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이 남편과 제가 결혼을 한 32주년 기념일이었답니다.
육지에 살고 있다면 일부러 여행계획을 짜서
이곳 제주도로 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슬며시 웃음이 났습니다.
제주도는 아무리 멀어야 1~2시간이면 동서남북을 모두 갈 수 있다지만
제주에 살아보니~ 차로 20분이 넘으면 넘 먼거리랍니다.ㅎㅎ
처음에는 이곳 제주민들 얘기에 머리를 갸우뚱 했었는 데
저도 이젠 제주도민이 되었는 지 그 말이 아주 실감이 나곤 해요^^
새벽여행으로 제주사진작가로 유명하신 고 김영갑선생님이 가장 많이 찾았던 곳으로 알려진
용눈이 오름과 비자림을 돌고 와서 성산포에서 먹은 아침밥이얘요^^
20년 역사를 가진 맛집으로 유명하다는 성산포뚝배기집을
찾아 들었는 데....식당문 앞으로 턱하니 앉은 성산일출봉의 풍광은
너무도 멋진데...뚝배기 맛은 그냥...
너무 기대를 한 탓인지! 특별난 맛보다는 그저 먹을만 하였다는
아쉬움이 솔직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거금을 주고 먹은 갈치구이가 아주 맛났습니다.
두토막에 18,000원이니~ 한토막에 9,000원하는 갈치구이입니다. 헉^^!
아침밥까지 잘먹고 집에 도착하니
정오를 아직도 20분이나 남겨 놓고 있더라구요^^
새벽여행으로 짐짓 피곤한 다리를 뻗고 그날의 여행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서울에서 일부러라도 제주여행 왔다 셈치고~
제주도에 살고 있으니 먼거리 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새벽같이 일어나 머나먼 용눈이오름을 가기로 했답니다.
새벽4시에 기상하여 5시쯤 집을 나섰는 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려 6시 23분의 일출시간을 맞추느라
아주 힘든 오름산행을 하였습니다.
5시 50분쯤 용눈이오름 주차장에 도착을 하였는 데 동이 트기 시작한데다가
출사나온 차들로 보이는 몇대의 자동차가 더 마음을 급하게 하였지요^^
헐떡이며 올라가서 삼각대 설치하자마자~
성산일출봉으로 해가 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일찍 여유있게 도착을 했으면 이리 저리 포인트를 잡아 보았을텐데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내 생전에 처음으로 오여사로 일커르는
오메가 촬영을 하는 호사를 누렸답니다.ㅎㅎ
이렇게 급작스런 일출촬영을 마치고 나서 오름 주위를 둘러보니~
가을 아침의 부드러운 빛들이 너무도 환상이더군요^^
가을 아침햇살에 들판가득 핀 스컹크가 붉은 빛으로 유혹하고....
용눈이오름에서 건너다 보이는 곳에 위치한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도 너무 정겨워 보이더군요!
성산일출봉과 우도 왼쪽으로 보이는 풍광입니다.
아직 오름의 초보라서 다른 오름들의 지명을 다 알고 있지 못하여
그 이름까지 소개를 하려면 내년이면 가능할런지 모르겠네요~ㅠㅠ
용눈이오름 정상부근의 산책로에도 가을이 벌써 이렇게 물들었어요~
용눈이오름은 그리 가파르진 않치만 바삐 올라 가느라 숨이 턱에 차서
이 산책로에서는 숨을 고르기가 아주 적격이었다지요^^ㅋ
순식간에 떠오른 태양은 이제 중천에 떠올라
온 산야를 밝히고, 아침의 신선한 바람과 함께 어우러져
가슴 저밋한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오름을 뒤덮은 풀밭사이에서 가을 들꽃들도 들다보고
이제 하산을 서둘렀습니다.
오름등성이 건너편으로 함께 일출을 찍던 진사무리들이
내려가는 모습이 보이네요~
이렇게 우리 부부도 휘적휘적 내려 서는 데....
저보다 더 늦게 도착한 진사분들 아쉬움에 인사를 하며 올라갑니다.
지난 어느날 이 용눈이오름 출사때
주차장부터 짙은 안개가 끼어 한치 앞을 보질 못했었는 데...
오늘은 운좋게도 오메가 일출에 가을의 손짓까정 만나고 내려오는 길~
용눈이오름의 성큼 닥아선 황홀한 가을풍광에 젖어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용눈이오름을 내려와서 그 부근의
비자림을 산책도 하였는 데....
다음에 올려 놓겠습니다. 기대해 주실런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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