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들은 자꾸 늘어만 가고.... 가을볕도 좋은데..... 하루 24시가 무척 짧아서 아쉽기만 합니다.
가을 무우... 하얗고 푸르스름한 무우를 볼 때마다 참 신기합니다. 그 속에 숨어있는 달콤함은 어디에서 잉태되었던 걸까요?
맑고 시원하면서 달콤한 맛을 어디... 뒷맛이 찝찔한 설탕의 맛에 비할 수나 있겠나요?
다른 어떤 김치보다도 김장 김치가 맛난 이유는 가을 배추와 무가 맛있기 때문일 거에요.
더구나 올해는 무와 배추의 가격까지도 저렴해서... 당분간 배추와 무로... 반찬 퍼레이드를 벌여도..좋을 듯 합니다.
달랑무 한단... 크고 작은 무 다섯개가 들어간 봉지에.... 1500원을 주고 두 봉지를 사왔습니다.
요즘 값이 싸다고는 해도... 무슨 1500원? 싶으시지요?
아마도... 전날 팔다남은 이일 무... (이월 무하면 이상한데..이일 무해도 이상하긴 마찬가지..ㅎㅎ)였던 모양입니다.
무 상태 멀쩡합니다.
바쁘면..전날 사다 집에서 묵혔다 담을 때도 있는데요. 그대신 게으름 부리지 말고 냉큼 담으면 되는 거지요.
이런 무가 만약 보이시면... 냉큼 집어와서 가을 볕에 무 말랭이를 넉넉히 만들어도 좋고, 어제처럼 무 간장장아찌를 담아도 좋고, 깍두기를 좀 담으셔도 좋잖아요.
무.... 무 말랭이하는 것처럼 잘라놓고..

우선 간장 마사지를 합니다.

그 다음에 이렇게 돌멩이로 눌러서...... 숨이 죽도록 기다리면.... 무에서도 물이 나오면서 간장물에 잠깁니다...

그렇게 무 간장 장아찌 준비해 놓고.. 절궈질 동안에.. 부지런히.... 생강370g을 필러로 저며서...

두번.... 물을 붓고 끓여서 매운 맛도 제거하고.... 두번 끓인 물은 버리지 말고 일단 따로 보관해둡니다.
이따 편강 다 마치고 나면 생강차 끓일 거니까요.
두번 팔팔 끓여낸 생강과 백설탕 300g을 통5중 냄비에 넣고.....약간 센불에서 15여분 졸이다가....거의 시럽이 졸아들면... 중약불로 줄여서 계속 저어가면서(이때부턴 옆에서 지켜서 있어야겠죠?)... 걸죽한 상태에서... 시럽상태의 물기를 날려주듯... 저어가면 보슬보슬한 상태를 지나서 딱딱해진 편강으로 변신이 된답니다.
편강하면서 40분 넘게 젓느라고 팔이 아팠다는 분들도 많고.. 어떤 분은 3시간을 했다는 분들도 계시던데..불 조절을 잘 하시면 40분만에... 모든 과정을 다 마칠 수가 있고... 계속 저어주는 것은 15분정도만 하셔도 되거든요. 좀 편하게 하면 좋겠죠?
보스보슬해지는 상태이구요.

다 되었네요.. 편강.... 향긋하니... 생강향이 참 좋아요.
두번 생강을 진하게 우려내면 그닥 맵지도 않거든요. 아예 매운 것을 못 드시는 분들은... 생강을 끓인 다음에도 물에 오랫동안 담궈 두세요.

투명한 밀폐용기에 담아 식탁 옆에 놓아두고 오며 가며 집어 먹도록 하고요.
나머지는 지퍼백에 담아놓으세요.

편강과 생강차 동시에 끓이기 포스팅
http://blog.naver.com/hwa1875/120094628140 에 가면 자세한 과정샷과 생강에 대한 정보를 소개해 놓았습니다. 참고하시고요.
다시 무 간장 장아찌로 넘어가서.....
간장물에 설탕을 넣어 끓여서 식힌 다음에 무채에 다시 붓고 돌멩이로 눌러 놓습니다.

그런 다음에 향신채를 곱게 채썰어서 간장물에 박아주면 되는데...
자세한 레시피와 과정샷 포스팅은 참고하세요.
http://blog.naver.com/hwa1875/120094683665
어제 저녁엔 다시 황태갈비를 할려고 황태도 손질해 놓고 잠이 들었지요.
삼베 보자기에 듬뿍 물을 묻혀서.... 찬물 샤워를 한 황태에 돌돌 감아놓고 자면 밤새..알맞게 불어있거든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적당히 습기를 머금고 있는 황태가 인사를 합니다.
잘 잤니..나도... 수분을 머금고 촉촉하게 잘 잤단다......
미안한 마음을 조금 가지고... 배를 갈라서.... 뼈를 손질해 줍니다.

과도를 이용해서.... 가운데 뼈를 살살...긁어주면.... 분리작업이 순조롭습니다.

이렇게요... 물론 전문적인 작업자가 아닌 관계로... 살점도 가끔.... 떨어져나가긴 합니다... ㅎㅎ

깨끗하게 손질이 되었어요.. 이럴 때..... 참.... 기분이 좋습니다..
일을 많이 하다보면... 손이 거칠어지긴 하지만.... 전 그래요.. 손 아끼면 뭐하겠어..
부지런히... 손을 놀리면...이런저런.... 결과물이 기쁨으로 생기니 이 아니 좋을쏘냐.. 뭐 이런 주의거든요.
그래도.... 저녁에 잘 땐...열심히 일한 내 손.... 좋은 크림 듬뿍 발라서 하루의 수고를 위로하기도 하기도 하면 되는 거잖아요.

등에는 잔칼집을 넣어서... 구울 때 오그라들지 않도록 하고요.
장어 껍질을 조리할 때와 마찬가지 방법입니다...

손질한 후에 남은 잔해물과 북어 머리는 버리지 마세요.
이것도 쓸모가 많거든요. 지느러미 한톨도 버리시면 안됩니다.. ㅋㅋ

적당한 크기로 절단해서.....

양념장을 개어 놓고요.
황태 2마리당 양념장은요...
맛술 1.5큰술, 진간장(또는 맑은 장국) 2큰술, 양파즙 2큰술, 파인애플즙 1큰술, 꿀 1큰술, 북어육수 1~2큰술, 다진마늘 반큰술, 후추 약간입니다.

간장 양념장을 가지고 황태를 켜켜이 재워서 충분히 맛이 배이도록 합니다.
근데 오늘 이런 저런 반찬을 하려고 하는데.. 아침에 일찍 나가야 한다는 남편 재촉이 심해서... 일이 자꾸 엉뚱하게 되었어요.
뭐든 차분하게.... 여유를 가지고 해야지.. 쫒기듯 하게 되면 아무리 잘하던 일도... 이상하게 엇질로 나가게 되는 것 같아요.


황태갈비 양념장에 충분히 재워져서 구워야 하는데... 오늘은 그러질 못했습니다.
아까 버리지 말라던 북어 머리와 잔뼈. 지느러미에... 무, 먹다 남은 양배추, 양파, 생강, 건고추, 표고를 넣어서 북어머리 육수를 내고.... 그 물을 조금 따라 양념장에 넣어줘야 하는데 생략하고...

북어 머리는 오래 끓이면 쓴맛이 나니깐..팔팔 끓고 난 2분 후에 걷어냅니다...
북어 머리가 노래를 하는 모습 같지 않나요?
전 이 사진을 보니깐 오페라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불현듯 떠오르네요.. 왜 그럴까요?

북어 머리 걷어낸 후에 좀 더 끓이고 난 다음에... 불을 끄고... 다시마 조각도 넣고...
가쓰오부시를 한 줌 넣습니다.
이 국물로 오늘 냉장고에 불려둔 미역이 조금 있어서 미역국을 끓였는데... 식구들.. 너무 맛있다고 하더군요.
특별한 맛이었답니다. 이런 표현들이... 요리하는 번거로움을 보상하게 합니다.
막내는 사실 국을 잘 안 먹는데...먹길 잘했다면서 호들갑을 떠는 것도 모자라.. 한 그릇 더 퍼다 먹었습니다.

애호박도 길이로 채썰어서 연한 소금물에 절여놓고...

북어 머리 진한 육수 완성이 되었네요.

이틀 전에는... 메주콩이라고 하는 백태도 불려서.... 콩조림도 하고....
일부는.... 찹쌀가루를 묻혀서 찜기에 쪘습니다.

한번 찐 다음에 다시 찹쌀가루를 덧묻혀서 두번 쪄 낸 다음에...

채반에 널어서.. 햇볕에 말려야 하는데.. 하필 만든 날 잔뜩 흐려서.. 잘 마르질 않더라구요.
그냥 식품건조기에 말릴까 하다.. 하루 기다려보기로 했어요.. 자연으로 말린 것이 더 낫거든요.

다음날.. 햇볕이 좋아서 잘 마른 콩....

기름에 한번 튀겨주고.... 180도 강한 열에 재빨리 튀겨서 건지는 것이 좋아요.

이 상태로 바삭하니 그냥 먹어도 과자처럼 좋지만....

조림장을 끓여서 버무려 주었습니다.
만약 그냥 먹을려면... 찹쌀로 찔 때.. 가미를 좀 해서 찐 다음에 튀기면 좋구요.

맨 나중에 참기름과 흑임자로 넣어서 맛을 더해주고요.
자세한 레시피는 나중에 포스팅해서 알려드릴게요.
사실 아이들은 콩류를 잘 안 먹는데 이렇게 해주면 의외로 잘 먹는답니다. 한번 바삭하니 과자처럼 해서 콩 많이 먹여보세요.

감자도 부지런히 먹어줘야 하는 관계로..요즘 감자요리도 자주 합니다.
그래서 지겨울까봐..오늘은 감자를 갈아서... 그 안에 파래김과 대게살을 넣어서 2가지 색전으로 변신을 해 보았구요.
요즘 파래김도 맛이 좋잖아요.


감자 2개를 강판에 갈아서 김감자전, 대게감자전으로 부치니... 왠지 특별해 보이고 럭셔리한 감자전이 된 듯 싶네요.

아까 재워 둔 황태도 찹쌀가루와 감자전분가루를 섞어서 무친 다음에 노릇 구워 주었고요.

오늘 상차림은 같은 메뉴 2탄으로 진행됩니다 1차는 바쁜 남편용.. 2차는 나머지 가족용이죠...



먹고 나간 상.. 다시 정리하고....갈무리해서....새롭게 다시 차립니다.
좀 번거롭긴 해도... 전 다른 식구가 밥을 먹으러 오면 다시 상을 차려서 깔끔하게 리모델링해주어야 기분이 좋더라구요.
가장자리에 양념이 튀고... 허적거려 놓은 반찬 다시 먹을려면 괜히 기분이 그렇잖아요.
조금만 수고를 하면... 되는데 그걸 왜 못해주겠냐 싶어서 하는 일이지만 결국은 제 만족이라는 걸 저도 잘 압니다.

다시 차리면서 반찬 업뎃을 했습니다.... ㅎㅎㅎ
간장 게장과 물김치로요...
간장 게장 마지막 한마리 냉동실에 남은 걸.. 오늘 아침에 먹을려고 어제 꺼내 놓았는데.. 남편이 재촉하는 바람에 차려주질 못했어요. 뭐.. 어쩌겠어요... 바쁜 사람은 먹을 복이 없어서 그런 걸....ㅎㅎㅎ

마지막 남은 게장이 그 위용을 자랑합니다...
이번 게장.. 짜지도 않게 삼삼하게 잘 되었어요.

감자전에.. 김을 넣을 생각을 아직 못해 보았는데... 오늘은 어쩌다 그런 기특한 생각이 들었는지... 감자와 김이 섞여도 괜찮네요.
역시 요리는 아이디어가 곁들이면 훨씬 재미있어요.

다만 오늘 황태갈비는 그런대로 먹을만은 했지만 2% 부족합니다....
북어육수를 못 넣었더니만.... 덜 부드러웠고.. 굽는 과정도 서두르다 보니.. 제대로 안 되었어요.
황태갈비 레시피는 82쿡에서 한참 인기길래..제가 레시피를 좀 수정해서 해 본 거랍니다.
이것도 다시 제대로 해서 알려드릴게요.

설렁탕집 무 깍두기도 맛이 들기 시작했네요.... 맛있어요.
이 레시피도 물어보시던데 오늘 정리해서 포스팅할게요.


애호박볶음입니다...
애호박, 양파, 홍고추만 가지고 볶았는데 들큰한 호박맛이 좋군요.. 간은 멸치액젓으로만 했어요.

콩강정버무림도 조림장에 버무렸더니 밥반찬으로 특별하니 좋아요.
그냥 집어 먹고 싶으시다면.. 간을 좀 줄이면 되겠지요?


된장은 어제 저녁... 늦게 들어와 저녁 차리라고 한 남편을 위해 끓인 것인데 참 맛있어서 오늘도 꺼내서 먹습니다.
하긴 된장찌개는 질리지도 않고 언제 끓여도 맛있어요... 한국인의 맛이라 그럴까요?
늘... 식탁 국자를 넣고 각자 덜어 먹습니다...

마지막 게장이니깐..기념 샷 한방 더 찍고... ㅎㅎ
끝이 났다 싶으니 좀 아쉽긴 해도.. 너무 많으면.... 이런 맛이 안 나겠죠...
뭐든...좀 부족한 듯 싶게 먹어야..더 맛있는 것... 그거거든요.


사실 이 멸치볶음도 어제 남편 반찬으로 저녁 늦게 해 준 거랍니다....
어제 저녁 먹고 들어온다고 하는 바람에 밥도 반찬도 딱 떨어진 상태에서... 9시에 들어와 밥 차리라고 하더라구요.
부랴부랴... 차렸어요...
뭘 해야 할지 몰라..늘 만만한 멸치볶고, 된장 지지고.. 좋아하는 두부 꺼내고..버섯 굽고.. 이렇게요.
그런데 늦게 들어와 밥 차려라 하니깐..어젠 좀 귀찮긴 하더라구요. 그래도.. 마누라니깐 늦은 시간에 밥 차리라 할 수 있지 싶어서...즐거운 마음으로 차릴려고 노력..했어요...여기서 중요한 것..노력했다는 건데.. 다른 때는 노력하지 않아도 잘 하는 일을 어제는 왜 노력해야 했을까요?

정말 숨가쁘게 바쁜 나날들이 다시 펼쳐지고 있습니다.
저는 일하고 올린다고 숨가쁘고.. 여러분은..긴 글 읽는다고 숨이 차실 것 같네요.
가을볕이 참 좋아요.
날이 좀 찹긴 하지만..그래도... 따뜻한 가을볕의 온기를 받아서 오늘 수험생 모두....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네요..
저희 집도 예비 수험생이 있는지라..넘의 일 같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