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싫어하시는 우리 엄마!
험담하려는 건 아니구요ㅋ
딱히 몸이 약하신 편도 아니었는데 나이 오십을 넘기고 나니까
엄마 왈, 몸이 여기저기 고장난다고 하시네요.
어깨에도 석회가 끼었나 해서 한참 아파하시다가
한의원 다니시다가 정형외과 다니시다가 통증클리닉 다니시다가-
오른팔 들어올리는 데도 에구구- 하시는 소리 들으면
우리 키우느라 고생하셔서 그런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하고 ㅠ_ㅠ
휴학 중인 오빠는 매일 청소기를 미는데
전 청소기 밀면 청소기 소리 싫다고 도망가는 나쁜 딸이라서
가끔 밥이라도 한끼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주로 밥은 아니고 다른 먹을거리지만요.
요즘 키친톡 열심히 눈팅하면서
엄마 나 이제 이거랑 저거랑 만들 수 있을 것 같아~해 놓은 것들
조금 만들어봤어요ㅋ
짬뽕이랑 찜닭이랍니다.
그럭저럭 먹을만하게 만들어졌는데
사진은 영 아니네요ㅋ

아주 어설프게 따라한 짬뽕 비스무리한 그 무언가- 입니다ㅋ
좋은 재료로 만들면 기본적인 맛은 나니까
그 기본적인 맛에 기대보려고 엄마랑 장봐와서 만들었답니다.

새우도 보이고 오징어도 보이네요.
새우는 껍질도 같이 먹는 게 좋다고 해서 그렇게 먹으려고 하고 있는데
썩 싱싱한 것 같지 않아서 껍질은 떼냈어요.
오징어는 껍질 벗기지 않고 안쪽에 칼집만 잘게잘게~
야채는 집에 있던 양배추랑 양파, 애호박, 고추
그리고 청경채를 넣으면 좋을 것 같아서 사와서 넣었어요.

다음날 어마마마의 요청으로 또 거의 똑같은 짬뽕을ㅋ
대신 이건 남은 재료들 쓰느라 야채를 팍팍- 넣었고
또 전날 안 넣었던 바지락을 넣었네요.
봉골레 파스타를 할까 짬뽕에 넣을까 고민하며 사왔는데
그냥 짬뽕에 투입해버렸죠.
살아있는 애들을 뜨거운 냄비에 넣으려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ㅠ_ㅠ
달군 냄비에 기름 두르고 다진마늘, 고추 넣고 볶다가 양파넣고 볶다가
다른 야채들 넣어서 볶고
또 오징어랑 청주 넣고 달달 볶은 다음에
물 넣었어요.
육수 만들 여유가 없어서 그냥 치킨스톡을 이용했어요~
양념은 간장이랑 굴소스랑 고추가루랑, 또 맵게 먹으려고 매운 고춧가루도 한 숟가락~
언제나 그런 것처럼 손에 잡히는 걸 대충대충~
매운 고춧가루 들어가니까 확실히 맛있더라구요.

밥에 말아먹으려고 준비해놨는데
압력솥을 열어보니 밥이 하나도 없어서
급하게 집에 있던 사리면이랑 우동이랑 삶아서 1인분씩 냈어요.
왠지 안 어울리는 우동이 제 차지.
엄마랑 할머니랑 땀을 뻘뻘 흘리면서 드셨어요ㅋ
전 매운거 먹어도 땀이 전혀 안 나는데 엄마랑 할머니는 항상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방금 저녁때 해먹은 찜닭이에요.
요건 중간에 조리는 과정~
찜닭 전문점 가서 사먹으면 맛있잖아요-
10분정도 거리인데 할머니를 날씨 더운데 멀리까지 나가시게 할 수도 없고 해서
얼마전에 한번 배달전문점에 시켜먹었는데
헉, 눈물나게 맛이 없는 거예요.
맛도 없고 양도 적고 심지어 닭냄새까지 ㅠ_ㅠ
그래서 나중엔 평소에 먹던 음식점 가서 포장을 해올까-
생각을 하다가 키친톡에서 보고 이번에 만들어봤어요~
성당 가시는 엄마한테
'엄마, 볶음용 닭 한마리 사오세요~'
심부름을 시켜서ㅋㅋ
닭을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 빼고
또 키친타올로 물기 없애주고
술이랑 후추랑 허브솔트에 잘 버무려놓고
냄비에 통마늘이랑 파랑 넣고 물 팔팔 끓여서 닭을 한번 삶아냈어요.
이물질이랑 그런 거 건져가면서.
여기서 나온 닭육수랑 간장, 설탕, 술만 가지고서 양념 만들어서 당근, 감자, 양파 넣고 팔팔 끓여서
아까 익혀서 건져둔 닭 넣고 조린 다음에
뜨거운 물에 불려놓은 당면이랑 파랑 넣고
당면에 적당히 간이 배면 끝~
시중에 파는 것처럼 까무잡잡하게 맛있어보이게는 안되더라구요ㅠ
카라멜소스 때문이라 그래서 일부러 흑설탕 넣어서 만들었는데.
양념을 무지 간단하게 해서 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 맛이 좋았어요.

깨 때문에 보이질 않네요ㅋ
고기를 안 좋아하고 야채 좋아하는 가족이라
제일 잘 팔린 게 당면이랑 감자였어요.
다음엔 작은 닭에 당면, 감자 듬뿍 넣어서 조려도 맛있을 것 같아요.

저 큰 접시에 거의 두 접시가 나왔어요.
닭이 무지 크더라구요.
밖에서 파는 찜닭만큼 완성된 맛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설픈 배달집보다는 역시 집에서 만들어먹는 게 낫네요.
나가서 먹긴 귀찮을 때, 가끔 해먹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할머니 간식으로 만들어드린 블루베리 바나나 스무디~
이름은 그냥 재료를 나열해서 붙인 거죠ㅋ
바나나가 있어서 할머니께 바나나 그냥 드실래요, 쥬스 드실래요~ 하니까 엄마가 쥬스! 하시길래
믹서기에 바나나 2개 뚝뚝 잘라 넣고
냉동실에 있는 블루베리 15알인가 넣고 얼음 5알 넣고 우유 조금 넣고
얼음 완전히 갈리도록 솩~ 갈면
딱 두 잔 나와요.
색깔이 참 예쁘죠?
설탕이나 꿀, 올리고당 따로 안 넣어도 바나나 때문에 아주 달콤해요.
블루베리가 들어가서 심심하지도 않구요.
바나나는 갈아서 쥬스로 마실 때는 다른 걸 하나 더 넣어주는 게 좋더라구요.
키위나 아니면 예전엔 케일도 같이 넣어서 갈아마셨던 것 같고.

덤으로 전자저울 활용법!
베이킹 처음 할 땐
얼마나 쓰겠다고 이걸 사냐~ 했는데
막상 사놓고 나니까 쓸 일이 정말 많네요.
커피 좋아라하는 저는 커피도 무게 재서 갈구요.
(그 때 그 때 갈아야 맛있거든요ㅋ)
또 울 엄마는 국수도 예전엔 감으로 꺼내서 삶으셨는데
요즘은 저울에 길죽한 그릇하나 올려놓고 영점 맞춰서 무게 재서 삶으시네요.
1인분 100g 기준으로 오빠것만 할 땐 1.5~2배로, 아빠것만 할 땐 1인분보다 좀 더 적게.

커피는 드립용은 8~10g 정도
모카포트에 쓸 건 전 17g 딱 맞추는 게 양이 적당하더라구요.


갈아서 바스켓에 투닥투닥 담아서 가스불에 올려서 얼음위에 따르면

짠~
맛있는 아이스커피가 되죠.
스크롤 압박이 심했네요ㅋ
앞으로도 열심히 눈팅하면서 울 엄마 맛있는 거 해드리게 메모를 생활화하겠습니다ㅋ
살림 고수분들의 팁&요리법 항상 감사히 잘 보고 있어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