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저녁은 짜장면이나 먹을까?"
요즘 저런 소리 자주 합니다.
며칠 전에는 어린이집 마치는 시간에 데리러 가면서 우유 하나 갖다 줬더니,
이걸 왜 가지고 왔는지 묻는 거에요.
그래서, 시원하게 마시라고 가지고 왔지, 했더니,
엄마 내일은 더 시원하고 맛있는 초코우유 가지고 와.
저녁 메뉴를 지정해주고 갔으니, 엄마는 만드는 수 밖에요.
마침 요즘 동네 엄마들이 양파랑 감자를 조금씩 갖다줘서 양파 많은데, 잘됐지요.
그 유명한 사자표 춘장을 구하고, 이향방 선생님 요리책을 보고 만든 이후로 짜장이 아주 맛있게 됩니다.
사자표 춘장과 이향방 요리책 입수 시점이 거의 같아서,
무엇 때문에 맛이 좋아졌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사자표 춘장 쪽에 한표 던집니다.
조미료가 많이 들었을까요??
재료
돼지고기 100g, 양파 1개, 양배추 1잎, 춘장 2큰술, 기름 4큰술, 진간장 1큰술, 설탕 소금 적당량, 물 반컵, 녹말물 1큰술
재료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둡니다.
적힌 분량보다 2.5배 정도 많은 양이에요.
돼지고기 사와서 달아보니 300g이 채 못되길래, 짬뽕에 넣을 것 조금 덜어놓고 250g정도 되네요.
돼지고기 양에 맞춰서 양파도 2개 반, 양배추도 석장 정도 준비했지요.
춘장을 기름에 볶아요.
춘장 양의 1.5배 내지 2배의 넉넉한 양의 기름에 볶아야 한다고 책에 나옵니다.
저는 2배 양을 넣고 볶습니다. 나중에 그 기름도 쓸거라서 그냥 넉넉히 넣고 볶는 거에요.
지름이 16cm 되는 작은 후라이팬에 천천히 볶아주고,
다 되면 기울여서 기름을 아랫쪽으로 모아둡니다.
보통은 체에 받치라고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말조차 없습니다만)
그러면 설거지감 하나 더 나오니까 그냥 후라이팬을 기울여서 기름과 춘장을 분리합니다.
그리고 그 기름을 야채 볶을 때 써요.
단순히 기름이 아까워서...
팬에 춘장 볶았던 기름 붓고 돼지고기 먼저 익혀요.
고기가 하얗게 되면
양배추와 양파를 넣고 볶습니다.
어느 정도 볶아졌죠?
그럼 춘장을 넣고 같이 볶아주세요.
춘장과 야채가 잘 섞이면 간장과 설탕 소금을 넣고
물을 넣어줍니다.
끓으면 물녹말 넣어서 걸쭉하게 만들어요.
완성입니다.
둘째가 자는 동안 짜장을 만들었는데, 애가 깰까 안깰까 생각하면서 설거지 후딱 하고
밥에 짜장 얹어서 점심 먹었습니다.
반 넘게 먹었는데 앵~ 울길래 얼른 입에 털어넣고 가서 젖 줬지요.
먹기 전에 깨지 않은 걸 고맙게 생각하면서요.
짜장 재료 준비하면서 짬뽕도 같이 준비했습니다.
짬뽕은 재료가 좀 더 많아요.
돼지고기 20g, 조갯살 2큰술, 오징어 1/4마리, 배춧잎 1장, 양파 1/2개, 당근 1/4개, 중국부추 조금,
굵은 파 1/4대, 생강 1쪽, 고춧가루 1큰술, 진간장 소금 조금씩, 육수 3컵
오전에 가서 돼지고기는 사왔지만, 짜장 짬뽕을 하면서 보니 집에 없는 재료가 배추 뿐이더군요.
아, 호부추는 없고 그냥 부추로 대체했어요.
저는 사실, 호부추 한번도 못봤어요.
몰라서 못본 건지, 아니면 정말 구하기가 힘든건지 모르겠네요.
하여튼 저 많은 재료들이 냉장고에 들어있으니.. 저희집 냉장고도 고생 많아요.
냉장고 상태를 사진 찍어 보여드리면 위안 받으실 분들이 아주 많으실거에요.
오징어도 칼집내서 채 썰어 둔 것 냉동실에서 꺼내고 조갯살도 한줌씩 냉동해 놓은 것 꺼내고
야채 채 썰어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배추만 아이 어린이집 끝나는 시간에 데리러 가면서 사왔어요.
뒷쪽에 있는 야채들, 왼쪽부터
대파와 생강, 배추, 당근, 양파
앞에는 돼지고기, 부추, 오징어, 조갯살
짬뽕은
팬에 기름 두르고 파, 생강을 볶다가 돼지고기를 볶습니다.
돼지고기가 익으면 야채를 넣고, 고춧가루를 같이 볶아요.
여기에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고,
오징어와 조갯살을 넣고 (너무 일찍 넣으면 질겨진다고 나중에)
육수 부어서 끓이고
부추로 마무리
완성샷은 없네요.
애 둘 재워놓고 후다닥 만들어서 그것까지 찍을 정신이 없었어요.
육수는, 저는 보통 치킨스톡으로 만든 닭육수 쓰는데,
오늘은 좀 모자라서 나머지는 멸치 다시마 육수를 썼어요.
뭐, 특별히 나쁜지는 모르겠네요.
찐~한 양지 육수 낸 것도 있었는데, 그거 붓기에는 아까워서..
양지 육수로는 책의 짬뽕 페이지 옆에 있는 중국식 냉면을 한번 해볼까요???
하기 전에 일단 중국집 가서 한번 먹어보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짬뽕은 맵고 고운 고춧가루로 해야 맛있어요.
굵은 고춧가루는 좀 겉돌고,
덜 매우면 영 맛이 안나더라구요.
간도 좀 세게 하는 게 좋아요.
면에 부어서 먹을 때 많이 싱거워져요.
저는 중화면을 못구해서 쫄면 푹 삶아서 쓰는데,
못구한 중화면에 대한 갈증이 있지요.
옥션 같은 데에 냉동 중화면 판매하는데, 그거 몇개 사자고 아이스박스비 택배비 내기도 참 그렇고..
애들 자는 동안 열심히 열심히 짜장 짬뽕 만들어서 저녁 한끼 맛있게 먹었네요.
남은 건 뒀다가, 볶음밥 해서 먹어야죠.
한번 하려면 힘든데, 한끼만 먹고 끝나면 허무해요.
저도 한때는 한 끼 먹을 분량만 해서 먹고 치우고 살았는데
지금은 그렇게 하다가는 밥 제대로 못먹을 것 같아서 그냥 많이 해서 놓고 먹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국 같은 거 많이 해놓고, 끓이고 또 끓이고 하면 맛이 더 좋아져요.
짬뽕도 남았는데, 다음에 애도 잘 자고, 번듯하게 먹게 되면 사진 한장 찍어서 추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