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름 나물 준비하느라 바쁘시죠??
저는 오늘 저녁 초대 받았어요, 그래서 올해는 나물 볶는 거 건너뛰고, 오곡밥도 생략하려 합니다.
어느해는 친정어머니랑 같이 만들어서 나눠먹고, 어느 해는 제가 해서 가져다드리고도 했는데,
올핸 친정어머니가 좀 주신다니, 내일 한젓가락씩 얻어다 먹고 말까 합니다.
그래서 아주 한가해요.
어제밤부터 남편에게 "낼 점심은 나가먹을거에요, 점심은 나가먹고, 저녁은 초대받은 집에 나가먹고.."
이렇게 통고했습니다. 그냥 요리에서 하루 푹 쉬어보려 했습니다.
"뭘 먹으려고? 점심엔?" 하길래, 그냥 생각나는 음식등, 양곰탕, 해장국, 해물탕파스타 등등 쭉 나열했지요,
이름을 쭉 대면, "내일 점심때 먹고 싶은거 나가 사먹을거에요"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오늘 점심때가 되니, 나가는 것도 귀찮은거에요.
마침 냉장고안에 하나 먹기에는 많고, 둘이 먹기에는 적은 찬밥도 있고,
멸치육수 내놓은 것도 있고,
또 먹다남은 김치 조금 남은 것도 있고,
오랜만에 콩나물국밥 생각이 났습니다, 콩나물국밥이 뭐 별건가요? 육수에 찬밥이랑 콩나물, 김치 넣고 끓이면 되지.
뚝배기 두개 꺼내서 밥 사이 좋게 남아담고,
육수 붓고, 송송 썬 김치 올리고, 막 데쳐낸 콩나물도 올리고, 달걀도 하나씩 깨넣고,
펄펄 끓은 후 김 한장씩 부셔 넣었어요.
간 맞출 새우젓만 한종지 상에 올리면 끝이죠.
이렇게 점심 한끼 잘 때웠습니다.
특히나 냉장고가 조금은 가벼워져서 더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 콩나물국밥을 먹으면서 새삼스럽게 느낀 건데요,
우리들이 새우젓이라 알고 먹는 것이 순수한 새우젓은 아닌 것 같아요.
조미료를 많이 넣는다고 해서 그렇게는 알고 있지만, 정말 그냥 소금에 버무려 삭힌 새우젓과는 차이가 참 큰 것 같아요.
재작년쯤 대명항에서 한창 새우철에,
살아있는 새우를 사서, 그 자리에서 천일염에 버무려가지고 와서 삭혔습니다.
그랬는데 너무 맛이 없다고 친정어머니가 너무 걱정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좀 가져왔어요.
정말 이걸 넣고 새우젓찌개를 끓이면 감칠맛이 없어요. 호박을 볶아도 감칠맛이 없어요.
그래도 첨가물이란 게 없는 새우젓이지 싶어서 열심히 먹고 있는 중인데요,
오늘 콩나물국밥에 넣어보니, 물론 얕은 맛은 없는 뜻밖에도 그리 짜지않고 깊은 맛을 주는 거에요.
그래서 앞으로는 더 열심히 먹어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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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도 달걀 프라이 떴어요.
달걀프라이는 책에 뜨는 법이 없는 지라, 그냥 되는 대로 떴어요.
달걀 프라이 완성하고, 10년쯤 전에 제 생일에 후배들이 선물했던 스텐 소꼽장 찾아서,
베이킹소다에 넣고 끓여서 반짝반짝 닦아 놓았어요.
쌍둥이들 물려주렵니다, 아직이야 가지고 못놀겠지만, 좀 크면 소꼽장난 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