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항상 오밤중에 일을 벌입니다.(직장맘이니 그럴 밖에요.^^:)
전에는 설명서에 적힌대로 분량의 물에 묵가루를 풀어서 처음부터 저으면서 끓였지요.
한 번 만들고 나면 빠진 팔 다시 끼워 넣느라고 고생 좀 해야합니다.
그러다가 몇 해전, 오색온천의 식당 할머니에게서 편하게 묵을 쑤는 법을 배웠습니다.
물을 따로 끓이다가 개어둔 묵가루를 넣는 거지요.
시간을 단축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도토리묵은 공이 많이 들어가야합니다.
오래 젓고 뜸도 충분히 들이고,
그래야 찰랑찰랑 탱글탱글한 묵이 됩니다.

한 솥(작은 솥^^:)
도토리 묵을 쑤어서
양푼에 담아서 하룻밤을 굳힙니다.

제법 찰랑찰랑 탱글탱글하게 만들어 졌습니다.

이제까지 먹은 도토리묵무침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것은
오대산의 어느 식당에서 먹은 묵무침입니다.
거기서는 참나물과 들깨기름을 넣고 무쳤습니다.
참나물은 독특한 향이 있어서 혹시 입에 안맞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미나리를 드실 수 있다면 가능할겁니다.
이건 제가 좋아하는 도토리묵 무침입니다.
진간장, 매실액기스, 들깨기름, 고춧가루 이렇게 넣었습니다.


그냥 썰어서 양념장과 먹는 것,
걸음마를 하던 때부터의 딸아이의 기호식입니다.

묵을 가늘게 채썰어서 잘 익은 김치 볶음과 같이 멸치장국에 말면 한끼 식사로도 충분합니다.
특히 그 전날 과식을 했다면 다음날 이 묵밥을 드시고
두끼에서 섭취한 칼로리의 평균을 내시면...네~ 과식한 적 없게되지요.^^
그러니 "Happy Food"라고 해도 될겁니다.

제가 잘 아는 참 착하고 참한 새댁이 있는데
지나는 말에 자기가 밭에다가 취나물을 키우는데 한 번 캐어다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러고는 잊고 있었는데 엊그제 저 직장에 있는 사이에 저희 집에 가져다놨습니다.
그걸로 지리산 중산리식 도토리묵 한접시를 만들었습니다.
별거 없습니다.
그냥 나물은 따로 참기름, 간장에 무치고 도토리묵을 썰어서 같이 접시에 내면 됩니다.

그 새댁이 엊그제 남편따라서 멀리 경기도 이천으로 갔습니다.
(여기서는 멉니다.^^:)
부디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랍니다.
새댁도 한 입, 자, 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