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뭐 맛있는 거 해서 드셨어요?
전 늘 명절을 앞두면, 제수 장만하러 시장에 가기 며칠전부터 시장이나 마트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습니다.
뭐 경제적인 이유, 제수 사러갔을 때 구매력을 극대화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어설프게 장을 봐 냉장고만 채워놓으면 명절장 봐온 거 냉장고에 넣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해도,
주로 냉동고에 있는 재료들을 해치우는데요,
오늘은 냉동실에 마지막 한덩이 남아있던 찌개용 돼지고기와 작은 조기 몇마리, 그리고 백골뱅이를 해치워줬습니다. ^^
맛있는 김치로 끓이는 김치찌개야 언제나 맛있지만요,
제 입에는 작년에 담근 묵은 김치로 끓이는 김치찌개가 추석무렵에 제일 맛있는 것 같아요.
추석 무렵이면 대충 아침저녁 선들선들해질때라서 따끈한 김치찌개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도 있고,
또 저희 집 김장김치가 대충 10개월쯤 묵었을때 최상의 찌개맛을 내는 것 같아요.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 제가 김치찌개를 끓여판다면,
10개월된 김치로 찌개를 끓여팔 것 같아요. ^^
오늘도 이렇게 한냄비 끓여서 맛있게 밥 한그릇을 뚝딱 비웠습니다.
반찬으로는,
백골뱅이 몇쪽 해동해서 썰어담아냈어요.
갖은 채소를 넣고 양념장 개운하게 만들어 무쳐먹어도 좋지만,
또 이렇게 그냥 썰어서 초고추장에 폭 찍어 먹는 맛도 꽤 괜찮아요.
이렇게 해서 차려진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입니다.
묵은 김치 사이사이에 박혀있던 격지무도 꺼내서 썰고,
먹던 밑반찬에, 조기구이, 백골뱅이 숙회!
이것저것 지지고 볶고, 요리는 안했지만, 그래도 또 한상이 차려졌습니다.
좀 특별한 요리를 안하고,
요즘 맨날 이렇게 그렇고 그런 밥상만 차리니까, 희망수첩이 재미없으시죠?
뭔가 좀 재밌게 해드려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