욜에 출근해서 여태 집에 못오고 있습니다요) 집에서 혼자 그걸 부쳐 먹자니 좀 그래서 친정에 가서 해먹기로 결정했죠.(울 집서 걸어서 10분 거리)
전화를 해보니 울엄마 마침 몸살이 나셨다는군요.
결국 파전과 저녁밥까지 떠맡기로 하고 퇴근길에 홈플러스에서 깐쪽파 한단, 주꾸미 한팩(팔고 있는 낙지가 넘 커서 부침개에서 겉돌까봐 주꾸미로 샀어요), 콩나물밥 재료를 사가지고 친정으로 갔어요.
지난주에 어학연수 갔던 막내 남동생에 캐나다에서 1년만에 돌아왔는데 요즘 공부한답시고 친구들도 잘 안만나고 학원만 갔다가 밥도 꼭 집에서 먹는다더라구요.
그 막내 남동생이 좋아하는게 돼지고기랑 당근이랑 콩나물을 넣고 한 콩나물밥(채소밥) 이랍니다.
집에 도착해 보니 아빤 소파에서 테레비 보고 계시고 엄만 여동생방 침대에서 전기장판 깔고 땀 낸다고 끙끙대고 계시더이다.
앞치마 두르고 뚝딱뚝딱 하다보니 허거덕 계란이 없지 뭡니까.
마침 막내 남동생이 집으로 전화를 했기에 들어오는 길에 계란 한줄을 사오라고 시켰지요.
엔지니어님 레시피와 달리 한게 있었다면 베이컨을 넣으면 좋다고 하셨는데 친정집엔 베이컨이 없어서 콩나물밥에 넣고 남은 다진 돼지고기를 조금 넣었구요, 파는 엔지니어님보다 좀 더 넣은듯 싶은데 잎부분만 새끼손가락 길이 정도로 썰어서 넣었어요.
글구 당근은 깜박 잊구 빼먹었구요, 들기름이 없어서 올리브유로 부쳤습니다.
간은 야채에는 국간장 밥숟갈 두개랑 참기름, 후추가루 넣었구요, 저는 베이컨을 넣지 않은 관계로 싱거울까봐 밀가루 반죽에도 소금을 조금 넣었네요.
재료 준비가 끝나서 얼큰하게 무국 끓여놓고 콩나물밥 안쳐놓고 드뎌 파전을 부쳤습니다.
한장 부쳐놓고 아빠 먼저 맛보시라고 갖다 놓으면서 찢어진 옆부분을 좀 먹어봤는데 넘 감동했어요.
이렇게 맛있을 수가!!!!!
다 부치니 크게 세장 나오더라구요.
너무너무 맛있는데 마침 밥도 다 되어서 밥 먹느라고 파전이 좀 남았어요.
아까워서 눈물 흘렸답니다. 뜨거울때 먹어야 맛있는데 다음날 먹으면 맛이 덜할까봐서요.
다른 식구들도 다들 넘 맛있게 먹었는데 저녁 먹을때 같이 먹은거라 좀 양이 많았나봐요.
막내 남동생은 자기 좋아하는 채소밥이라구 평소 밥 한공기도 다 못 비우는 녀석이 대접으로 두대접을 먹더이다.
설겆이는 엄마가 굳이 하신다기에(제가 임신 6개월이라 힘들어보이셨나봐요) 커피만 끓여 드리고 집으로 왔어요.
집에 오는 길에 신랑에게 전화해서 이러니저러니 얘기를 하면서 파전이 정말 환상이라구 어디다 빨랑 자랑하구 싶어 죽겠다고 했더니, 자기가 낼은 집에 들어갈테니 꼭 해달랍니다.
안그래도 주꾸미 한팩에서 반이 남아서 한번 더 해먹으려구 제가 싸왔걸랑요.
오늘도 퇴근길에 쪽파 한단 사다가 파전 부쳐야겠어요.
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엔지니어님의 낙지파전 강추예요!!!(사진 없네용)
SilverFoot |
조회수 : 3,067 |
추천수 : 3
작성일 : 2005-01-05 14: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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