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유대인 직장동료의 장모님이 돌아가셔서 쉬바(shiva)중인 동료 가족을
조문하기 위해 뉴저지에 계신 Dr. Lee 내외분이 우리집에 오시기로 했습니다.
쉬바는 유대인이 장례지낸 다음 일주일동안 돌아가신 분을 위해
슬퍼하는 기간입니다. 이 때 친구와 친지들이 초상 당한 가족을 방문해
식사를 제공하고 돌아가신 분에 대한 추억을 나누며 가족을 위로합니다.
유대인 동료가 마침 당뇨병이 있어서 우리는 무설탕 과자를 준비했습니다.
동료의 집은 우리집에서 20마일이 떨어진 롱아일랜드 깊숙한 동네에 있어서
Dr. Lee 내외분이 먼저 우리집에 들러 함께 가려고 했는데
이 날이 마침 한국의 설날이라 남편이 조문을 가기 전에
떡국을 드시게 했으면 하더군요.
Mrs. Lee는 꼭 떡국과 김치만 준비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셨어요.
그렇지만 저는 명절인데 하고 전과 나물도 있어야지 하며 준비를 시작했답니다.
남편은 옆에서 돈전(일명, 똥그랑땡)과 생선전이 먹고 싶다고 주문을 합니다.
에궁~ 일이 점점 커지네. 전 부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쟎아요.
먹기는 쉽지만 만드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렇게 많이 부쳐놓아도 게눈 감추듯 금방 다 없어지지요.
미국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한국의 설날(구정)이 큰 의미가 없어요.
사실 미국 달력에는 표시가 안되어 있어서 알지도 못하고 지나가기 일쑤랍니다.
그러나 이번 설날은 원님 덕분에 나발분다는 속담처럼 잘 보내게 되었어요.
Dr. Lee 내외분은 교회예배와 봉사를 마치신 다음 검은 옷으로 갈아입으시고
뉴저지에서 물건너 바다건너 30마일을 운전하셔서 우리집에 오셨습니다.
설날에 꼭 먹어야 되는 떡국.
설날 떡국 http://blog.dreamwiz.com/estheryoo/4830308
녹두빈대떡과 돈전.
녹두빈대떡 http://blog.dreamwiz.com/estheryoo/4851768
호박전과 양송이버섯전.
호박 & 양송이버섯전 http://blog.dreamwiz.com/estheryoo/4315526
생선전과 돈전.
삼색 나물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설악산 고사리와 강원도 도라지로 만들었어요. 정말 맛있어요.
나이가 들수록 나물에 더 손이 더 가더군요.
고사리나물 http://blog.dreamwiz.com/estheryoo/4371242
부랴부랴 담근 나박김치.
Mrs. Lee가 뉴저지 예당에서 사오신 과질과 갸또에서 사오신 롤케익.
특별히 한과 덕분에 설날 분위기를 마음껏 만끽했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커피와 함께 먹는 과질과 롤케익.
제 철도 아닌데 짙은 딸기향이 나고 당도가 높았던 딸기.
그리고 모찌 green tea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사진을 못찍었네요.
쉬바 중인 동료가족을 조문하고 다시 우리집으로 돌아와
신고배를 후식으로 먹으며 Dr. Lee내외분과 밤이 깊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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