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큰맘먹고 이틀전부터 밀가루 4키로를 미친듯이 치대다가 냉장고에서 숙성을 시키고
드디어 금욜 아침부터 만두속을 만들고 있는데 전화를 걸어왔더군요
"내가 가원이 봉사한대서 영아원 데려다주면 시간이 좀 남거든???
나 자기네 집 갈까?"
울 집에서 10분거리에 있는 영아원에 딸을 데려다 주고 우리집으로 오겠다는 소리입니다
전 순간 오라고 할까, 오지말라고 할까 3초쯤 고민하다가
나, 만두하는데 오든지!!!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친구는 만두피를 집에서 반죽해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해요.
난 만두피를 돈주고 사서 만드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주부가 조금만 바지런을 떨면
만두피 밀어서 금세 하는데 왜 그것을 못해??? 라고 말해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집에 온 친구~ 들어서자마자 '내가 먹을 복은 있지?' 합니다
만두피를 어떻게 밀어? 나 이거 못하는데? 만두 속은 어떻게 넣어야하지?
나 이거 한번도 안해봤는데 할 수 있을래나?? 하고 묻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어. 하면서 느는거지' 라고 선생님처럼 말을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사진상으로 보면 어? 별 차이가 없네 하실지 모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납니다
사진상으로 볼때와 판이하게 다른, 격하게 나는 실력차이에 그만 더이상 제자에게 가르치지도
못했을뿐만 아니라 득의양양, 기세등등하여 금세 만두집을 차릴 양으로 만두 삼십여개를 싸가지고 사라졌습니다.
예전같으면 나는 만두를 할테니 너는 뒷설거지나 하거라 했었을 터이지만 만두를 가지고 딸을 데리러 사라진 가원이 엄마에게 욕을 두개씩 세개씩 묶어서 해가며 뒷설거지까지 저혼자 해야 했습니다
나쁜놈의 지지배~ 망할놈의 가시나~
그런데 손끝 매운 인간들이 따로 있나봐요
이 지지배는 도자기 공방을 다닐때에도 제가 예전에 테라코다 배웠던 경험으로 미루어
초보는 소성과정에서 많이 깨진다, 감안하고 배워라 라고 누누히 이야기 했음에도
단 한개도 깨진것 없이 작품마다 성공했다고 자랑질을 한 전력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더러 해주라고 이런 말이 생겼겠지요?
"재섭서!!!!!!!!!!!!!!!!!!!!!!!!"
오늘 아침 냉동실에 얼렸던 만두들이, 친구가 만든것은 한개도 갈라지지 않은 반면 제가 만든 만두에서는 갈라지고 터진게 여러개 발견되었습니다.
그래도 냉동실에 아직도 만두가 80개쯤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심하게 위로가 되는 것은~ 재료 배합하는것은 난이도가 높아서 아직 가르쳐 줄 수 없다고
그나마 큰소리를 한번 쳤다는 것입니다.
근데 터졌거나 갈라졌거나 만두는 왜이렇게 맛있는고야!!
다음주중에 시댁식구들이 우리집으로 몰려온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다시금 만두를 맹글어야 하는데...
어흑!!!! 가원이 엄마를 모시러 다녀와야 하려나봐요.
그 거만한 꼴을 어찌 견디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