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까이 사는 두 언니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엔 피는 안 섞였지만
친동생처럼 다정한 두 아우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작은 텃밭에 고추겆이를 한 후 뒤 늦게 배추를 심었더니 배추가 제대로 못 자랐어요.
아쉬운대로 속이 좀 찬 일부는 김치를 담고 일부는 손질해서
우거지국 용도로 밑간해서 냉동했습니다.
속이 실하고 고소한 배추 30포기를 사서 김장을 했어요.
큰 들통에 황태, 무, 멸치, 새우, 다시마, 표고버섯, 멸치를 넣고 다싯물 진하게 우려낸 물에
찹쌀풀 연하게 끓여 멸치액젓 넣고 고춧가루 풀고요.
무, 양파, 생새우, 새우젓 갈고, 다진 마늘과 다진 생강, 고구마 가루, 매실액 넣어 버무린 후
마른 청각 불려 썰어 넣고, 미리 썰어 둔 무채, 홍갓, 쪽파 넣어 버무렸어요.
제가 고수를 참 좋아합니다.
분명 처음엔 고수의 싸구려 로션같은 그 기막힌 향에 코를 막던 저였는데....
한 번 두 번 참고 먹다보니 어느새 맛을 들였는지 이젠 그 향을 맡으면 행복해질 만큼 좋아하죠.
제가 사는 파주에선 고수를 넣어 무생채를 하기도 하고 김치속으로 넣기도 합니다.
고수 넣은 김치 맛이 궁금하여 모험을 했습니다.
다른 식구들은 못 먹으니까
농사 지은 못난 배추 일부에 고수 섞은 속을 넣고, 일부는 막김치처럼 머리를 잘라 버무렸어요.
전 너무 너무 맛있는데....다른 사람들은 기겁합니다.
농사지은 동치미무로 맑은 동치미도 담았어요.
항아리에서 3일 익힌 후 김치통에 옮겨 김치냉장고로~~
밭 한 켠에 씨 뿌린 홍갓이 많아서 그냥 홍갓을 넣었더니만 자색국물 동치미가 되었네요.
황태 우려낸 물에 연한 양념을 하여 빨갛게 국물 있는 무김치도 담았어요.
동치미 무 처치하느라 만들었는데 출출할때 국수말아 먹으면 좋겠어요. .
텃밭에 심은 알타리로 알타리김치 두통 가득 담고요.
이웃에게 순무 5개를 얻어 와서 순무김치도 담고,
<
다발 무가 하도 싸길래 몇다발 사서 썰어 말린 것으로 무말랭이 무침도 만들어 봤네요.
마른 오징어 불려 넣고 황태채도 넣었더니만 남편과 은서는 이놈들만 쏙쏙 골라먹습니다.
무말랭이 꼬들꼬들 씹히는 맛이 제법인데 ....그 맛을 모르네요.
어부현종님께 구입한 생물 오징어 20마리를 껍질 벗겨 썰어서 소금에 절이는 중입니다.
토요일에 받아 절였으니 오늘이나 내일쯤은 양념해서 버무려야겠죠.
울집 식구들 모두 오징어젓 너무 좋아하거든요.
한동안 실컷 먹을 수 있겠어요.
김장 넣을 자리 만드느라 김치냉장고 대 정리 작업을 했습니다.
장마전에 만들어 둔 오이지가 아직도 말짱하니 들어 앉아 있고,
봄, 여름에 만들어 둔 별의 별 장아찌와 오이피클까지....
어느 분 말처럼 전쟁이 나도 한동안 먹거리 걱정은 없겠습니다.
고추겆이 하면서 따낸 끝물 고추로 만든 장아찌에요.
올해 운이 좋아서 좋은 모종의 고추를 만났어요.
껍질이 얋고 적당히 매워서 풋고추로도 인기가 좋았는데...
이놈으로 담은 장아찌 맛이 더 좋네요.
간장양념으로 담은 통마늘장아찌와 식초 통마늘 장아찌도 먹기 좋게 맛이 들었고요.
애벌로 고추장에 절인 매실 장아찌도 한통 들어 있네요.
김장김치에 넣어 두었던 무가 남아돌아 만든 무장아찌도 있고
간장과 식초로 담은 마늘쫑도 각각 들어 앉아 있네요.
허걱...간장과 식초로 담은 양파장아찌도.
비슷비슷한 장아찌를 왜 이리도 종류별로 담았는가? 물으신다면....
제가 어려운 것은 못하기 때문입니다(^^;;) 쉬운 것들만 하다보니 죄 비슷비슷해진게죠.
내년엔 더 공부해서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장아찌에 도전해야겠어요(*^^*)
<멸치액젓에 절인 콩잎과 된장에 박은 콩잎,
이놈들은 씻어서 들기름 넣고 지져 먹으면 좋겠어요.
사진에 담지 못한 모듬장아찌와 깻잎, 토마토 장아찌까지.....
정말 많은 종류의 장아찌가 아주 조금씩 조금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 제가 다 어찌 했을까요?
이웃에게 나누고, 남은 것은 회사 사무실 냉장고에 들여 놓았답니다.
완전히 장아찌 전용 냉장고가 된 셈이죠.
겨우 김치 냉장고 하나를 온전히 비워 김치를 들이고도 일부는 남아서
텃밭 한켠에 구덩이를 팠습니다.
난생처음 김칫독을 묻어 보아요.
내년 늦봄이나 꺼내 먹게끔 스치로플박스로 위를 덮고 흙을 덮었습니다.
머리 좋은(ㅠ.ㅠ) 제가 혹여 나중에 기억 못 할 수도 있으니 말뚝을 박아 표시해 둡니다.ㅋㅋㅋ
이 말뚝 누가 뽑아 가면.... ...저 김칫독 찾느라 밭 한 뙈기 다 파헤쳐야 할지 모릅니다.
다시물 우려 낸 건더기들 한데 모아 찌개를 끓여 보아요.
새우와 멸치는 지저분해서 빼놓고, 황태(머리까지), 다시마, 표고, 무를 넣고
김치국물 자박하게 넣어 바글바글 끓였더니...부드럽고 시원한 그 맛이 너무 좋아요.
단단한 음식 못 드시는 시아버님까지 잘 드십니다.
김장을 끝으로 이젠 제가 해야 할 집안 일을 다 한듯 합니다.
한동안 좋아하는 책도 못보고, 영화도 못보고 , 운동도 못 갔어요.
지난 봄부터 가을까지 조금이나마 빠졌던 살이 가을을 기점으로 다시 붙고 있네요.
이제 이놈들 내 쫒아야지요.
동짓달 기나긴 밤.... 집안일 제쳐두고 운동과 독서로 시간 보내렵니다.
지난 토요일 잠시 경빈마마님댁 콩사랑에 들렀어요.
김장김치 담는 틈틈이 메주를 쒀서 메달고 계시네요.
메주 건조용 하우스를 얼마나 멋있게 지어 놓으셨는지....
멋진 가구 만드시던 미소가님 솜씨가 한눈에 드러납니다.
건조실 바닥에 마른 짚을 깔고 더러는 바닥에서

더러는 위에 매달려서 메주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저 자리 다 메꿀려면 아직도 얼마나 더 많은 콩을 삶고 찧고 다듬어야 할까요?

저 이쁜 메주들이 내년 봄이면 지난 여름 히트쳤던 맛난 된장으로 탈바꿈 하겠지요.
누가 못생긴 사람을 메주에 비유했는지....
너무도 이쁜 메주라 사진에 담아 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