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한 2년 정도 외갓집에서 자랐었어요.
어릴 때라서 많이 기억은 안나지만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없는 살림에도 참 많이 베풀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어린마음에 친구 많이 사귀고 싶어서 할아버지가 장에서 과자사다주시면
쪼로로 들고 친구네집가서 선물하고 오고 그래서 혼나기도 많이 혼났죠..ㅎㅎ
할머니, 할아버지는 올해로 65년을 함께 하셨었는데
몇 주전 할머니께서 지병으로 먼저 떠나셔서 이제 할아버지만 계시네요.
그래서 허전하실 할아버지 생각에 자주 찾아뵈려 해요.
자랐던 시골이라 그런지.. 시골은 늘 그런건지.. 외갓집에 가면
그냥 마음이 편해지고 걱정도 없어지는 느낌을 받아요-
여든이 넘으셨는데도 이렇게 부지런히 밭을 일구세요..
마늘이며 감자며, 옆쪽에 상추와 대파, 시금치까지..
뒷마당에는 가지도 있고.. 며칠전에 고추모종까지 심으셨더라고요..;;
지난주에 들렀을때 요 참죽나무순을 따서 한번 데쳐먹었는데
향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사이 또 올라온 순들 따서 다시 한번 데쳐먹고-
저희는 그냥 뒷마당 나무라서 따먹는데.. 귀한거라고 하시네요..
지금도 순이 뻐셔져서 데쳐먹는데 3-4월에는 그냥 따서 쌈싸먹어도 좋아요~
뒤뜰에 잡초처럼 나있는 머위를 따다가 살짝 데쳐서 쓴물빼고
쌈싸먹으려고 요렇게 따고요~
한켠에 심어두신 상추도 따왔어요..
할아버지 농사지어서 손녀가 다 가져다 먹고 있네요;;
할아버지가 농사지은거라 그런지 마트에서 사는 상추와는 비교가 안되게 맛있어요-
수분도 많고,, 달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추~!
앞마당에 핀 꽃도 너무 이뻐서.. 살짝-
꽃을 좋아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댁 마당에는 항상 꽃이 가득했어요.
전 맨날 화분들 저세상으로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 탐스렇게 키우시다니..ㅎㅎ
65년동안 두분이 너무 다정하게 지내시던 집인데
이제는 할아버지 혼자 남으셔서 마음이 많이 짠해요..
올라오는 길이 참 무겁고 그랬네요..
자주자주 찾아뵈야지요-
밑에는 요즘 소소하게 만들어 먹은 음식들이에요-
키톡에서 한때 유행이었던 베이컨 숙주볶음도 만들어봤어요-
들이는 수고는 별로 없는데 맛이 기가 막혀서.. 너무 좋았던 녀석.
끝물 딸기로 딸기잼도 만들어서 냉장고에 쟁여두고 있어요-
설탕량을 적게 해서 덜 달고 제 스타일이에요~ㅎㅎ
냉장고 가득 채우면 안좋다고 하는데.. 이렇게 먹고 싶은거 만들다보면
어느새 그냥 가득 차있더라고요..;;;;
탐스러운 톳이 보여 무쳐먹기도 했었네요-
마지막 사진은 쌀국수~
비오는 날 따뜻한 국물이 땡겨서
사두었던 쌀국수 육수로 만들었던건데..
역시 시판 육수는 맛있어요..ㅎㅎㅎ MSG같은거 많이 신경안쓰는 여자사람이라..
시판 육수 사랑한답니다^-^;;;;
오늘도 해가 쨍쨍하니 날이 너무 좋네요-
키톡 요즘 분위기가 좀 다운된거 같은데.. 다들 으쌰~하셨음 좋겠어요~
행복한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