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년이 넘도록 살아온 육지를 떠나면서
제주라는 섬에서 내 아이들과 떨어져 내 혈육 하나 없이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입도날이 닥아 오면서 불안하였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만,
제주도로 입도한 지 6개월만에....이곳 저곳 특별난 곳으로 초대를 받기도 하네요~ㅎㅎ
이곳 82에서 알게 된 몇몇 제주 회원님들도 있긴 했지만,
이삿짐 정리하고 그 회원님들 집들이까지 계획을 하였었는 데
제주도가 넓다고 생각하기엔 좁고 좁다고 생각하기엔 넓은 곳이어서
제가 사는 동남부인 남원까지 모두 모여 오기가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어요~ㅠㅠ
그러던 중 제주도로 귀촌이나 귀농하는 카페모임에서 알게 된
회원님들과 교류를 하기도 하고...특히 지난 여름 서귀포농업기술원에서
밀감을 이용한 요리강습을 배우는 자리에서 서귀포시에 사는
몇몇 동생뻘 엄마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어 초대를 받게 되었다지요~ㅎ
서귀포 신시가지에 사는 엄마의 집입니다.
월드컵경기장 넘어 범섬까지 한눈에 보이는 정말 환상적인 곳이얘요~
이 집에 남편과 함께 초대를 받았습니다.
이곳에서 처가집 막둥이 아내를 둔 남편은
뒤늦게 형부라고 불러주는 처제도 생겼답니다.ㅋㅋ
그 너른 테라스 빨래대에는 감물을 드린 옷감들이 바람에 휘날리고
그 바로 옆에서는 그릴에 숯불이 지피어졌습니다.
그 숯불위에서 고소한 돼지껍질까지 붙은 제주도 돼지고기가 익어가고~
이날은 부부동반 초대였는 데, 초대받은 한 엄마의 남편이
강정포구에서 마악 낚시로 잡아 온 벵어돔으로 회도 뜨고
저렇게 소금을 뿌려 구어져 상에 오르기도 했답니다.ㅋ
이렇게 멋진 만찬으로 배를 불리우고는 남자들은 술을 서로 권하고
여자들은 커피를 한잔씩 들고 서귀포 밤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자니~
무한한 행복감이 가슴을 적셔 오더라구요^^
이후, 또 다른 초대를 받기도 했는 데...
음식솜씨가 좋은 이 엄마는 두번의 초대를 해 주었어요^^
근데 갈때마다 거창한 상차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은 월남쌈을, 한번은 저렇게 양잠피잡채를 하여 겨자소스로~
빈속에 자극적일까봐 미리 직접 빵을 구어 내고는 바로 저리 푸짐한 한접시를 내놓았는 데
몇명의 엄마들끼리 모여 이런 저런 이야기하며 간편히 그러나 든든히 먹는 데
너무 좋았습니다. 저도 이김에 간편요리 하나 개발하여 저렇게 부담없이 초대를
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죠!
양잠피잡채 레시피는 제가 정리를 좀 해 보았습니다.
재료: 양잠피1장, 오이1개, 당근 80g, 달걀 2개, 새우(중하)4마리, 물오징어 작은것 1마리,양파 1/2개
부추잡채: 중국부추 200g, 돼지고기 100g, 양파1/2개, 목이버섯5장, 간장1큰술, 소금1큰술, 참기름1작은술
만드는법:
1. 양잠피는 끊는 물에 넣어 4분정도 삶아 부드럽게 데친 뒤 바로 찬 물에
헹궈 먹기좋게 찍어서 준비한다.
2. 오이는 5cm 길이로 토막을 낸 후 겉껍질을 약간 벗긴 후 돌려깍이 해서 채썬다
당근도 5cm 길이로 토막을 내어 길이대로 폋평하게 썬 뒤 채썰어 준비한다.
양파는 채썰어 냉수에 담가 매운 맛을 빼고 채에 건져 놓는다.
3. 계란은 지단을 부처 같은 길이로 채썬다.
4. 새우는 머리를 떼고 내장을 뺀후 씻어 꼬치를 꿰어 삶아낸 후 꼬치를 빼서 2등분으로 포를 뜬다.
물오징어는 끊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5cm 길이로 가지런히 썬다.
5. 부추와 양파는 4~5cm 길이로 채 썰고 목이버섯은 찬물에 물려서 채썬다.
돼지고기는 채썰어 간장 다진마늘, 생강, 후추가루로 양념한다.
6. 팬에 기름을 넣고 뜨거워지면 먼저 얀념한 고기를 넣어 볶다가 나머지 야채를
모두 넣고 볶으면서 소금으로 간을 맞우처 부추잡채를 만들어 놓는다.
7. 큰접시에 5cm로 길이를 맞추어 준비한 오이, 당근, 양파, 계란,새우, 오징어를 색색이 가지런하게
돌려 담고 가운데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양잠피를 담은 뒤 잡채를 얹는다.
8. 갠겨자에 육수, 설탕, 식초, 소금 참기를을 넣어 겨자소스를 만들어
양잠피 잡채에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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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아침에 이런 저런 이야기들 사진과 함께
길~~게 다 썼다가 실수 한방에 다 날아가
지금 다시 정리을 하는 데 재탕으로 다시 쓰기가 좀 힘이 드네요ㅎㅎㅎ
다시 마음잡고 쓰는 김에
엊그제 용눈이 오름에 이어....비자림에 간 이야기도 함께 올려 놓을께요~
용눈이오름을 내려와 그 가까이에 있는 비자림으로 달렸습니다.
이른 새벽공기와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기분을 어찌 표현해얄지~~^^
마치 새가 되어 숲속을 나는 그런 상쾌한 기분이었답니다.
새처럼 날아서 도착한 너른 비자림의 주차장은 텅비어 있었고
이곳 비자림의 성인 매표요금이 1500원 이었는 데
아직 매표소 문을 열지 않아 그냥 무임통과를 하였지요~ㅎㅎ
비자림 입구를 들어서자 마자
제주, 세계7대자연경관 투포를 권하는 플랫카드가 눈에 띄어
남편과 함께 휴대폰을 눌렀답니다.
지금 혹시 제 포스팅 읽고 계신 중이시라면...핸펀 꺼내시고~
전화투표 하나 눌러 주십사~~부탁드립니다.
저 위에 사진속에 안내가 잘 되어 있지요? 감사 인사도 드려요~꾸우벅^^
사진으로 보아 왔던 비자림 입구에는
너무도 정갈히 공원처럼 꾸며져 있어서 약간 실망을 했어요~ㅜㅡ
입구부터 울창한 거목들 숲속을 거닐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비자림이 숲의 이름이라고 내맘대로 무식한 생각을 한 것이
조금..아니 많이 부끄러워지네요~크으~~!
비자림 입구의 대로변으로 걸어 나오시던
어느 할머니가 나무밑에서 무얼 자꾸 줏어 봉지에 담으시기에
막연히 도토리인가? 했는 데...그게 비자나무 열매였답니다.
아~! 그때서야 비자나무숲엘 와서 봉창을 두드렸구나 하며 챙피해졌답니다.ㅋㅋ
입구의 대로변을 조금 걸어 들어가니
제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울창한 숲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답니다.
비자나무열매를 줏던 할머니께 그 열매를 무엇에 쓰냐고 여쭈었더만,
그냥 열매향기가 좋다고 하시더니, 그야말로 숲속에서는
아주 비범한 향내가 스며 나오더라구요!
나중에 비자나무열매 효능을 찾아보니~
치질에 좋고 콜레스테롤을 저하 시키는 등...
한약재로 아주 좋은 열매이더군요^^
예쁜 흙길을 걸으며 우리도 비자열매를 줏어
냄새를 맡으며 바지주머니를 채우기도 하고...
나무의 꼭대기를 고개를 제끼며 바라다 보며 걸었습니다
그 울창한 숲길에서 아직 여름내음이 가득한 단풍나무도 만났답니다.
이 비자림은 관광명소로 오래전부터 자리를 했나 봅니다.
들어가는 길과 나가는 길이 다르게 안내가 되어져 있고
숲은 윈시림같은 데 걷는 길은 조성된 공원처럼 잘 가꾸어져 있더라구요^^
그 모습이 자칫 인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데
워낙 울창한 원시림으로 뒤덮혀 전혀 어색하지가 않았습니다.
산책로 군데 군데 식수를 먹을 수 있게 해 놓았고 그 주위에는
나무벤취를 놓아 쉼터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어쩌면 이른 새벽에 이곳을 걷게되어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이어서, 가꾸어진 산책로가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느껴졌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산책할 시...이 숲속을 걷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고
입구에서 만난 할머니외에 한쌍의 젊은 부부를 스친 것이 사람을 만난 전부였으니,
숲속의 고요함과 숲이 내뿜는 정기의 신선함을 우리 부부만이 오롯이 만끽을 하였답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할 때 떨어진 고운 단풍잎을 밟으며
시몬...너는 좋으냐? 낙엽밟는 소리가....하고 읊조리면 너무 잘 어울리겠죠?
숲의 언덕으로 아침햇살이 찬란하게 내려오고 있습니다.
굵은 나무둥지 밑으로 깔린 연두색 카펫, 이 또한 환상입니다!
나무 어깨위로 따사로운 아침햇살을 드리우고 서 있는
비목도 만났습니다.
잘 알려진 가곡의 가사때문인 지 어찌나 처연해 보이던지...요...!
제주도 내려와서 몇몇의 휴양림과 숲길을 걸어 보았지만
이 비자림은 또 특별한 느낌으로 기억될 듯 싶습니다~
이 근처에 산다면 매일 아침 한 두어바퀴씩 산책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지더라구요^^
이렇게 이른 아침의 숲속길을 거닐며
몸과 마음가득 초록빛으로 채우고는, 이른 새벽길 오름과 숲길을
걷느라 허기진 배를 채우러 성산포로 나왔답니다.
성산포뚝배기에서 아침밥 맛있게 잘 먹고 식당문을 열고 나와서~
삼각대랑 무선리모콘 차에 두고 내렸기에
돌맹이에 사징기 올려놓고 32주년 결혼기념사진 한방 찍었다죠!ㅎㅎㅎ
제주에 사는 이유로 아주 특별나게 새벽여행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직도 정오가 되려면 20분이 더 있어야겠더라구요!
이렇게 제주도에 사는 특별난 결혼기념여행을 오전중으로 마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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