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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간만에 추어탕을 끓였었어요~

| 조회수 : 5,036 | 추천수 : 19
작성일 : 2007-08-12 10:06:44
제가 추어탕을 못 먹었었어요.
미끌미끌한 애들은 싫어했거든요~

그런데 울 어머님 추어탕 끓이실 때마다 안타까워 그러신지

"비린내도 안나고 니가 좋아하는 시래기도 많이 들어가고 매운고추도 갈고
들깨에다 쌀까지 갈아 넣고  끓여 칼칼하니 맛있다~ 먹어봐라~."

몇 번이고 그러시더군요.

그러던 작년 가을인가? 언제 인가는 모르지만
아주 맘먹고
"그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데 먹어보자~."ㅎㅎㅎ
뭐 그런 심정으로 먹었답니다.

오잉?
내가 좋아하는 시래기~
으음~괜찮아~ 좋아~
어라 비린내도 안나네?
하면서 한 그릇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시 먹으려 하면
그 미끌미끌이 생각나고 요상한 생각이 떠올라서
먹을 수가 없더라구요.

쌀 불려 한 줌 갈고 들깨 갈고 매운 홍고추 생강넣고 갈아
채에 탁탁 걸러내고 얼갈이시래기 넉넉히 삶아 먹기 좋게 썰어 넣고
팔~팔 끓이는 것을 보면 분명 영양음식이 맞긴 맞습니다.

ㅎㅎ제가 안먹는다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아버님 생신 모임때 두 번째로  먹긴 먹었습니다만
혹시? 누가 밥 먹으로 가면서
"추어탕 집 가자!" 하면 잠시 뒤로 빠질 것 같습니다. ^^

왜 그럴까요?

내가 먹어야 그 음식도 잘 하게 된다는데
이번에는 어머님이랑 시장가서 같이 사오고
같이 만들고 했으니 제가 많이 변하긴 변했나 봅니다.

이번에 해먹은 추어탕 입니다.

왔다갔다 하느라 정신없어 중간 중간 사진을 많이 빼 먹었지만
그래도 대충 순서는 잡을 수 있도록 담아 놨더라구요.^^



살아있는 미꾸라지들이 꿈틀 꿈틀 정신 없을때
뚜껑 있는 너른 그릇에 담고 왕소금을 쫘악~~뿌려주고 얼른 뚜껑을 닫습니다.

그러면 폴짝 펄쩍 훌러덩 방방 뒤집어 지고 난리 법석 그런 전쟁이 없다지요~



그리곤 얘네들이 두 손 두 발 다 들고
힘이 없을 때쯤 고무장갑 끼고 죽어라 문지르고
또 문지르고 씻어내고 냄새를 제거하기 위하여
방아잎을 넣고 푹~~삶아 냅니다.



그리고 믹서에 넣고 윙~~갈아 줍니다.

원래는 돌확독에 넣고 돌로 싹싹 갈아야 제 맛이지만
비도 오고 팔도 아프고 힘도 들고 해서 그냥 믹서에 갈아 버렸지요.

물론 물도 넉넉히 넣어 줘야 잘 갈아집니다.



매운 홍고추랑 생강 들깨 불린 쌀도 함께 갈아 줍니다.
물을 받히면서 자주 자주 갈아줘야 하니 갈다가 판나겠더라요.



고추랑 쌀이랑 들깨랑 생강 모두 갈아 놓은 것을 담아 놓으니
진한 국물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미꾸라지 갈아 놓은 것을 섞고 얼갈이 우거지를 자잘하게 썰어 넣으니



이렇게 솥으로 하나 나오더라구요.

이제부터 팔팔 끓이면서 불을 줄여 중불에서 계속 끓여줘야 합니다.



아주 오래도록 시나브로 말이죠.



간마늘도 넉넉히 넣어줘야 하고 싱거우면 소금을 넣고 마무리 합니다.

그 큰 솥으로 한가득 끓여 온 가족이 아주 넉넉히 먹었답니다.

저는 딱 한 번 먹고는 안먹었는데
앞으로 자주 먹게 되겠지요?

추어탕 많이들 좋아하세요?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혜선
    '07.8.12 12:14 PM

    울 신랑두 추어탕 무지 좋아해요..울신랑은 갈지않고 통으로 먹는걸 좋아해서리..전 먹지 않는데 언제부턴가 남편이 좋아하니 제가 만지고 끓여주게 되더라구요...친정아버지가 미꾸라지 잡는걸 좋아하셔서 양식이 아닌 토종 미꾸라지를 남편은 자주 먹는답니다...^^

  • 2. 라벤다
    '07.8.12 1:15 PM

    경빈맘님..안녕하세요?
    여름이 되면 남편이 종종 그물을 봐온 미꾸라지는 늘상 징그러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직접 끓여서 아주 잘 먹는답니다.
    장어탕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지요..
    추어탕은 우리집 여름 보양식 이랍니다.
    두끼씩 내리 먹고나면 피부도 더 뽀얀기분 아시죠?...

  • 3. 채원맘
    '07.8.12 3:13 PM

    전 추어탕은 좋아하지만 만들 줄을 모른다는..
    사실 친정엄마 하시는 걸 봐서 대충 흉내는 낼 수 있겠지만
    미꾸라지한테 소금뿌릴 자신이 없어서요 ㅋㅋ
    울동네 추어탕집에서 한그릇 사먹고 말지요.
    엄마표 추어탕이 그리워요.

  • 4. 아들바위
    '07.8.12 4:04 PM

    ㅎ..맛있겠어요. 소금을 넣고 호박 잎을 따서 같이 문지르면 좋은데...ㅎ

  • 5. 호돌맘
    '07.8.12 4:11 PM

    추어나 장어탕엔 산초랑 방앗잎이 꼭 들어가야 제맛인듯해요~
    저도 오늘 장어탕 끓일려고 준비중입니다 ~~

  • 6. 아젤리아
    '07.8.12 4:15 PM

    만들 줄은 몰라서 무지 잘 먹습니다....경빈마마님 음식은 언제 봐도 푸짐하니 맛있어 보여요.

  • 7. 깜찍이
    '07.8.12 9:12 PM

    헉 맛있겠다. 쩝

  • 8. 상구맘
    '07.8.12 10:49 PM

    저희 시어머님, 당신의 자식들은 추어탕 안 먹는데 며느리인 저는 잘 먹어 이쁘다며
    여름날 비 오면 동네 나가셔서 잡아서 얼려 뒀다가 제가 시아버님 생신과 제사때 가면
    항상 제가 내려가기 전날 끓여 뒀다가 주시곤하죠.
    그래서 추어탕만 보면 저희 시어머님표 추어탕이 생각나는데
    저는 끓일줄은 몰라요.

    경빈마마님도 내년쯤에는 더 잘 드시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9. 소머즈
    '07.8.12 11:25 PM

    오호~~~ 울 남편이 좋아하는 추어탕 ^^
    전 아직도 끓일줄 모르는데,,ㅠ,ㅠ
    정말 훌륭하세요 ^^*

  • 10. 현명한선택
    '07.8.14 6:14 PM

    서울에서도 방아잎을 구할수있나요? 저는 여지까지 미꾸라지를 삶아서 믹서에 가는줄로만 알았는데 ...보통일이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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