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굴떡국을 끓였는데...그만 국물을 너무 많이 잡고 만 거에요.ㅠㅠ
대충 사람 수 계산하고 물을 부었으면 됐을텐데, 예전에 식구들 많았던 때만 생각하고는 너무 많이 잡은 거죠.
너무 아까워서, 떡을 잘 건져먹은 후(체로..^^) 남은 국물은 팍팍 끓여서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뒀어요.
이건 좀 자랑인데요...정말 이번 설처럼 모든 음식을 알뜰하게 먹은 명절도 없는 것 같아요.
뭐 한 조각 버린 것이 없이 알뜰하게 싹싹 먹었어요.
오늘 저녁엔 뭘 해먹을까 하다가, 이 떡국 국물을 생각나길래, 냉동실의 떡국떡 꺼내서 물에 담갔다가 떡국을 끓였습니다.
이렇게 또 한끼 때웠습니다. ^^
오늘은...맘 먹고 쇼핑하러 나갔더랬어요.
롯데백화점 거쳐서, 신세계백화점 거쳐서, 남대문시장 들러서, 바리바리 사들고 왔어요.
롯데백화점에서는 커피 캡슐을 샀습니다.
이 캡슐, 신세계에도 있으면 좋으련만...롯데에서 팔아서, 하는 수 없이 두군데 백화점을 순회한건데요,
요즘 새로 나왔다는 캡슐 맛을 보니 신맛이 적고 구수한 듯해서 그걸 중심으로 사왔어요.
신세계에 가서는 제 스카프(라고 하기에는 사이즈가 커서 거의 숄인..) 한장 사고,
바른둥 만둥 하는 색깔의 립스틱와 아이크레용 하나 사고,
그리고 남편의 자외선차단제도 하나 샀어요. 요즘 남성용 자외선차단제가 거의 BB크림이네요.
발라보니, 바른쪽과 바르지 않은 쪽이 확연하게 구별이 갈 만큼 피부톤이 정돈돼 보였어요.
"남자의 피부도 경쟁력이야!" 이딴 소리하면서 스킨 한병, 자외선 차단제 사들고 식당가로 올랐는데요,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면서 남편에게 " 손만두 먹을까 뭐먹을까?"하는데,
저희보다 한단 아래에 타신 분이 절보고 미소를 지으시는 거에요, "혹시.."하시면서...
유령회원이라고 소개하셨던 대전의 회원님, 아까는 죄송했었어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서 이야기도 나누고 해야하는데,
살짝 제가 당황하기도 했고,
남편도 같이 있었는데다가,
제가 사실 립스틱이랑 아이크레용 사면서 테스트 해보느라 입술도 아래 위 색깔이 달랐고,
눈의 아이라인도 양쪽이 달라 얼굴을 정면으로 보여드리기 어려운 사정이었답니다.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이지만..ㅠㅠ..
서울에서의 볼 일 잘 보고 가셨는지 모르겠어요,
회원님과 헤어지고 나서 비로소 '아, 차라도 한잔 해야하는데..'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내 마음이 무거웠답니다.
식당가에 가보니, 무슨 줄이 꼬불고불 서있는 거 에요.
얼마나 맛있는 걸 팔길래 이렇게 끝이 보이지 않도록 한층을 휘감아 줄을 섰나 했더니 오늘부터 시작한 명품대전에 들어가는 줄이래요. 그때문인지 아니면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식당들도 덩달아 대기인원들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그중 가장 대기자가 적은 곳에 가서 국밥 한그릇 먹었어요.
오늘 따라 울 남편, 만두집은 싫다고 하네요.ㅠㅠ..난 편수 먹고 싶었는데..
점심 먹고 지하로 내려와서 망치로 깨먹는 과자 사왔어요, 전용 나무망치까지 샀지요. ^^
이 과자, 맛있다는 사람과 맛없다는 사람으로 극명하게 반응이 엇갈리는데요,
저나 우리 남편, 우리 친정어머니는 모두 좋아해요, 옛날 과자 맛이 나거든요.
저 자랄때 먹던 딱딱한 과자들..^^
신세계백화점에서 나와서 남대문시장에 들러서,
다 깨먹어서 꼭 사야했던 냉장고용 유리병 사들고 들어왔어요.
만두 같은 거 먹을때 식초랑 간장 담아서 식탁에 올릴 이런 병도 샀어요.
남대문시장에 갈때마다 느끼는 불만, 전통시장 어렵다 어렵다 하시면서 카드를 안받는 건 정말 좀 그런 것 같아요.
냉장고 물병 두개랑 이 양념병, 그리고 계량컵 하나를 골랐는데... 6만원.
카드라고 4천원을 더 받네요. 돈을 더내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는 것보다 싸니까 군말 못하고 사들고 왔는데요,
카드 내밀때마다 "현금 없어요? 현금 주세요"라든가, "카드 안받아요"하시면... 쇼핑의욕이 사라지고 만답니다.
카드수수료가 부담스러운 건 이해하는데요,
카드때문에 하나 살 거 두개 사고, 두개 살 거 세개 사는 건 왜 모르시는지...ㅠㅠ
암튼, 몰아서 필요한 거 다 사들고 들어왔네요.
그동안 커피 캡슐이 달랑거려서 맘놓고 먹지도 못했는데, 오늘 110개 보충했으니 당장 한잔 뽑아 마셔야겠어요.
과자도 망치로 깨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