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식구님들,
집안에서 돌밥돌밥하시면서 잘 지내고 계십니까요~!!
평범했던 일상이 너무나 그리운 요즘이네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하는 요즘,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왜이리 더 많은지 모르겠어요.
보고싶은 마음을 참고, 서로 멀리서 지켜주기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솔이네 네 식구, 아니 엄마까지 다섯 식구갸 걑이 밥해먹은 이야기 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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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님들도 한번 장보시면 이 정도는 보시잖아요 그쵸?
집에 요즘 핫한 감자나 고구마 한박스씩도 있으시구요. ^^
주말에 장본 재료들로 멸치육수를 진하게 내서 칼국수를 만들어 먹었어요.
저는 육수를 낼 때 넣었던 다시마를 채썰어서 고명으로 얹어요.
막내가 배고프다고하면 간식으로 만두도 구워주고요.
아, 맥주는 제겁니다. ^^
장보러 하나로 식자재 매장에 자주 가는데
대용량 냉동 닭다리를 두 봉지 사다 쟁여놓고 이런저런 음식을 해먹어요.
황기랑 인삼, 대추랑 통마늘을 듬뿍 넣고 삼계죽을 끓였는데,
친정엄마, 남편, 저, 큰 녀석, 작은 녀석, 이렇게 다섯이서
각각 닭다리 세개씩 먹도록 했어요.
정해진 다리보다 더 먹으면 안돼요.ㅎㅎㅎ
그런데 엄마가 더 드신다면 제게 배당된 닭다리를 내드려요. ^^
찹쌀을 한시간정도 푹 불려놨더니 쌀알이 푹 퍼져서 식구들이 맛있게 먹었답니다.
닭다리를 해동시켜서 간장찜닭을 만들었어요.
물1컵, 간장1컵, 설탕 약간 빠지는 1컵, 다진마늘, 생강, 후추, 맛술 조금을
넣고 끓이다가 고구마랑 양파, 마른고추 등을 넣고 졸여주었어요.
짭짤하면서 달콤한 고구마 닭다리조림이에요.
엄마는 고구마가 참 맛있다면서 잘 드셨답니다.
닭다리조림도 각각 닭다리 세 개씩 배당이에요. ㅎㅎㅎ
어느 날엔 닭다리 볶음탕을 얼큰하게 만들었어요.
냉동실에 떡볶이떡이 남아있길래 그것도 같이 넣었더니
엄마가 떡이 제일 맛있다고 하시네요.
(아니, 우리엄마는 왜 주재료보다 부재료가 더 맛있다는 거지???
생각해보니, 내가 미용실에 다녀오면 뒷통수가 참 예쁘다고....)
제가 사랑하고 참 좋아하는 대학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작년에 많이 아팠어요.
지금은 다 나았고 관리도 잘하고 있지만 아직도 병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든요.
요즘 시국이 이렇다보니 만나지도 못하고... 서로 애틋한 마음만 한가득인데...
며칠 전에 서로 카톡을 하다가 그 친구가 쓸쓸하고 외롭다고 하는 거에요.
반찬이라도 몇 가지 해가지고 가서 전해주고 만나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하고...
그래도 일단 집에 있는 재료를 털어서 닭조림도 만들고, 동그랑땡도 만들고
무생채도 무치고, 마약계란이랑 양파절임도 만들었어요.
그리고 무작정 남편한테 친구가 사는 미사로 가자고 했지요.
친구가 사는 동네에 거의 도착할 즈음, 친구한테 전화를 해서 정문에 나와있으라고 하고
어리둥절해 하는 친구를 만나서 반찬을 건네주고 얼굴만 보고 왔어요.
드라이브 스루로 반찬만 전해주고 서로 마스크 낀 채로
얼굴만 보고 왔으니 이 정도는 괜찮은거죠? --;;
이 시국이 하루빨리 진정되고 친구와 웃으며 만날 수 있게 될 그날을 기다립니다.
아, 또 며칠 전에는 솔이친구엄마(=프리지아 멤버=승민엄마)의 생일이었어요.
승민엄마는 3년전에 친정엄마가 뇌출혈로 쓰러지셨는데,
엄마 살피느라 너무 애쓰고 있어요.ㅠㅠ
친정엄마때문에 늘 바쁜 승민엄마가 생일날에 미역국이나 먹을까 싶어서
새벽같이 일어나 미역국을 끓이고 동그랑땡이랑 호박전을 부쳤어요.
생일에는 동그랑땡 아니겠습니까~ ^^
미역국 한솥이랑 뜨끈하게 부친 전도 드라이브 스루로 집앞에 몰래 놓고 왔어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지만 미역국이 너무 무거워서요.ㅜㅜ
지난 번에 아버지께서 계신 요양원이 면회금지라는 말씀을 드렸었죠.
그래서 얼굴도 직접 뵙지 못하고 사무실에서 CCTV로 아버지를 보고 왔는데,
이제는 사무실도 들어갈 수가 없고 요양원 문앞에서 복지사분만 만날 수가 있더라구요.
며칠 전에 복지사분께서 보내주신 사진 속의 아버지가 너무 마르셨더라구요...
뵙지는 못하지만 반찬이라도 챙겨드려야겠어서
지난 월요일에 장어랑 갈비를 구워서 작은 반찬통에 담고
딸기랑 포도를 씻어 큰통에 담아서 요양원에 가져가 드리고 왔어요.
복지사분께서 아버지랑 영상통화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우리 아버지랑 얘기도 잠깐하고 맛있게 과일도 잡수시는 모습도 잠시 봤어요.
내일도 장어랑 전복 조금씩 구워서 요양원에 드리기만 하고 빨리 오려구 해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몸은 멀리, 그러나 마음은 가까이" 라죠.
사랑하는 82님들, 솔이엄마한테도 가까이 마음을 보내주세요.^^
힘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