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너무 바빴어요.
저희 집에 14년째, 1주일에 한번, 반나절씩 오셔서 청소와 손빨래를 해주시는 아주머니가 계세요.
이 아주머니께서 2주일이나 빠지셨어요, 14년만에 처음있는 일이죠.
지지난주는 여행가셔서 못오셨는데, 지난주는 편찮으셔서 못오셨습니다.
아주머니 믿고 미뤄뒀던 손빨래가 한 바구니, 싱크대는 엉망이고,
오늘 아침 7시부터 세탁기도 돌리고, 청소기도 돌리고, 손빨래도 하고, 싱크대도 닦고, 쓰레기 완전정리해주고,
장아찌도 만들고, 가지도 썰어서 말리고,
올해는 더 안돌리려고 빙수기와 빙수그릇도 치우고, 제 자리를 찾지못해 식탁에 늘어져있던 그릇까지 자리잡아 주고,
정말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무슨 선견지명이라도 있었는지 3주전에 전기물걸레청소기를 샀더랬어요.
걸레질이라도 쉬웠으니 망정이지...^^
오전에 한 4시간 이렇게 동동거리고 났더니 완전히 방전되어, 점심은 고구마로 때우고 저녁을 일찍 먹기로 했습니다.
점심을 준비해야하는 시간에 잠시 낮잠을 잤더니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원래는 오늘 저녁은 외식의 날이나, 제가 지은 죄가 있어서, ^^
남편에게 아침은 맥***에서 파는 *모닝, 사다 먹였구요, (저희 집은 배달도 안돼서 홍은동으로 사러...ㅠㅠ)
점심은 찐고구마로 때우게 했으니, 저녁은 집밥을 먹어야죠. ^^
반찬, 많이 해야지, 마음 먹고 부엌에 나갔는데요, 막상 반찬을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일단 아욱국 끓였습니다. 마른 새우 넣고 끓여야 맛있는데 마른 새우가 똑 떨어져서 새우 가루 넣고 끓였어요.
새우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건 아닌지라...맛은 비슷했어요. ^^
오랜만에 콩나물도 볶았습니다, 친정어머니에게 배운 식으로...
콩나물에 소금 뿌려 익힌 후 콩나물이 익으면 식용유, 파, 마늘, 그리고 참기름 넣어 뒤적이며 볶아주는 방법으로요.
취나물도 삶아서 된장소스에 무쳤어요.
찐 고구마, 맛간장에 물 타 바글바글 끓이다가 넣어서 조렸습니다.
그리고 초록 피망과 머쉬마루버섯, 참기름과 소금 후추로만 볶아서 한접시 올렸어요.
완전 채식밥상이죠??
어제 오후에 귀가하면서 마트에 들려서 이런저런거 사들고 들어와서 그나마 이만큼 차릴 수 있었어요.
제가 가끔 보는 프로그램중 미국의 푸드 트럭에서 별미음식들을 소개하는 게 있는데요,
그걸 볼때마다 거기 나오는 음식들을 반면교사로 삼게 됩니다.
저처럼 고기 좋아하고, 칼로리 높은 음식을 곧잘 먹는 사람의 눈에도 그 음식들 너무 칼로리가 높아보이는 거에요.
그래서, 가끔 한번씩은 채식밥상으로 열량이 낮은 밥상을 차려봐야겠다 생각했더랬는데요,오늘 그렇게 밥상을 차린거죠.
오늘 새로한 반찬인 아욱국에, 콩나물볶음, 취나물무침, 고구마조림, 버섯볶음에다가 며칠전 담근 파김치, 그리고 김구이.
물론 매일 이렇게는 못하지만, 요리를 열심히 할 수 없는 평일에는 고기반찬 한번씩 해먹고,
부엌에 시간을 오래 할애할 수 있는 휴일에는 채소반찬하고...이러려구요.
내일은 어제 사온 쇠불고기, 돼지불고기 양념해서 김치냉장고 안에 채워두고,
조금씩 남아있는 묵나물들 다 삶아서 볶을까 합니다.
나물, 그냥 먹어도 좋고, 비벼 먹어도 좋고...남편이 오늘 저녁 집에서 먹었으니 내일 저녁은 나가먹자 하는데,
그냥 집에서 먹을 거에요, 또 채식밥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