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한국에 피난도 갔었으나, 하던 공부 그만 둘 수 없어 컴백한지 한달 되었다.
돌아와보니, 이곳은 걱정하던게 억울할 정도로 평온하다.
마트에 삼다수가 수입되어 들어오길래, 볼때마다 집어다 쟁였더니, 어제 세보니까
51병이었다... 하하하 ^-^
코딱지만한 방 한 켠이 죄다 생수다. 훗훗훗...아..지금 이얘기하러 온게 아니지..
죄송하다..
본문 가겠다.
2005년도에 키톡에 처음 글을 써보고,
2009년에 한번, 2010년에 한번 글을 썼다.
2011년이니...한번 더 써도 되겠....지?
아직도 시집도 못간 꼬꼬마지만, 키톡눈팅경력은 쫌 된다.
쟁쟁한 키톡의 스타분들 죄다 안다. 물론 나만 안다.
전에는,내가 쓴 글에 유명하신분이 답글 달아주셔서
친구들에게 너무 자랑하고싶었지만, 애들이 아무도몰라서 완전 마음상했었다. 슬프다.
정의가 영어로 뭐냐 라고 물으면 죄다 definition 이라고 하는 놈들뿐이라 그런가보다.
타지에서 낙이라고는 먹는 것 밖에 없는데, 시간은 없어서
미련스럽게 2~3일 집중적으로 해먹고, 그 여력으로 한달씩 살고 그런다.
그동안 열심히 찍어둔 사진을 여러개 올려보려 한다.
...다 체를 쓰는 이 분위기가 너무 신선하고 즐거워서,
쓰던 논문도 제쳐놓고 간만에 카톡에 숟가락 하나 얹어 본다.
어린노무자식이...라고 혼내시면... 혼나겠다.
시작은 파스타로 간다.
새송이 버섯하고 양파 새우에다가,베이컨까지 넣고 냉동야채세트 한봉지 때려 넣었다.
냉동 야채세트에는 당근, 브로콜리, 컬리플라워,잉겐등등이 들었다.
일단 때려넣고 볶는다.

마늘 먼저 넣고 볶았나? 무려 지난 여름 사진이라 기억이 안난다...
저지방우유 라든지, 우유라든지...그런걸로 만드는 크림파스타는 힘이 나지 않는다.
비록 날짜가 임박하여 반액 세일 스티커가 붙어있더라도 생크림으로 간다. 주~욱 붓자.

보글보글 끓여서,

포션 크림치즈 한조각 푹 찔러넣어 먹는다. ㅇ ㅏ~ 살이찐다.

이번엔 토마토시푸드 파스타 이다.
여기선 꽤나 몸값이 높으신 조개님이랑, 오징어님을 모시고, 새우님과 토마토님을 만나게 해드렸다.

키톡의 쟁쟁하신 언냐님들이랑 함께 한입 하고싶다.
산토리 프리미엄몰츠는 옵션이다.

부침개도 부쳐먹는다.
명절때마다 전을 여덟광주리쯤 부치는 집에서 자라서,
전 하나는 참 잘 한다. 가장 자신있다. 그치만 여기와서는 부칠일도 없고... 이제 한국에서도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는 전 그리 많이 안한다고 한다. 한...세광주리로 줄었다던가?
넙데데한 호부추와, 제일 싼 버섯, 양파를 넣고, 고급스럽게 계란도 깨트렸다.
언니들..맛있겠나?
울 엄마는 전 부칠때 꾹꾹 누르지 말라고 했다. 집집마다 스탈이 다른가보다.
난 안누르고 최대한 얇게 부친다. 엄마는 매번 두껍다고 하시지만...
잘라먹다 찍은 사진이라 죄송하다.

같이 공부하는 츠자가 생일이었다.
마침 공수받았던 애호박이 있어서, 반절은 전을 부치고 반절은 된장찌개를 끓였다.
생일인데 기름냄새정돈 나줘야 좋지 않나 싶어서 두부도 같이 부쳤다.
물론 나머지 두부는 된장찌개에 들었다.
된장찌개는 왜이렇게 들어가는게 많은지, 너무나 고급 아이템이다...흐흑..

다 부쳤다.

얻은 멸치가루를 듬뿍넣고 99엔짜리 뚝배기에 끓인 된장찌개다.
엄마가 뚝배기 쓸땐 쌀뜨물 or 밀가루 푼 물에 끓여 써야한다고 하셔서,
99엔짜리도 그렇게 귀히 대접해 주었지만, 1년 반정도 쓰니까 금 이 가셔서 얼마전에 퇴출되셨다.
추억의 뚝배기 되시겠다.

다른건 따라할만 한데, 밥은 진짜 못한다. 정말 못한다. 밥물 맞추는게 제일 어렵다.
어릴때부터 집에 밥은 항상 많았었기 때문인가?
스물 일곱 먹어서 유학길 오르기 전까지 밥을 지어본것이 다섯번이 안되었다.
1년 반을 꼬두밥을 먹다가, 얼마전에 무세미라는 것을 만나서 신세계를 영접했다.
머그컵으로 쌀 한컵, 같은 컵으로 물 한컵하고 좀 더 넣으니, 밥이 너무 맛있다. ㅠ_ㅠ
문제는 잡곡을 추가할 경우 밥 물을 도저히 맞출수가 없어서, 흰쌀밥만 된다는게...문제다.
이 사진속의 밥 역시, 잡다하게 콩이며 뭐며 넣어가지고 굉장히....지조있게 단단했다.
그래도 끓여가며 다 먹었다.

먹고자 하는 집념은 대단하고도 대단하여, 나물도 불려 볶았다.
유학생활하면서 나물 볶은 나도 좀 웃기지만,
나물 먹고싶다고 흘렸더니, 말린나물을 차곡차곡 한박스 보내주신 울엄마도 좀 대단하시다...
남들은 뭐 먹고싶다고 하면은 레토르트가 오거나 다 해서 보내주시던데..;
우리엄마는 무청시래기 말린거, 고사리 말린거, 취나물 말린거, 가지나물 말린거, 호박오가리 등등을
ems로 부쳐주셨다. 엄마...짱...
불리는 법 + 볶는 법을 정독한 후,
아이폰 메모장에 적어놓고 시행한 결과물들이다.
고사리는 엄마가 외갓집에서 꺾어온 고사리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물이다.
원상태로 통통하게 돌아온것이 장학금 탄것보다 기뻤다.

무나물하고 시금치나물도 하려고 손질했다.

무는 소금에 절여서 하느라 뒤쳐졌고,
대가리만 엄청 큰 여기 콩나물하고 시금치 나물이 완성되었다.
아..깨 안뿌렸네.

고사리는 볶으면서 들깨가루도 넣었다.
오마이갓,지쟈스, 세상에서 제일좋다. 들깨양념고사리...하아.

나물 볶는법 정독의 흔적.
미리 멸치+다시마 육수를 내어 두고 시작했다.
이거 부으면서 볶는거라길래...

비빔밥을 먹겠다고 시작한거니까 먹어야지.
무청 시래기 불리느라 2박 3일간의 대장정 끝에 나물이 완성되었다.
무청이 시간 제일 오래걸렸는데...사실 약간 질겼다.ㅠ
그래도 철근같이 다 씹어먹었다. 훗훗훗
시금치부터 시계방향으로, 시금치나물, 콩나물, 무청나물, 무나물.
고사리는 독방썼다.


비빔밥의 계란은 사람수대로.
밥은 하자마자 냉동해서 데워먹기 때문에, 각잡힌 밥의 실루엣이 살짝 드러났다.

이왕 먹는거 제대로 먹으려고, 꾸미로 고기도 볶았다.

이날도 빠질 수 없는 된장찌개.
사진이 죄다 한식이라, 유학생이란 말이 무색하지만,
아시다시피......이런날 아닌 평소엔 음식 사진을 찍을게 전혀 없다....
우동 삶아서 쯔유랑 파만으로 먹는 밥상, 찍고싶겠는가?

먹으려는데 아뿔싸....고추장이 달랑달랑..
그래서 된장찌개 국물을 넣어 통을 닦아먹었다-_-;;

비비기전 완성샷은 아래에.
짜잔.

열심히 볶은 나물, 비빔밥 배두들기며 해 먹고,
저렇게 한끼분량으로 이쁘게 담아서, 컵라면 먹으면서 맨날 밤새는 다른 유학생들에게 선물했다.
컹컹컹. 나만 한가한 사람인걸로 알면 안되는데..걱정하며 줬다.
어차피 오래두고 먹지도 못하는거, 맛있을때 여럿이 먹고싶었기에.
근데 꼭 밥 잘먹고 쉰소리하는 인간들이 있다. 다음부턴 넌 깨 한 알 안준다.라고 다짐했다.

여자라면 떡볶이를 다 좋아하는 것 처럼 생각하지만,
난 정말 떡볶이를 별로 안좋아한다.
먹어도 튀김이랑 찍어먹는 국물이나, 순대랑 내장이 훨씬 좋다.
좋아도 안하는 떡볶이가 타지생활하니까 뜬금없이 사무친다.
튀김은 무리니까 만두를 구웠다. 다 탄것같이 나왔지만...."다" 타진 않았다. "다" 먹었다.
우동사리도 넣고, 저렇게 큰 웍에 만들었지만, 세명이서 순식간에 마셨다.

김밥도 싸먹었다.
고등학교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면, 엄마는 항상 맛있는걸 해놓고
지금 안일어나면 너 못먹고 학교간다....고 나를깨워주셨다.
메뉴는 다양했지만, 김밥을 메뉴로 부르시는 날엔, 싸 갈 수 있으니까 안심하고 더 잤던 기억이 난다.
제일 발딱 일어났던 메뉴는 아마도 꽃게탕?
발라먹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후후후
이날의 김밥은, 샐러드 김밥이다. 옆에 불그죽죽 한 것은 아마도 더덕 장아찌였을거다...
선물 받았는데, 안먹는다고 나 준...김양...복받을껴..
우리 엄니는 더덕 장아찌 먹고싶다고하면 더덕을 보내주실껴...

아까 빠트린 무청 시래기 불리는 인증샷이다.
시래기 가라앉아있으라고
그릇 넣었더니 그릇이 헤엄치고 난리...

지나가는 계란말이 사진이다.
158엔주고 계란말이 팬을 샀더니 각이 쫙쫙잡히는게..아주 마음에 든다!

어이없겠지만, 안 믿으시겠지만,
지난 추석에는 송편도 만들었다.
반죽은 저만큼 했지만, 만들기는 딱 8개 만들었다.
무슨 정신으로 쌀가루를 반죽씩이나 해서...저런걸 만들었는지,
내가 지금봐도 난 좀 미쳤던것 같다.
아마도 비가와서 밖에도 못나가고, 간만에 휴일이고 시간도 많은데,
아무것도 안하면 잡생각만 많아지니까 했던것 같다.
남은 반죽은 결국 버렸던걸로 기억한다. ㅠ_ㅠ
심플한 기본형으로 만들다가, 주먹쥐어 만들다가, 호박인지 꽃인지 모를 아이를 만들고
지쳤다-_-



인터넷에 올려둔 사진이 저것뿐이라 일단 이것까지만 공개한다.
언니들이 혼내지만 않으면 다른 사진들도 올려보겠다.
이상,
냉면이 먹고싶어서 눈물이 그렁그렁한 유학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