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방학을 하든 동
금요일에 일찌감치 집에 와서는
25일까지 쉬고 하루 학교 가고 다시 방학.
토.일.월.화를 먹성 디럽게 좋은 10대들 둘하고 어찌 보낼지..깝깝합니다.
게다가 그들의 애비까지..ㅋㅋ
애동지라고 팥죽들 안드시고 떡 해드셨남요?
전..그냥 팥죽 했슴다.
봄에 쑥하고 같이 빻아둔 쌀이 있어서 쑥새알심 맹글고
(크기가 참..들쑥날쑥 하지요?)
요건..머시냐.
아침부터 아이들 학교 보내고
팥죽을 아주 한 양동이는 맹글었지요.
조..발자국을 따라 쭉~~가면 마을 회관인데요.
동네 할매들 죄 마을회관서
십원짜리 고스톱을 허구헌날 아침진지만 드시믄
나와서들 치시니까..
간식 겸 이른 점심겸?
쒀서 낑낑거리며 들고 갔지요.
팥죽 쑤는동안 비가 내리더니 어느새 눈으로 바뀌어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고 있드만요.
근데..허탈도 하여라.
굳게 자물쇠가 걸린 마을회관.
아..할매들 죄 어디 가신겨?
하루도 안빠지시드만.
무거븐 냄비들고 터벅터벅 돌아왔시요.
증거를 남겨야 해.
그런 맘으로 후딱 카메라 들고 나가서 찍었어요.
제 발자욱이 어디를 갔다 왔는지 분명히 말해줄것이구만요.
영감 슬리퍼 질질 끌고 참으로 조신하게 댕겨왔다고 말해주네요.ㅎㅎ
씩씩 거리면서 혼자 두 사발이나 먹었시요.
그래서 오늘 아침까지 우리집은 팥죽 먹었시요.
ㅎㅎ
울 둥이 울라카드라구요.
시래기 한묶음 꺼내 삶아 놓으면
금새 동이 납니다.
시래기가 이런모냥 저런모냥으로 살짝만 다른모습을 하고
매일 밥상에 오릅니다.
이거 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팥죽으로 엊저녁 저녁밥 줬구만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밥 달라고
왜 밥을 안주냐고 징징거립니다.
있는 거 없는 거 죄다 꺼내서 잡채랍시고 해 줬는데
ㅋㅋ
그럼 그렇지.
기분좋게 해야 음식이 제대론데
구찮아서 대충 했드만 옆에 꺼내놓은 홍당무는 그대로 있고
당면은 너무 적어서 뵈도 않고.. 그렇네요.
그래도 다 먹어치웁디다.
게.걸.스.럽.게
낮에 한가한 시간에 지난가을 만들어 둔 고추부각을
한소쿠리 튀겨 놓습니다.
밥 반찬이라기보다는
간식에 가까운? 오며가며 하나씩 집어 먹으면 금방 동나버립니다.
어쩌다 무쟈게 매운거 하나 걸리면 아주 쌤통이지요.ㅋㅋ
무말랭이도 빠닥빠닥 씻어서 건져놓고
고춧잎도 불려서
오구락지무침을 만들어 둡니다.
제법 큰 통으로 만들었어도 얼마나 갈런지요.
25일까지 아마도 수십가지 것들을 해 먹여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산타 할부지는 제게 선물을 주실란가 모르겠네요.
제가 이렇게 착한 일을 많이 하는데
울 둥이에게 줄 선물 제게로 좀 주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