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잘 보내셨어요?
저도 잘 쇠었습니다.
설 차례 지내고나니, 앞으로 다섯달 정도는 크게 힘들 일은 없다 싶은 것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말로는 설과 추석에 지내는 차례 두번, 아버님 어머님 제사 두번, 일년에 네번 밖에는 안되니 이건 일도 아니다,라며
제 스스로를 다스리곤 하는데요, 제 무의식속에서는 좀 힘든 모양이에요, 지내고 나면 이렇게 안도감이 드는 걸 보면요.
명절 전후해서,
어느 집 밥상이나 다 비슷비슷한, 뻔한 밥상 내지는 뻔한 반찬 사진 몇장 있어서 올려봅니다.
설 명절 전날 저녁 밥상.
전 부쳐서 이쁜 건 잘 담아두고, 미운 것만 골라서 밥상에 올렸구요,
전이며 나물이며 차례상에 올릴 음식 준비가 일찍 끝나서 잡채도 한접시 해서 먹었어요.
시금치는 설명절 장 보기 전에 사놓았던 것인데 어쩌다보니 해먹을 새가 없어서,
차례상에 올릴 삼색나물과는 별도로 따로 해서 먹었어요.
설날 아침에 먹은 갈비찜.
갈비에 감자 무 밤 대추, 그리고 아롱사태와 전복을 넣었어요.
갈비를 한번 데쳐낸 후,
다시 물을 넉넉하게 붓고 갈비를 푹 삶아 건진 후,
국물을 완전히 식혀서 기름을 걷어내고 갈비와 아롱사태, 양념장을 넣고 끓이다가,
데쳐둔 감자와 무, 그리고 밤과 대추를 넣고 더 찜을 하다가 거의 마지막에 전복을 넣어서 더 조렸어요.
그랬는데...정성은 몹시 쏟아부었으나, 갈비 기름을 너무 완벽하게 걷은 탓인지, 아니면 양념간장 때문인지,
갈비찜 특유의 기름진 맛을 표현하는데는 부족했어요.
오늘 점심엔 비빔밥도 한번 먹어줬어요.
삼색나물에다 콜라비생채, 잘라놓은 김과 달걀프라이, 그리고 산적고기 좀 넣고 비볐습니다.
명절이 지나면 한번쯤은 이렇게 먹어줘야해요. ^^
소적으로 올린 두부, 조렸어요.
쇠고기 좀 넣고, 조금 남았던 양념간장 넣고, 매운 고추도 조금 넣어주고..
이번에 음식준비를 하면서, TV에서 많이 본 식당의 비법이라는 걸 써봤어요.
그 식당의 비법이라 함은,
왜 그러잖아요? 구이집 사장님들 나와서 자기네는 고기양념에 과일 만으로 단맛을 낸다,뭐 그런 비법이요.
산적고기 양념에 설탕이 안들어가면 맛이 없고, 설탕을 넣으면 구울 때 타고..
그래서 이번에 간장을 만들어 썼어요.
진간장에 조선간장 약간 넣고, 파 마늘 생강 후추 양파 배 사과 키위 등등을 넣고 끓여서 썼는데요,
과일 만으로 단맛을 낸다는 건 과장이거나 아니면 어마어마한 양을 넣어야 하는 것 같아요,
단맛, 생각처럼은 안나네요,ㅠㅠ, 해서 꿀을 더 넣었습니다.
이 간장으로 산적 양념하고, 갈비찜 양념도 하고, 잡채 양념도 했는데, 그래도 조금 남아서 오늘 두부 조림까지 했습니다.
설 명절 전에 쇠고기 샐러드 해먹으려고 샤브샤브용 쇠고기 데쳐서 냉장고 안에 넣어뒀는데, 먹을 기회를 놓쳤더랬어요.
그래서 오늘 채소와 곁들여서 먹었습니다.
오늘 저녁 밥상입니다.
전은 굉장히 조금 부쳤는데요,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제 전만 먹으면 남은 음식은 없는건데...근데 진짜 우리 식구들 전은 안먹어요.
정말, 다음 추석 차례에는 어디가서 한접시 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니까요.
그런데....전이라도 부치면서 집안에서 기름냄새가 나야 명절 분위기 나는 것 같아서, 부치기는 하는데...ㅠㅠ
들인 공에 비해서 우리집 남자들 먹는 양이 너무 적어서....좀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