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하반기 첫 주말이네요.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쏜살같이 사라지고 이제 남은 절반.... 어떤 시간들로 내 삶을 채울 것인지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
후덥지근했던 토요일
그리고 시원하게 쏟아붓는 일요일... 어제보다 한결 살 것 같기도 하고, 꿉꿉해서 좀 찝찝하기도 하고....그런 일요일 오전입니다.
어제 토요일 아침엔 이주 가량 냉장고에서 꿋꿋하게 살아 남은 밤호박 반통의 진로를 드디어 결정했습니다.
갑자기 최고의 사랑에서 독고진의 대사가 귀에 들리는 건 뭘까요?
이 집에선 감자는 안 죽여. 감자는 키우는거야
뭐 이런~
하지만 전 단호박.... 껍질 벗겨 잘게 썰어 물에 삶기로 결정~
냉동실에서 오미자도 꺼내 끓여 식힌 물에 투하~
오미자는 냉침으로 우려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갈증이 많이 나고 피로가 심해지는 여름철에 특히 좋은 음료로 알려진 오미자는 냉침으로 붉은 빛이 곱게 하루동안 잘 우려낸 다음에 마시면 좋습니다.

단호박 팔팔 삶은 다음에 바로 불 끄고.... 도깨비방망이로 윙~~~돌린 다음에
불에 다시 올려 찹쌀가루 적당히 넣어 농도 맟춘 다음에...
푹 삶아진 팥이나 강낭콩을 넣어 단호박죽을 끓입니다.
아침으로 먹을 거에요.

찹쌀가루 익반죽해서 경단을 만들어 넣으면 더 좋은데..어제는 주방 정리하면서 죽 끓이느라 찹쌀 옹심이는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시간 여유가 있으시다면 옹심이 꼭 만들어 끓이세요. 훨씬 맛이 좋거든요.

죽에는 물김치가 궁합이 잘 맞습니다.


아침에 죽을 먹인터라..혹시나 배 고프다고 할까봐 아침 먹자마자.... 감자 껍질 벗겨..... 넉넉히 삶아 식탁 위에 올려 놓았어요.
혹 배고픈 이..맘대로 집어 먹으라는 배려~~~ ㅎㅎㅎ

점심은 고실고실한 하얀 밥을 지어 김밥을 쌀까 합니다.
계란부터 부치고......
기포를 빼주고 고루 부쳐야 하는데 ...뭐가 급했는지 그냥 했네요....ㅎㅎ

고실하게 지어진 밥은 단촛물이나 참기름+소금+깨소금으로 간을 해서 식히고...

김밥 소에 들어간 어묵도 시금치 데친 다음에 넣고 살짝 데쳐 식품첨가물을 빼주고..

김밥에 들어갈 단무지가 잘게 썬 압축 단무지밖에 없는지라 같이 구색 맞춰 오이도 채썰어 살짝 소금간하여 짜 놓고..

데친 어묵은 고추가루, 엿장 조금 넣어 계란 구운 후라이팬에 살짝 볶고..


단무지는 세척하여 짜 낸 다음에 깨소금과 참기름을 넣고 무치면 좋아요.

그렇게 해서 준비된 김밥..고기와 참치통조림을 안 먹는 저를 위한 김밥 소입니다... ㅎㅎㅎ
대개는 고기나 참치를 준비하여 두가지로 준비하는데 오늘은 그냥 이렇게....

김밥은 아무래도 목이 메이니깐 국물이 있는 것이 좋아 아이들은 라면을 끓여달라고 하기도 하는데
오늘은 김밥 말면서 한번 물국수 삶기까지 해봅니다...
역시 무리입니다... 두가지를 동시에 하는 것은....ㅠ.ㅠ
국수가 좀 퍼지네요... ㅎㅎ

그렇게 해서....김밥과..

약간 퍼진 국수를 함께 먹습니다..

저녁은 베어컨과 스크램블 에그, 양배추, 토마토를 준비해서 빵먹고 싶은 이는 빵을...
밥 먹고 싶은 이는 밑반찬과 밥을...
이도 저도 싫다는 이는 감자를 각각 먹고...
토요일 주방 영업 마감~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늘 일요일...
이른 시간부터 영업 개시하는 주방...
주말이건, 주중이건..한결같이 일찍 일어나는 습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지라..... 일요일 아침에도 5,6시엔 어김없이 주방 불은 켜지네요.
오늘은 비도 오고 그러니깐 콩나물김치국밥 끓이면 좋을 것 같아요.
다만 고기 매니아인 아직은 성장기라고 믿고픈 아이을 위해 고기 반찬 한가지만 준비해서리~

믹서기에 통 스테이크 고기와 양파 반 개를 썰어 넣고 갈아 버립니다.


곱게 갈린 고기에....

홈메이드 빵가루, 후추, 홈메이드 마늘가루를 넣고....

던지고 손가락사이로 바락바락 치대고 끈기있게 고기를 반죽합니다.
이런 상태로 매끈하게..

그런 다음에 채썬 깻잎을 넣고 다시 한번 살짝만 섞어주면 끝~

담주 밑반찬으로.... 무말랭이를 무쳐 놓을까 싶어서..... 팔팔 끓는 물로 한번 세척하여 베보자기에 싸서 돌멩이로 눌러 놓았어요.

그리고 나선.... 국밥 끓일 국물은 냅니다...
멸치 넣어서...

대개 좋은 멸치는 이렇듯 조금만 넣어도 노랗고 투명하면서 진한 멸치국물은 내줍니다.

이 멸치 국물에 뭔가를 더 넣어주었더니만 훨씬 진한 노란색이 되었네요.
뭘까요?
그거슨...... 3킬로 콩나물 사다 원도 한도 없이 먹는.. 바로 콩나물의 힘입니다...
콩나물 3킬로...... 한번씩 잔뜩 씻어서 국물은 아주 조금 붓고 콩나물을 데쳐서..... 데친 콩나물은 식혀서 냉장고에 담아 놓고 이런 저런 요리에 활용하고(예을 들어 콩나물부침개, 콩나물샐러드, 콩나물과 다른 야채의 무침 등등...)
국물도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국물요리에 활용하면 아주 시원하니 좋습니다.

국물은 준비되었고...
이젠 맛있는 김치가 필요하겠지요?
국밥엔 아무래도 김장김치같이 깊은 맛이 나는 김치가 좋습니다.
작년 김장 김치 한포기와 무를 꺼내 썹니다.

김장 김치... 팔팔 끓는 물에 투하~

국밥과 함께 준비해 줄 고기 완자도 빚어 놓고...

후라이팬에 엊그제 먹다 남은 콩나물 부침개 반죽도 부치고.... 고기도 한 후라이팬에서 사이좋게 부칩니다.
한쪽에선 국밥이 끓고 있고..

김치가 어느 정도 익으면.... 식은 밥도 넣고.......
한 소큼 끓으면 떡국 떡도 넣고...
마지막으로 데친 콩나물도 넣었습니다.

그래서 해서 차려진 아침 밥상...
작년 김장김치와 김치 속에 박아 놓은 아삭아삭한 무.. 한접시..

그리고 비오는 날 좋은 부침개와 고기 완자구이..
먹을 때 데리야끼 소스 뿌려 주었어요.


비오는 일요일 아침이...참 정겹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일요일 아침 밥상~

모두 비 피해 없이 편안한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