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은 가족들이 모이는 날 입니다.
부족함은 뒤로하고 함께 만나 따뜻한 떡국 한 그릇 나물 찬 먹으며
1년 에너지를 듬뿍 받는거 같아요.
7남매 자식들이 다 모이니 울 어머니 표정이 맑은 하늘입니다.
좋아하심을 하나 숨기지 못하시네요.
울 아버님 딸 사위 아들 다 모였을때 죽었으면 좋겠다~~하셨다는데...
그 만큼 당신도 좋으셨단 의미로 해석합니다.
그 순간 왜 친정 어머님의 힘든 모습이 스쳐 지나는지...
두 오빠와 큰 언니를 먼저 보낸 친정어머님은
달랑 셋째 오빠 혼자 다녀갔다는 명절 날 하루였어요.
(올케 언니는 간호사라 아마 근무였나 봅니다.)
"엄마~ 24일날 아이들 하고 찿아뵐께요."
"오지마라~ 뭐하러 오냐?"
"아이들 봄 방학이니 다 데리고 가려구요. 언제 갈 시간도 없고요~."
"그렇긴 하다만... 돈 들잖냐? 차비가 얼만디.."
그래도 싫지는 않으신거 같아요.
우리 식구 여섯이면 작은 아파트가 북적일 겁니다.
앞으로 친정 갈 날이 몇 번 있을까~
아이들에게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얼굴 몇 번이나 보여줄까?
그 생각 하면 주머니 사정도 뒤로 미루게 됩니다.
"수빈이 대학 등록 하느라 애썼다~ 어찌 했냐? "
아마 당신딴엔 부담이 되셨었나 봐요.
명절이 싫은 사람들...
단순이 어렵기보단 가족이 없는 사람들 일겁니다.
평소보다 더 초라해 보이는 사람들.
명절때 갈 곳이 없는 사람들 일겁니다.
내 가족 구성원을 만들며 산다는 것!
어쩌면 신이 내린 큰 축복이라 생각하게 합니다.
이 축복을 많이 누리시길 바랍니다.


감주
보통 말하길 식혜라고 합니다.
이번 명절에도 아주 넉넉히 대형 찜통만한 양을 끓여냈습니다.
식구가 적은 집은 그냥 단번에 밥통 하나면 끄읕! 이지만
우리집 처럼 식구가 많을 경우는 몇 번이고 엿기름 물을 따로 받아
끓여야 됩니다.
이번에는 밥도 넉넉히 해서 밥 알이 많도록 했습니다.
수저로 밥알을 떠먹는 재미도 쏘올쏠 하거든요.^^
저희 친정이 그랬고
저희 시댁이 그랬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제가 그러네요.
명절 4~5일 전부터 미리 미리 준비하는 음식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많은 음식을 하면서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요...


이번엔 아예 토막내어진 냉동게를 사다가 (물론 중국산이거나 다른 나라 냉동식품입니다.)
양념게장을 만들어 봤습니다.
두 팩을 사니 11,000원 이더군요.
그러면 두 세끼 정도는 너끈히 먹을 양이였습니다.
간장게장을 담고 난 남은 간장을 손질해 놓은 냉동게에 살짝 부어 밑간을 해줍니다.
이 간장은 짜지 않아 슬쩍 간이 스미는 정도밖에 안된답니다.
한 시간이나 뒀을까요?
냉동게에 부어놓았던 그 간장을 너른 그릇에 다시 담아 양념장을 만듭니다.
조금 싱거운가 싶어 까나리액젓을 조금 넣었어요.
그리고 생강가루 마늘 다진거 청양고추 파 송송 양파도 채 썰어 넣어야 되는데 없어서 패스~
고춧가루 설탕 물엿 통깨 참기름은 기호에 따라 넣어도 되고 안넣어도 됩니다.
저는 안넣었어요.
게장은 고춧가루가 참 많이 들어갑니다.
사람에 따라 간장게장을 좋아하는 사람
양념게장을 좋아하는 사람 다 틀리네요.
울 아버님 이가 없으셔도 달코롬한 맛에 아주 잘 드신다 하니
가끔 해 드려야 되겠어요.


무엇이던 관심과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면
귀하지 않는게 없더군요.

작은 식물 하나가 가져다 주는 행복...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야 겠습니다.

올 설날에도 넉넉히 나물을 삶아 볶았더니 거의 다 먹었네요.
역시 나물은 비빔밥 한 번 해 먹으면 완전하게 처리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시금치 나물도 다 먹고 고사리 나물은 1등으로 떨어지고
고구마줄기 나물에 취나물 콩나물무침 순으로 떨어지네요.
4일 날은 어머님 생신인데 미역국 끓이고
포항초 사다가 조물 조물 무치고
잡채나 조금 더하려 합니다.
그리고 24일 25일은 아이들 모두 데리고 친정광주를 다녀올까 싶습니다.
명절 끝 열무보리비빔밥 어떠신가요?

오늘 낮 날씨는 참으로 봄이련가 싶었습니다.
해가 저무니 역시 싸늘하니 춥긴 했습니다만
예년보다 따뜻하긴 했으니 초 봄이련가 싶었습니다.
땅속에서는 뭔가 심상치 않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은
물론 입니다.
혹시 들판에 나가실 일 있으시거든
땅 속 움직임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어제 오늘 대충 먹은 음식으로 명절 인사 올립니다.
회원님들 다 잘 보내셨어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