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님들, 즐거운 추석되셨어요?
아니면 일이 많아서 피곤하고 힘드셨나요...
부디 가족이 모두 함께 즐거운 추석명절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저도 추석당일, 점심에는 시어머니께서 저희 집으로 오셔서 함께 식사를 했고,
오후에는 친정으로 가서 친정부모님들, 동생네 식구들, 고모네 식구들과 오붓한 시간을 가졌어요.
아직 추석연휴가 많이 남아있어서, 과연 이 시간들을 어찌 보내야 할까 고민하던 와중에,
솔이네집 추석 보낸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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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시댁은 차례를 지내지 않고, 시댁식구로는 시어머님밖에 안 계셔서
시어머님께서 매년 명절마다 저희집으로 오시는 편이에요.
그래서 매번 명절에 어떤 음식을 차릴까 궁리를 많이 한답니다.
궁리를 한다고 해도 매번 그 밥상이 그 밥상이긴 하지만요.^^
추석 전날에 명절 분위기 내보려고 동그랑땡과 꼬지전을 만들고, 밑재료들을 다듬어 놓은 다음
남편과 작은아이랑 마을버스를 타고 일산장으로 구경 갔었어요.
작년 추석에 일산시장에 왔다가 여자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작은 횟집을 알게 되었거든요.
저녁도 먹고 소주도 한잔 할 겸 도다리 세꼬시를 시켰어요. 밑반찬으로 다진마늘과 다진고추, 참기름이 듬뿍
올려진 명란젓이 나왔는데 짭짤한 것이 소주안주로 너무 좋은거에요!!! ^^
도다리 세꼬시를 깻잎순 위에 올려주셨는데 향긋하니 좋았어요.
맛있다고 먹다보니 양이 부족하여 우럭 중자를 더 시켜서 막막 먹고...
다이어트 폭망했쓰요...ㅠㅠ
추석 당일날 아침, 점심상을 차리기 위해서 일찍부터 부지런히 움직였어요. ^^
오늘의 메인음식은 불낙전골이라, 냄비에 양념된 소고기랑 버섯, 채소,
소금으로 박박씻은 낙지를 얹고, 다시마와 무를 넣고 끓인 육수를 부어주었어요.
전골이 부글부글 끓을 때, 낙지를 가위로 자르고 개인대접에 담아서 냈더니
식구들이 슴슴하고 시원하다며 맛있게 잘 먹었어요.
불낙전골과 함께 황태구이, 닭봉구이와 새싹채소, 콩나물무침, 오징어초무침,
도토리묵, 연근조림, 멸치고추볶음, 동그랑땡, 마늘쫑 무침, 깍두기 등을 차려냈어요.
반찬을 준비하면서 어머님께 싸드릴 반찬을 따로 담아두었어요.
혼자 사시는데 자주는 못 챙겨드리고 이렇게 기회가 될 때마다 조금씩 챙겨드린답니다.
저는 소소한 반찬을 챙겨드리고, 어머님은 저에게 진심담은 마음을 전해주시죠.
시어머님이 댁으로 돌아가시고 나서 친정으로 향했습니다.
친정에는 이미 동생네 식구들과 고모네 식구들이 와있었어요.
친정엄마가 차려내신 푸짐한 음식을 앞에 두고,
오랜만에 만난 고모네식구들과 안부를 물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답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봉지봉지 엄마가 싸주신 과일이며 반찬이 한가득입니다.
고사리나물, 홍어무침, 더덕무침, 산적고기, 북어찜, 도라지나물 등을
반찬통에 정리해서 냉장고에 넣었어요. 엄마가 해준 반찬 먹으면서
한동안 반찬 만드느라 바쁘지 않겠고, 엄마생각도 더 하겠네요. ^^
제가 만든 쫀득한 연근조림은 시어머니께 싸드리고,
친정에서 친정엄마가 만든 아삭한 연근조림을 받아왔습니다.
연근조림이 돌고 돌듯이, 인생이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
추석 즈음이 되면, 꼭 10키로짜리 사과 한박스를 선물하는 시스터(친한 동네엄마^^)가 있어요.
저는 늘 받기만 하는 것 같아서 이번엔 저도 뭔가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친정이 없는 그 시스터를 위해서, 엄마에게 비법을 전수받은 깍두기를 담갔어요.
엄마의 비법은 별다른 것은 없고, 깍두기를 절일 때 소금 한 주먹과 뉴수가! 반숟가락을 넣는 것이어요.ㅎㅎ
잘 절여진 무에 고춧가루와 다진마늘, 생강, 매실청, 까나리액젓을 넣고 버무려서 익혔는데
다행히! 쨍하고 맛있는 깍두기가 되었어요. ^^ 깍두기 선물 완성~^^
아이들 챙기느라 늘 바쁜 그 친구를 위해서 반찬도 몇가지 준비했지요.
소고기 장조림, 깻잎전, 묵은지된장지짐, 마늘양파장아찌, 오이생채, 마늘멸치볶음 이렇게요.
깍두기랑 함께 놓고 사진을 찍어보니 생각보다 푸짐했어요.
추석 전전날 아침, 간단한 쪽지와 함께 반찬들을 그 친구집앞에 살짝 놓고 왔답니다.
늘 반찬때문에 걱정이라는 그 친구가 단 하루만이라도 반찬걱정 안하길 바라면서요.^^
어렸을 때는 잘 몰랐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주는 기쁨을 느낍니다.
이런 마음, 82에서 많이 배웠어요.
마음 따뜻한 분들이 많으신 이 곳,
82cook식구님들, 보름달의 정기를 받아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