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파가 세단에 오천원 한단에 이천원이랍니다
시간이 없는데도 발길이 멈춰집니다
짝퉁 주부가 빙의되었나봅니다
한단을 사서 부리나케 집에 가져다 놓고 다시 가던길을 갑니다
오늘은 병원가서 결과를 보는 날이거든요
선생님께서 골반에 이상소견이 ..하시는데
식은땀이 순간 쫙!!났습니다
선생님이 제 골반을 한참 만지시는 와중에 정신을 가다듬으니
얼마전 골반뼈를 손목에 이식한다고 만졌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저기 이러저러~~ 아하!!
찰라를 지나며 주치의도 저도 활짝 웃었습니다
서로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잖아요를 동시에 말합니다
돌아오는 길 다리가 풀려서 고생했네요^^;;;
집에 오니 벌써 일곱시가 가까워옵니다
그냥 자리에 쭉 뻗어 눕고싶었으나
아까 사둔 파한단이 뒤를 당깁니다
신문을 깔아놓고 다듬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일이란 이렇게 좋은 것입니다
쌀가루를 풀어 끓여 양념을 버무려두고는
액젓에 뿌리만 담궈놓았던 파를 버무려 차곡차곡 담았습니다
마치 잔고가 넉넉한 통장을 들여다보는 마음입니다

그중에 가는파 한줌 남겨 둔걸로
오랫만에 내리는 가을비소리를 들으며 아침부터 기름냄새를 풍겨봅니다
아들이 아침에 한장뚝딱먹고 나가네요

어제 마트에 갔다 오랫만에 고기를 사왔습니다
점심때 집에와서 고기 먹겠다는 아들이 곁들여 먹게
겉절이 거리도 물기빼서 준비해둡니다
들기름에 살살 버무려 두고 간장 식초 설탕 고추가루 깨 동량으로 섞어 따로두었습니다
이렇게 해놓으면 제가 없어도 고기구워 잘먹습니다

친구가 챙겨준 잘디잔 멸치 오징어?새끼가 냉장고를 뒹굴고 있더군요
채에 받쳐 털어보니 나가는게 많습니다
아몬드랑 같이 기름에 튀겨 설탕만 조금 넣고 버무렸습니다
마치 과자같습니다
밥비벼 먹어도 맛있어요

강화에서 사온 고추부각도 튀겨 소금 설탕넣고 까불려 둡니다
통에 담아놓고 나머지 설겆이하며 줏어먹은게 반이 넘네요
맛있게 매운것이 제입엔 딱입니다
올해는 고추부각을 하지못한 아쉬움을 이리 달랠밖에요

오랫만에 주방에 서서 주부놀이를 하고 있자니 일상의 작은 일들이 주는 기쁨이
참 감사하네요
제게 앞으로도 이런시간에 잦아지기를 소망하며
기분좋은 가을비내리는 소리에 귀기울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