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손님이 몇 분 오셨어요.
우리 부부가 결혼하기도 훨씬 오래 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소중한 인연으로,
늘 서로의 삶을 격려해 주고 계신 분들이지요.
남편은 자주 만나 뵈어도. 저는 제법 오랫만에 뵙는지라...
반가움이 얼마나 넘쳤는지 몰라요.
일부러 이렇게 멀리까지 우리집을 방문해 주셔서 더 고마왔고요.
저녁식사에 손님을 맞이하면서
나름대로 음식을 몇 가지 준비해서는...
간단하게 차려낸 듯 해도
다들 푸짐하고 즐겁게 저녁식사 시간을 보냈답니다.
음식을 한창 차려내고 있던 중간에 한 장 담아 본
이 날 저녁상의 유일한 사진이랍니다.
다른 것은 모두 기억에 소중하게 남겨 둘 인물사진들 뿐...^^
마지막에 다 차려낸 다음에 제대로 찍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귀한 손님들이 함께 계시니, 저도 바로 같이 앉아서 식사하면서 담소를 나누느라...
이 이상의 사진은 생각도 못했지요.

이 날, 음식을 몇가지 준비하면서
몇가지는 바쁘게 준비하느라 빠뜨렸지만...
그 과정을 조금씩 담아 보았어요.
먼저 소불고기 양념에 재는 것부터...
키위는 껍질 벗겨서 도마위에 올려서
아주 잘게 칼로 다지듯이 썰어서 하나 넣고요.
그리고 마늘도 몇개 퉁퉁퉁 눌러서 다져 넣고,
여기에 우리집은 작년에 담아 놓은 매실쨈도 이렇게 같이 넣습니다.
키위야 보통은 갈아 넣지만 이렇게 조그많게 다져서 넣어도
양념에 들어가면 식감은 마찬가지가 되니...
키위만 한가지만 갈아서 넣어야 하는 경우라면,
일부러 강판 꺼낼 필요없이 이렇게 즉석에서 다져 넣으면 편합니다.
소화에 도움 되고 향도 좋은 매실쨈을 이렇게 같이 넣게 되면
양념맛도 은근히 더 좋아지면서,
고기 먹고 언칠일이 없어지지요.
그리고 여기에 일반 불고기 양념에 넣는 나머지 재료들을 넣어서 만드는 거지요.
양파 갈아 놓은 것은 이미 냉장고 안에 넉넉히 들어 있고요.

이렇게 해서 나머지 양념 재료도 아낌없이 넉넉하게 넣었더니,
맛있는 소불고기 양념이 금방 만들어졌어요.

불고깃감을 한 장씩 잡고
먹기 좋은 크기로 즉석에서 잘 드는 주방용 가위로 이렇게 미리 잘라가면서
양념에 촉촉하게 적셔가면서 재워 두면
일일히 먹긱 좋게 잘라가며 구워 낼 필요가 없으니,
막상 손님 맞이해서 음식 준비하면서 불고기 구워 낼 적에
훨씬 수월하고 일도 빠릅니다.

고깃살마다 모두 잘 스며들도록
불고기 양념을 골고루 재워 두었네요.
국물이 흥건하게 보이지 않아도,
골고루 자박하니 충분하게 재워 진 상태랍니다.
이렇게 보여도 막상 불고기 구워 보면,
양념 국물이 넉넉하게 생기지요.

한번에 볶아 낼 만큼, 여럿이 먹기에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양으로...
적당한 크기의 반찬용기에 나누어 담지요.
이런식으로 늘 소분해서 김치 냉장고로 보냅니다.
보통은 하루 전날에 만들어 놓으면,
다음 날이 되면 연육효과가 있는 양념 덕분에
바로 버무려 구워 먹기 보다 훨씬 육질이 보드라워 지지요.
고기질이 처음부터 먹기 좋고 부드러워서 아쉬울 일이 없다면,
하룻동안 재워 두지 않고도
즉석에서 불고기 양념에 골고루 버무리기만 해서 바로 불에다 구워 먹어도 좋지요.

이렇게 양념에 재워 만들어 놓은 불고기도
상에다 내기 전에 웍에 넉넉하게 덜어서
여러가지 준비해 놓은 채소도 얹어가며 굽고요.

입안이 개운해 지도록 소박한 맛이 나도록 적당히 칼칼한 간장양념 준비해서
마찬가지로 보드라운 쌈채소와 오이 등을 넉넉하게 같이 넣어서
도토리묵도 한 접시 푸짐하게 무쳐서 담아 냅니다.

싱싱하고 아삭한 풀에 드레싱 곁들여 먹는 샐러드도 참 좋지만,
우리집에서는 샐러드 보다는 사라다를 더 좋아합니다.
들어가는 재료들 하나하나 준비하다 보면,
확실히 사라다 한 통 만들려면...
샐러드 준비하기 보다 정성이 몇배나 더 들어가기 마련이지요.
보통은 오늘처럼...
감자 껍질벗겨 깨끗이 씻고 썰어서 속까지 잘 익도록 푹 삶고,
계란도 잘 삶아서 껍질 까고 먹기 좋게 썰어서 준비하고...
당근도 깍뚝 썰어서 살짝 데쳐내듯이 삶고, 브로콜리도 마찬가지...
그리고 사과도 두어개 꺼내어서 먹기 좋게 깍뚝썰어서 같이 넣지요.
좋아하는 재료야 그때그때 냉장고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에 따라서
변화를 줘 가면서 맛도 조금씩 다르게 즐길 수 있어서
이런식으로 만들어 먹다보면 내내 먹어도 별로 질리지도 않아요.
여기에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냉장고 안에 준비해 두고 쓰는
고소한 마요네즈를 넉넉하게 넣어주면...

이제 골고루 그냥 슬슬 섞어 내기만 하니
잠시후에 언제 먹어도 맛있는 사라다도,
양도 어지간히 푸짐하게 이렇게 만들어 졌답니다.
간을 본다며 이 때부터 몇숟가락씩 따로 그릇에 떠 놓고는
혼자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고추잡채도 뜨겁게 상에 내도록 골고루 잘 볶아 봅니다.
물론, 이 때 즈음에는 큼직한 웍 안에는 찜기를 넣어서
불 위에 얹어서 꽃빵도 따로 찌고 있었지요.

돼지고기 익는 구신내와 고추의 매콤한 향이 동시에 은근히 올라오는 것이...
고추잡채 볶다 보면 그 냄새가 참 좋지요?

미리 양념에 버무려 준비해 둔 양파통닭도 오븐에 익혀내야지요.
오늘 오시는 손님께서, 이걸 참 좋아하신다고,
같이 만들어 내면 좋겠다고 남편이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이미 따로 불고기같은 고기찬을 준비했지만
이렇게 닭 한마리도 장 보는 김에 한 마리 사 와서 같이 준비를 했답니다.

닭 한마리 오븐에 익혀 내려면
언제든 상 차리기 전, 미리 한 시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오븐에 넣어 익혀 냅니다.
그러면, 절대 실패할 이유가 없지요.

부엌 가득 맛있는 냄새가 퍼지면서 약 1시간 후,
잘 익은 오븐에 구운 양파통닭을 꺼내 봅니다.
오븐은 참 편리하지만 익혀져 나오는 음식도 용기도 정말 뜨거우니...
늘 조심해서 꺼내야 하지요.
거죽도 속도 모두 노릇노릇하게 잘 익었네요.

상차리기 전 즈음에 꽃빵도 쪄서 준비하고,
마찬가지로 상에 차리기 바로 전에 뜨겁게 즉석에서 볶아 내는 매콤한 고추잡채와는 별도로..
몇시간 정도 조금 일찌감치 만들어 놓아도
무리없이 당면 식감도 보들보들 하니 참 먹기 좋은 고전적인 잡채도
상 위에 어지간해서는 빠지지 않도록 만들어 내지요.
오늘도 마찬가지로 잡채 재료 하나씩 썰고 볶아서
이렇게 푸짐하게 만들어 놓았답니다.
순하면서도 고소한 참기름 냄새 그윽하게도 목에 보들보들 거리도록 넘어가는 이 잡채는
어른이든 아이든 누구나 다 좋아하니까요.
그래서 고추잡채를 준비하기 때문에 잡채를 할까말까 하다가
결국 웍에다 이렇게 한 솥 만들어 놓으니
그제서야 왠지 포만감이 느껴지고 안심이 되네요.
비단, 음식의 경우 뿐만 아니어도...
저의 경우에는 무언가 할까 말까 고민이 되는 시점이면,
결국 해 버리는 것이 늘 마음이 편합니다.
나중에 후회도 없고요.

이제 음식들도 거진 다 준비가 되었고요.
손님들 오시기 전 상 차려내기 바로 직전의 식탁입니다.
(이사 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슬쩍 식탁풍경이라도 보여 드립니다.)
둘러 앉아서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며...
늘 같은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하지요.
즐겁게 식사와 담소를 나누며
좋은 분들과 더불어서 참 따뜻한 시간을 보냈고,
즉석에서 남성 3중창으로 아름다운 아카펠라 합창까지 들었답니다.
기억에 오래 남을 소중한 시간을 같이 보냈던...
분주하고 바쁘고 몸은 피곤했지만
행복했던 지난 주말의 이야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