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참 멋지고 훌륭한 시어머니가 계십니다.
그 시어머니께 크고 작은 가르침을 받았지만 제가 제일 크게 지키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절대 저희집 이야기를 남에게 하지 말고,
친정에는 힘든 이야기, 안 좋은 이야기는 하지 말라는 말씀이십니다.
결혼 초 콩깍지가 씌어서 멋지게만 보이고 맨날맨날 사랑만 하고 살아도 모자랄 것만 같던 저희가
첫 부부싸움을 했는데 미국이다보니 싸우고 나도 어디 갈데도 없고
그렇다고 만나서 하소연 할 가족도 없고
너무 서러워 울며불며 한국에 있는 언니와 형부에게 엉엉 울면서 전화를 했었습니다.
사랑하는 막내가 멀리 외국에 가서 사는 것도 마음아팠는데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막내동생의 울음에 언니와 형부는 너무 놀라
무슨 일이냐고 묻다가 제 울음이 대 성통 곡소리로 변하자
무조건 공항에 가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오라며 언니도 그만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철부지 막내동생은 알았다며....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나...한국 갈거야!!!
오늘 오후에 있을 초대에 쓸 과일 피자 디저트를 만들 재료들입니다.
의기양양한 좌충우돌맘은 트렁크를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돌발적인 행동에 남편도 놀라 짐챙기기를 말리며 미안하다며 저를 안아주었습니다.
그렇게 서럽고 두번다시 보기 싫던 남편이었는데
대체 왜 부부싸움을 했는지도 잊고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나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다시 콩깍지 모드로 돌입하여 다음날 한국에 있는 언니에게 전화를 했더니
언니와 형부는 밤새 잠도 못자고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ㅠㅠ
타피오카 한스푼, 설탕 한스푼, 파인애플 깡통 시럽 반컵을
설탕이 끈적끈적한 상태가 되도록 끓입니다.
뒤에 시어머니께서 이 일을 알게 되시고,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친정에서 얼마나 걱정하셨겠냐면서
저희들 부부싸움하게 되면 절대 친정과 아무리 친한 친구나
다른 사람에게 속상한 이야기 하지 말고
시어머니께 이야기하라고 하셨습니다.
시어머니는 내 아들이니깐...또 우리 집안에 식구가 된 며느리니깐
부부싸움의 내용이 누가 부족하고 아쉬워도 그것이 절대 흉이 아니고
그 모든것을 품으신다고 하셨습니다.
귀한 딸을 시집 보내고 아쉽고 속상한 친정에는 항상 좋은 일만
기쁜 일만, 건강한 일만 알려드려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야 저도 친정에 가면 언제나 떳떳할 수 있다고 하시면서요....
시판 피자도우를 준비해서 375도 오븐에서 노릇하게 구워줍니다.
그래서 저는 시어머니께 부부싸움하고 나면 전화를 드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철부지인데
그때는 왜 그걸 몰랐는지...ㅎㅎㅎㅎ
제가 전화를 드리면 저희 시어머니께서는 그냥 들어주십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어머니께 남편 흉을 보는데
처음에는 시원하다가도 전화 끝낼때는 이상하게도 제가 잘못한 점,
또 남편의 입장을 생각하게 되는 말들로 끝을 맺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시어머니께서 남편을 대신해서 변명해 주시는 것도 아니고
제가 잘못했다고 해 주시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제가 흉보면 함께 맞장구까지 해 주시는데도 말입니다.
노릇하게 구워진 피자도우에 크림치즈를 쫘~~악 발라줍니다.
살 지대로 찌겠구만....ㅎㅎㅎ
크림치즈를 바른 위에 준비한 과일을 올려줍니다.
그래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시어머니가 어떤 안식처이고 또 해결책이고 또 비밀보장이 된 것처럼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그래서 제 주변에 힘든 상황이나 아픈 순간에 맘 터놓고 와서 편하게 울거나
이야기 할 수 있게 또 정말 따뜻한 밥 한끼 나누면서 서로 용기내어 잘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심을 하고 나니
이상하게 한명 두명 저희에게 그런 분들이 오셨습니다.
보수적인 부분땜새 저에게 교주라는 별명을 갖게 된 남편은
저보다 더 먼저 그런 어려운 분들에게 넓은 마음과 경제력 지원을 나눠주었고
아이들 역시 잦은 손님초대나 함께 지내야 하는 불편한 상황속에도
항상 예의있게 또 비밀유지를 해 주었습니다.
식혀놓은 타피오카 시럽을 잘 발라줍니다.
시원하게 드시면 좋으니 냉장고에 넣어둡니다.
자~~
그럼 디저트는 준비 끝!!!
이름도 사는 곳도 모르는 분들이지만
어렵게 힘든 표정으로 오셨다가
편안하게 또 웃고 가시는 모습을 볼때면 너무나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나누면서 참 억울한 일도 많았습니다.
오갈 곳이 없어 저희집에 오시게 해서 지내셨는데
저희는 누구에게도 함께 지낸다고 말을 한 적도 없는데
본인들이 먼저 그때 불편했었다....돈을 줬다...말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떨때는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그 이상의 경제적 도움도 요구하시기도 하면서
저희가 드릴 수 있는 정도의 경제적 도움을 드리면
야속해 하시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럴때마다 저도 인간인지라 아....부질없다..
내가 주제가 넘었구나 싶어 속상해 하면
남편은 항상 옆에서 우리가 좋은 마음으로 함께 한 첫마음만 생각하고
어떤 고마움도 원망도 마음에 두지 말라고 했습니다.
토마토 불고기입니다.
파가 참 식욕을 자극하는 듯 싶습니다.
남편과 다르게 귀도 얇고 세상 물정 모르는 저는 남을 참 잘 믿습니다.
이번에 제가 하지 말아야 했는데
너무 딱한 사정이라
정말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어렵게 그 분의 말만 믿고 도와드렸는데 오히려 저희가 곤란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기도 좀 부탁드렸고
남편과 변호사의 도움으로 잘 처리가 되었는데
며칠동안 앓을만큼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데 정말 함께 기도해 주시겠다고 해 주신 분들 정말 눈물나게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의 나눔의 힘을 느꼈습니다.
새우를 잘 손질하고 밀가루를 뿌리고 그 위에 잘게 다진 새우를 붙혀줍니다.
찜통에 찐 새우를 꺼내서 준비한 고명을 올려주면 럭셔리 새우찜 완성입니다^^
투나다다끼도 준비했습니다.
할라피뇨 소스(간장,설탕, 참기름, 할라피뇨)를 곁들였는데
오호~~~
당근과 오이를 식초물에 담가 마끼롤을 만들고 그 위에 마사고를 올렸습니다.
오늘 또 저희와 함께 마음을 나눌 가족들이 오셨습니다.
미국에 오셔서 사기를 당하시고 가족들이 많은 어려움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계셨습니다.
몇번 만나뵈었는데 처음과 달리 저희에게 좋은 소식을 주셨습니다.
이제 다시 용기를 내어 시작하시는 그 가족에게 따뜻한 밥 한끼로 응원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자....
응원밥상입니다!!
그리고 그날 이쁘게 먹었던 과일피자 사진은 없고
다음날 남은 조각사진이라 바나나가 색변입니다
.
제가 조심스럽게 이 이야기를 밝히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지난번 저에게 잘 될거라고 나눠주신 마음이 정말 저에게 너무 큰 힘이 되었고
앞으로도 마음 아픈 일이 있을지라도
힘들도 어려울때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모르지만 나를 응원하는 누군가가 곁에 함께 있다는 거를 서로 더 많이 나눴으면 해서입니다.
그래서 정말 모두가 니나노~~~~흥에 겨웠으면 좋겠습니다!!
다음날 남편과 저는 남은 반찬과 호박죽으로 행복한 점심을 했습니다.
참, 참고로 오늘 음식은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애니윤님 레시피로 만들었답니다.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