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날이 추워져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한기가 느껴집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뜨끈뜨끈한 국물을 곁들여 방금 지은 햅쌀밥 한 그릇과 반찬 몇가지 두고 먹는 집 밥이 더 맛있게만 느껴지네요.
저는 요즘 입 안이 헐어서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먹기 힘든 상황이라, 얼큰하고 땀나게 매운 음식이 많이 그리워도 당분간은 순한 반찬 위주로 만들어 먹고 있답니다.
늘 그렇듯이 쉽고 간단하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들로 편안하게 만들어 먹는 반찬 몇가지만 있으면 밥 맛이 언제나 꿀맛입니다.
입 안이 아직 여려서 매운것을 잘 먹지 못하는 아이들이나 순한 맛의 반찬을 선호하시는 분들을 위한 요즘 저희 집에서 자주 해 먹는 반찬 몇가지 이야기 입니다.
<순한 진미무침>
마트나 슈퍼, 재래시장의 건어물가게에서 자주 사게 되는 진미채는 그냥 집어 먹어도 먹을만하지만 고추장 양념에 무쳐내면 금새 밥도둑반찬 한가지가 만들어지니, 언제든 집에 준비해 두었다 마땅한 밥 반찬이 모자랄때에 이용하기에 참 편리한 재료지요.
거의 빨갛고 매콤하게 무쳐 먹지만, 이번에는 매운 음식에는 약한 어린 아이들도 꼭꼭 씹어 잘 먹을 수 있도록 안매운 순한 맛으로 무쳐봅니다.
저희 집에서는 흰 오징어채라고도 하지요.
진미채 300g 당
식용유 9스푼
올리고당 6스푼
통깨(깨소금) 6스푼
재료도 너무 간단하지요.
우선 이렇게 진미채 300g짜리 한 봉을 준비해서는
크기가 넉넉한 볼에 넣어서 준비해 둡니다.
손으로 오물조물 비벼가며 만들어야 하니 너무 폭이 좁거나 작은 볼 보다는 큼직한 그릇을 꺼내 쓰는것이 진미무침 만들기에 수월합니다.
무침 재료 3가지도 준비해 둡니다.
식용유는 올리브유나 참기름, 들기름과 같이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은 것이면 됩니다.
다른 양념이 섞이는게 아니라 진미채 본래의 순한 감칠맛이 좋은 반찬이니 그렇습니다.
포도씨유나 해바라기유, 채종유, 샐러드유, 식용유 등 어떤 기름이라도 좋습니다.
저는 이날은 해바라기유를 썼어요.
우선 해바라기유 9스푼을 수저로 진미채에 흘려 넣어 줍니다.
이 정도 기름이면 많은 듯 느껴져도 마른 진미채에 촉촉한 식감을 주기위해서 필요한 최소량이라 보시면 되어요.
300g에 9스푼이니 100g 당 3스푼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지요.
이제 양 손에 위생장갑을 끼시고 유분이 촉촉하게 전체적으로 잘 스며들도록 양 손에 힘을 주어 바락바락 주물러 줍니다.
나중에 오징어채의 기운이 한풀 꺽여져서 조금 늘어지면 손에도 힘을 빼고 고루 꾹꾹 누르듯이 섞어주시면 되구요.
생각보다 기름이 쉽게 스며드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꼭 양손을 사용해서 뭉쳐주고 문질러주고 해야 빠른 시간내에 효과적으로 이 과정이 끝나지요.
그래서 진미무침은 처음부터 크기 넉넉한 볼에 넣고 만드는 것이 더 수월하구요.
이렇게 촉촉한 느낌으로 한 풀 축 늘어지도록 주물러 줬습니다.
이제 달달한 옛날맛의 반찬이 되도록 올리고당만 넣어주면 되지요.
올리고당을 뿌려주고는 다시 위생장갑 낀 양 손을 사용해서 고루 진미채에 퍼지도록 무쳐줍니다.
이 때는 주물러 주면 그대로 끈적한 한 덩어리가 되니 가닥을 떼어내는 느낌으로 양손으로 몇가닥씩 오히려 뜯어내듯이 무쳐내면 됩니다.
눈으로 보면 간단한것을 글로 쓰려니 괜히 복잡하게 느껴지지요.
올리고당 양은 기호에 따라 조금 줄여 주셔도 좋지만 양을 이보다 더 늘이면 많이 달아져서 질리는 맛이 되니 더 많이 넣지는 마시구요.
이제 깨소금이나 통깨 솔솔 뿌려서 반찬통에 담아 냉장고에 두고 드실만큼만 반찬그릇에 그때 그때 꺼내 드시면 됩니다.
냉장고에 제법 오래 두어도 늘 처음상태와 같이 유지되지요.
자극적이고 매운 반찬도 참 좋지만 저는 뜨끈뜨끈한 밥에 이것만 가지고도 밥 한공기 금새 먹는답니다.
<매운 진미무침을 활용한 김밥싸기>
김밥은 정말 재료를 어떤 것으로 선택해서 어떤 조합으로 넣어주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맛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음식이지요.
보통 김밥의 단면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예쁜색깔의 5가지정도의 기본재료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도 단무지 한가지만 냉장고에 있다면 잘 어우러질만한 다른 재료와 함께 쉽게 싸서 먹으면 좋습니다.
먹다남은 진미무침이 있으면 김밥에 활용하면 좋아요.
단무지와 함께 진미무침을 넣고 김밥을 싸 먹으면 매콤한 진미무침 양념과 함께 씹히는 맛도 있고 이것도 별미랍니다.
며칠전에도 저녁에 김밥이 먹고 싶기에 다른 재료 없이 얼마 안남은 밥에 냉장고안에 먹던 진미무침과 단무지만으로 김밥 몇 줄 싸서 맛있게 먹었지요.
그냥 이렇게 간단하게 넣어 싸 주어도 김밥안에 쫄깃하게 씹히는 진미맛이 좋아요.
이렇게 김밥에 곁들여 싸 줄때에는 순한맛으로 무쳐놓은 것 보다는 이렇게 고추장 양념으로 빨갛게 무쳐둔 진미무침의 맛이 더 잘 어울리지요.
<생땅콩 삶기>
어른도 아이도 먹기 좋은 간식으로 땅콩을 삶아 먹고는 남은 땅콩으로 반찬도 만들지요.
흙이 잔뜩 묻어있는 땅콩을 한 봉지 사오면 한동안 아주 요긴하게 쓰입니다.
땅콩을 삶기 전에 땅콩에 묻어있는 흙을 가능한 한 깨끗이 바락바락 씻어주려면 채반 하나 받치고 양손에 힘을 주어 흐르는 물에 문질러 씻어 줍니다.
아래로 빠지는 흙이 여간해서는 금새 없어지지 않지요.
10번 이상은 대야에 받쳐진 이런 더러운 흙물을 갈아줘야 삶아 먹기에 안심이 될 정도로 어느 정도 깨끗한 상태가 됩니다.
물을 어느 정도 넉넉히 잡아서 불 위에 올려주고는
냄비 뚜껑을 닫고 센 불로 삶아 줍니다.
저는 큼지막한 스텐볼에 삶아 주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뚜껑은 임의로 덮어서 사용했구요.
뚜껑없는 냄비류도 집에 있는 냄비 뚜껑을 이리저리 맞춰보면 신기하게 딱 제 뚜껑처럼 맞는 짝이 잘 나옵니다.
저는 이 30센티짜리 웍 뚜껑을 스텐볼에다 덮어 씌워 늘상 잘 사용하고 있지요.
얼마 후, 이렇게 펄펄 끓어 오르면 넘치지 않을 정도로만 살짝 불을 조금만 낮춰 주고는 이 끓어 오르는 때 부터 20분만 더 삶아 주면 늘 땅콩이 맛있게 삶겨져 나옵니다.
생땅콩을 삶아본 적이 없으시다면 끓고부터 20분만 늘 기억하시면 땅콩삶기가 수월해 지겠지요.
팔팔 끓여서 20분이 지나 잘 삶겨진 땅콩입니다.
이대로 채반에 부어 그대로 껍질 까서 드시면 되지요.
뜨거울 때 조심조심 까먹는 맛도 좋고, 식은 후에 냉장고에 넣어두고는 차갑게 식은 땅콩 꺼내어 먹는 맛도 다 좋습니다.
이렇게 간식으로 먹다가 남은 땅콩은 다들 좋아하는 반찬인 땅콩조림으로 만들어 먹구요.
<땅콩조림>
삶은땅콩 300g
조선간장 1스푼
진간장 2스푼
요리당 2스푼
해바라기유(포도씨유, 식용유) 2스푼
땅콩 껍질을 하나씩 벗겨 먹을 때에는 잘 못느끼지만 이렇게 반찬으로 쓰려고 껍질을 벗겨보면 지루할 정도로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니, 좋은 음악이나 라디오 들으시면서 편하게 앉아서 작업하시는게 좋아요.
삶아 놓은 땅콩 껍질을 벗겨놓은 속땅콩 300g을 준비해서 조림을 해 줄 냄비에 넣어 주세요.
맛있는 땅콩조림을 만들어 줄 재료도 준비합니다.
요 땅콩은 재료 분량만큼 진간장과 조선간장을 섞어서 조려주면 더 맛있지요.
양념을 모두 넣어서 잘 섞어준 후 이대로 약불에 올려줍니다.
간장 양념이 들어가면 불이 조금만 쎄어도 양념과 냄비바닥이 함께 쉽게 타버리니 늘 약불로 시작해서 약불로 끝냅니다.
약한 불에서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가끔 수저로 뒤적뒤적 저어주다 오래오래 조려 줄 필요없이 7분 정도 지나 그대로 불을 꺼 주시면 됩니다.
적당한 반찬용기에 담아 뜨거운 김이 나간 후에 뚜껑 덮어 냉장보관 하시면 되구요.
이 땅콩조림도 다른 조림반찬들처럼 오래 가는 반찬이라 이렇게 한번 만들어 두면 어차피 맛이 좋아 빨리 먹게 되기도 하니 상해서 버릴 일 없이 끝까지 맛있게 드실 수 있지요.
<장똑똑이 햄>
햄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인지라 저희 집 식탁에 자주 오르는 단골반찬이예요.
보통 장똑똑이는 쇠고기로 만드는데 이렇게 햄을 이용해서 맛난 양념과 어우러지게 간단하게 만들어 두면 오히려 고기로 만드는 장똑똑이 보다도 더 어른도 아이도 맛있게 즐긴답니다.
만들어두고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보관 하면 2주는 거뜬히 가니 맘 편하게 두고 먹기에도 좋은 밑반찬이구요.
다 먹고 자작하게 남은 국물도 그대로 몇 수저 넣어 방금 지어낸 밥에 쓱쓱 비벼먹으면 그냥 다른 반찬 없어도 밥 한공기 꿀맛으로 먹을 수 있으니 국물 한방울 버리지 않고 끝까지 다 먹을 수 있는 참 괜찮은 반찬입니다.
햄만 하나 사오면 집에 있는 재료로 뚝딱 만들어 낼 수 있지요.
프레스햄 200g 당
진간장 4스푼
물 4스푼
흑설탕 1스푼
해바라기유(포도씨유, 식용유) 1스푼
먼저 냄비에 물을 넣어 불 위에 올려 끓어오르도록 준비해 둡니다.
프레스햄 200g을 준비해야 겠지요.
이 장똑똑이 햄은 스팸처럼 육질이 흐물흐물한 깡통햄이 아니라 이렇게 단단한 프레스햄으로 만들어야 제 맛입니다.
이렇게 처음부터 편하게 200g씩 소포장 된 프레스햄을 사서 쓰셔도 좋고,큼직한 대용량의 저렴한 프레스햄을 사서는 200g 씩 나누어 덩어리로 쓱쓱 잘라서 냉동보관 해 두고는 한 덩이씩 꺼내 쓰셔도 좋지요.
도마위에 올려서 적당하게 나누어
이렇게 작게 깍뚝썰기로 썰어 줍니다.
너무 크지 않게 사방 1~1.2센티 정도 되도록 썰어주는게 아이들 밥 수저 위에 하나씩 올려서 밥과 함께 먹기에는 딱 적당하지요.
물이 팔팔 끓으면 썰어 둔 햄을 넣어 끓여 줍니다.
햄을 넣어 끓을 때 부터 10분 정도는 팔팔 끓여줘야 첨가물 성분도 빠지고 햄 육질도 좋아지지요.
끓여낸 후 이렇게 기름과 온갖 성분이 떠오른 냄비물은 채반을 이용해서 부어 버리고 햄만 남겨 둡니다.
남은 햄에 한번 더 뜨거운 물을 확 끼얹져 사용하면 더 좋겠지요.
이제 맛있는 양념 재료를 준비해 여기에 넣어야 겠지요.
재료에 써 놓은대로 설탕은 일반 백설탕보다 이렇게 흑설탕을 써야 더 맛있는 장똑똑이 양념이 됩니다.
모두 이렇게 한데 넣어서
다시 가스불 위에 올려 약불로 불을 켜 줍니다.
수저로 서로 잘 섞이도록 슥슥 고루 섞어 비벼주세요.
그리고 냄비뚜껑을 닫아 주지요.
약불이란 딱 이 정도가 적절하지요.
집집마다 화력이 다르고 약불이라 생각하는 불꽃의 세기라 다르니 이렇게 올려봅니다.
특히 이렇게 간장양념으로 불 위에 올리는 경우는 불이 좀 쎄면 양념이 제대로 베이기도 전에 간장도 냄비도 함께 타기 쉬우니 이정도 약불로 유지하시면 됩니다.
중간에 한 두번 정도 수저로 저어주며 뚜껑 덮어서 5분간만 이렇게 은근히 끓여주고 바로 불을 끄시면 되어요.
완성된 장똑똑이 햄 이예요.
막 만들어 따끈할 때 밥반찬으로 먹어도 맛있고, 냉장고에 넣어두고는 장조림처럼 차게 꺼내 먹어도 맛있는 은근히 밥도둑인 반찬이랍니다.
한번 만들어 두면 반찬 한 가지 걱정 덜어지는 셈이지요.
그래도 이 정도 양이면 오래오래 두고 먹기 보다는 금새 없어지긴 하지만 만들기가 쉬워 부담없이 언제나 금새 만들어 내는 쉬운 반찬이니 한번 만들어 먹기에 이 정도 양이 딱 적당한 것 같아요.
냉장고에 햄 한덩어리가 있다면 한번 이렇게 만들어서 드셔보세요.
<안매운 즉석 오이무침>
오이무침은 자주 보듯이 빨갛게 고춧가루를 넣어 빨갛게 무쳐 먹어도 좋지만, 바로 즉석에서 새콤달콤하게 무쳐내어 익혀낼 필요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반찬으로 먹어도 참 좋지요.
바쁜 아침에도 부담없이 바로 무쳐 먹을 수 있는 빠른 반찬이라 오이만 냉장고에 있으면 늘 자주자주 해 먹는 입맛도는 새콤달콤한 반찬입니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기도 하구요.
느끼하거나 기름이 많은 음식과 함께 먹으면 입안이 개운해 지는 것이 참 좋습니다.
오이 2개(약 150~170g 짜리)
양파 1개(약 180~200g 짜리)
2배식초 3스푼
설탕 2스푼(넉넉)
새우젓 4스푼(국물)
먼저 오이와 양파를 깨끗이 씻어 물기빼고 준비한 후에 양파는 채썰어 두고 오이도 적당한 굵기로 어슷어슷 썰어 준비해 둡니다.
오이는 이렇게 가시오이를 써도 좋고, 다대기 오이나 취청오이 모두 다 괜찮으니 그때그때 장 볼 때 가장 그 날 가격좋고 싱싱한 오이로 준비하시면 되어요.
오이와 양파에 써 놓은 중량은 일반적인 크기의 경우이니 일부러 무게 달아 준비하실 것도 없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오이와 양파로 그냥 편하게 쓰시면 되겠지요.
이렇게 썰어 둔 오이와 양파는 볼에 넣어 준비해 두고 나머지 양념들도 함께 준비합니다.
그리고는 각각의 재료를 분량만큼 밥수저로 넣어 주세요.
설탕은 넉넉하게 떠서 넣어 주시면 되고, 새우젓은 건더기없이 국물을 떠서 넣어 주시면 됩니다.
건더기가 조금 들어가도 아무 문제 없으니 편하게 떠서 넣어주세요.
새우젓 국물이 들어간다고 젓갈 냄새가 난다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으니 안심하고 넣으시면 되어요.
위생장갑 끼고는 조물조물 고루 무쳐 주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무쳐서 바로 접시에 담아 식탁에 올려서 드시면 되니 말 그대로 즉석이지요.
바로 식탁에 올려도 좋고 이렇게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도 제법 오랫동안 두고 드실 수 있지요.
하루가 지나면 오이에서 물이 나와 국물이 좀 더 많아지는데 이 국물맛도 새콤달콤한 것이 수저로 떠 먹어도 참 맛있답니다.
특히나 집에서 짜장면을 만들어 먹을 때, 김밥을 만들어 먹을 때에 이 새콤달콤한 즉석 오이무침과 함께 곁들여 내면 목막힘도 없이 서로 그 맛이 얼마나 잘 어우러 지는지 몰라요.
저희집은 삼겹살 먹을 때에도 이 즉석 오이무침은 곁들이로 필수지요.
이래저래 먹거리 이야기도 또 다른 이야기들도 많이 나누고 싶지만 저는 컴퓨터 다루는 손이 어찌 이리 느리고 무딘지요.
급하게 준비해서 먹다보면 계량이나 사진은 잊을때도 많아 도움이 될만한 기록은 빠뜨리게 되기도 하지요.
어제는 씨래기 된장국을 한 솥 끓여서 먹었습니다.
이렇게 일년 내내 맛있고 좋은 된장이 없다면 하루 3끼나 되는 밥 때마다 뭘 또 만들어 먹어야 할지 얼마나 고민이 될까 생각하니 집에 된장만 넉넉해도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요즘 밤이 길어지다 보니 밤이 깊어지면 출출하니 과일만 깍아 먹으면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드네요.
어젯밤에는 방아잎사귀 다져 넣고는 파전을 넉넉하게 부쳤습니다.
저는 이 방아잎의 향이 너무 좋아서 시장이나 마트에서 방아잎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사와서 그때그때 파전이나 정구지 전을 넉넉하게 부쳐두지요.
방아잎은 냉장고에 보관해도 싱싱하게 오래 가지 못하고 빨리 시들어 버리니 오래 두고 쓸 요량으로 많이 구입하시는 것 보다 적은 양을 사서 그때그때 빨리 쓰시는 게 좋아요.
한 김 식혀서 냉동실에 넣어두어서 생각날때마다 꺼내 따끈따끈하게 데워먹으면 되니 오늘부터 며칠동안은 출출할 때마다 먹거리 만들어 먹기가 좀 편하겠지요.
며칠 전 저희집 막둥이가 유치원에서 고구마 농장을 방문해서 캐 온 고구마랍니다.
이렇게 깨끗이 씻어내기 전에는 진흙이 아예 덩어리채로 고구마에 철퍼덕 붙어 있어서 그 두꺼운 흙 덩어리들 떼어내는데 정말 지렁이도 함께 가져온 게 아닐까 싶었지요.
이렇게 흙내음 풍기는 싱싱하고 좋은 먹거리를, 힘들게 쪼그리고 앉아 여린 고사리 손으로 열심히 캐어다 준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깨끗이 씻었답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둘러앉아 군고구마 만들어 맛있게 먹으면서, 겨울이면 푹 삶아놓은 고구마를 방에다 늘 준비해두어 오고가며 하나씩 먹도록 놓아두시던 어머니 생각도 많이 났지요.
추운 겨울 날 호호 불어가며 껍질 까서 먹는 사먹는 군고구마의 맛을 그리며 앞으로 길고 긴 겨울 밤 자주자주 만들어 먹게 되겠지요.
<돼지불고기 덮밥>
마요네즈를 만들고 나면 늘 계란 흰자가 많이 남게 됩니다.
저희집 막내녀석이 아직도 매운것을 잘 못먹는지라, 돼지불고기도 매운 고추장양념보다는 달달한 간장양념으로 잘 재워서 냉장고에 두고 먹지요.
이렇게 남은 돼지불고기가 있을 때에는 이 계란흰자를 함께 섞어서 지져내면 국물이 계란흰자와 섞여서 걸죽하니 밥에 부어 먹기 좋은 돼지불고기 덮밥이 됩니다.
이렇게 돼지불고기 양념해 놓은 것이 상에 내기에는 좀 모자라다 싶게 조금밖에 남지 않았을 때에는 남은 불고기를 냉동해 두었다가 계란 흰자가 많이 남을 때에 함께 볶아내어 밥 위에 얹어주면 돼지불고기 덮밥으로 맛있게 한 끼 먹기에 좋습니다.
<버섯덮밥>
또 이 돼지불고기를 볶아내어 맛있게 잘 먹고나면 맛난 고기 양념국물이 제법 남게 되지요.
집에서 깨끗하고 좋은 재료들로 재워 만들었기에 이 국물을 그대로 버린다는 것은 너무나 아까운 일인지라, 이렇게 남는 국물에는 느타리버섯을 쪽쪽 찢어 넣어 볶아내줍니다.
마지막으로 참기름 1/2스푼 정도 흘려주어 밥위에 얹어주면 버섯덮밥으로 밥 한끼 맛있게 먹게 되지요.
저녁 반찬 한 가지 추가하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좀 더 많은 것을 올리고 싶지만 제 느린 손 때문에 아쉬운 마음으로 접어 봅니다.
날이 많이 쌀쌀해져서인지 벌써부터 저녁메뉴로 뜨끈뜨끈한 알탕이나 부대찌개가 떠오르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오늘도 변함없이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