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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자격증 이야기와 처음 만들어본 풀먼식빵.

| 조회수 : 5,456 | 추천수 : 45
작성일 : 2007-09-21 18:49:02
결혼 몇달 전...
직장을 그만두고 시간이 남던 시절...
심심해서 알바하나 뛰고, 저녁엔 뭘 하나 배워볼까???생각하다가..
제과자격증을 따보자 싶었습니다.
그때도 이미 지인들에게 주문을 받아서 케익을 만들고는 있었지만,
자격증이 있으면 웬지 더 있어 보일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인터넷으로 제과기능사 필기시험을 신청하고, 그다음날 제과제빵학원을 찾아갔지요.
학원에 갔더니 왜 제과만 하려고 하느냐, 하는김에 제빵도 해라...그러셔서 제과제빵자격증반을 신청했지요.
제빵기능사시험은 학원에 대리접수를 맡기고....
어찌하다보니,,,필기에 붙으면 실기까지 두달이 조금 못되게 남은 상황이 되었죠.
정말...겁없는 시작이였지요.
제과, 제빵을 합쳐서 48가지가 있는데, 시험전에 그걸 한번씩 다 만들어보기에도 빠듯한 일정이란걸..
정말 겁없이 시작한 후에야 알았답니다.
(학원이 격일제로, 하루에 두개씩 만들어 보는 코스였답니다.)


필기는 제 전공과 비슷한 과목이 많아서 비교적 쉬울꺼라 생각했지요.
근데,,예상치 못한곳에 복병이....
제과, 제빵필기가 같은날 시험인데, 제과는 인터넷으로, 제빵은 학원에서 등록하다보니,,,
시험장소가 다른겁니다. 허걱....
두 시험사이에 한 30분 정도 시간이 있었을껍니다.
그런데,,,시험장소가 택시타도 40분정도 걸리는 정말 먼 거리였지요,
결국 제과시험을 일단 먼저 치는데, 얼른 시험을 치고 감독관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20분만에 나와서 택시 잡아타고 제빵필기시험을 겨루 치뤘던...ㅎㅎㅎ
지금생각하면 재밌는 추억이...

이렇게 쇼~를 하면서 필기는 쉽게(?) 붙었습니다.
문제는 실기시험전까지 모든 종목을 다 만들어 보기가 빠듯한 데다가...
그 와중에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1주일 자체휴강까지....

결국은 다 만들어보지 못하고, 못해본건 그냥 책의 과정샷을 달달 외워서 갔지요.

제과시험은 마카롱을 쳤는데,,
수작업을 해야하는게 좀 부담이였지만 만들어본게 나와서 다행이라 생각했죠.
제품나온것도,,,정말 잘나왔더군요. 속으로...'음...내가 젤 잘만들었네. 합격이겠어~~'라고 생각했답니다.

문제는 제빵....
제과는 평소에도 많이 하던거라 솔직히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제빵은...학원을 다니면서부터 기본부터 배웠다고 할수 있지요.
그전엔 끽해야 제빵기 돌리는 수준이였으니까요.

제빵시험은 버터톱식빵이 나왔는데,,,학원에서 안만들어 본거였습니다.
일단...책에 있던대로 만들긴 했는데,,,칼집부분에서..대체 얼마나 깊게 그어야 하는거야???
옆 작업대를 슬쩍 컨닝도 해보고...
결국 어찌어찌 만들어 낸것이...모양은 꽤 그럴듯하게 나왔더군요.
그래도...어째 영~~ 불안한것이....'이건 불합격이겠구나...ㅜ.ㅜ'라고 생각했지요.

시험 후 학원에 갔더니...합격자 발표 전까지는 나오지 말고 떨어졌으면 그때 다시 재등록 하라더군요.
그 후 결혼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데,,학원에서 문자가 왔더군요.
합격축하한다고...두달만에 제과제빵 다 붙은거는 우리학원에서는 처음이라면서...
선생님이 더 좋아하시면서 문자가 왔더군요.
그제서야 인터넷으로 확인을 해보니...오히려 제과보다 더 높은 점수로 제빵시험에 합격을 했더군요.
오~ 놀라워라.

합격으로 인해서 학원은 그만다니게 되었는데,,,
그 후...제과제빵 기능사책은 책꽂이에만 있고 펼쳐 볼 일도 없었답니다.

그러던 중...
이번 수해로 인해 책꽂이 책을 말리는 과정에서 그 책을 발견했고...
거기서 안만들어본걸 한번 만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 첫번째가 풀먼식빵입니다.







자격증을 딴지 정말 몇년만에 시험종목에 포함되어있는 풀먼 식빵을 처음 만들어보네요..

근데,,,,개인적인 의견은...
다음엔...모양은 이렇게 만들되,,,레시피는 그냥 제가 가지고 있던 레시피로 만들어야 겠더라구요.
호텔식빵, 생크림식빵...뭐 이런거 만들어먹다가 교과서에 있는 레시피로 하니,,,맛은 좀 떨어지네요. ㅋㅋㅋ

모양은 그럴듯한데,,,맛은 뭐 그리 감동적이지 못해서...
그냥...안만들어본거 만들기 프로젝트는....포기하기로 했습니다. ㅋㅋㅋ

그래도 모처럼 서랍장 구석에 쳐박혀 있는 자격증도 생각나게 되었고,,
풀먼식빵 덕분에 나름 혼자서 오후시간이 즐거웠네요.

근데...만약 시험에서 제가 만든것 처럼 끝이 뾰족하지 않고 각이 안살아 있다면 불합격이겠지요?
버터톱식빵이 시험문제로 나온데 새삼 감사스럽군요.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blue
    '07.9.21 8:02 PM

    저도 시험을 본 경험이 있지만 시험이라는 게 참 운도 많이 따르는 것 같아요.
    두달만에 두가지를 다 합격하셨다니 정말 축하드릴일이네요.
    그래도 실력이 있으시니 가능한 일이었겠지요.
    저는 버터톱이든 플먼이든 심지어는 비상법식빵이라도 식빵은 다 어려워요~~ ^^

    풀먼도 각은 잡히되 밀도가 고르게 나와야 하기때문에 참 어려운 종목이더라구요
    집에서야 뭐 각이 안잡히면 어떻겠어요? 맛있기 만들면 되지 않을까요? ^^

  • 2. 에밀리
    '07.9.23 11:49 PM

    우와~ 대단하시네요. 최단기간 합격도 축하드리고 실기를 못했어도 과정샷을 외우는 노력만으로도 장하신거 같은데요. 식빵도 맛있겟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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