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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청양고추의 힘! [닭찜]

| 조회수 : 11,405 | 추천수 : 187
작성일 : 2009-09-10 20:27:24


어제 저녁에는 설거지를 하는데, 부엌 형광등이 그만 사망하시고 말았어요.
지갑 들고 형광등 사러 집 앞 가게에 나가려고 하는데,
kimys가 형광등을 하나 꺼내 들며,
"이게 색이 좀 그런데...그냥 끼워줄까?" 하는거에요.

나가기 귀찮길래, 어마 잘 됐다 싶어서,
"색이 무슨 상관이에요..얼른 끼워요, 설거지 마저하게..."

그리고 형광등을 끼웠는데..허걱...주황색이에요, 아주 주황색....
형광등 색 아래에서 음식하고 설거지 하다가, 주황색 불빛 아래에서 하자니...영 적응도 안되고...
멀쩡하지만, 또 빼서 비상시 사용하기로 하고, 형광색 사다가 다시 끼워야할 모양이에요.

적응도 적응이지만,
사진을 찍을 수 없네요.

어제 닭찜...나름 맛있는 색으로 잘 됐었는데...그 불빛 아래에서 찍으니까, 어찌나 이상하게 나왔는지..
할 수 없이 포토샵에서 오토컬러를 돌려서 붉은 기를 빼기는 했는데...영 사진이 이상합니다.


이제 본론인 닭찜으로 들어가서...
며칠전 친정어머니랑 같이 장을 보는데, 친정어머니가 그러시는 거에요,
"목우촌에서 나오는 토막낸 닭 사다가 볶았더니 맛있더구나, 닭이 맛있는 것 같더라"
저는...우리 친정어머니 따라쟁이 입니다. 엄마가 뭐 해먹었는데 맛있더라 하면 바로 따라 합니다.
가끔, 엄마가 저를 따라 하시기도 하지만, 주로 제가 따라하지요.
엄마가 그러시길래, 볶음탕 용 토막낸 목우촌 닭 한팩을 사들고 들어왔더랬어요.

그 닭을 어제 조리했는데,
지난번에 쇠고기로 불고기를 할 때, 레드와인과 간장, 설탕, 유자청을 한꺼번에 갈았어요.
갈고 보니까 너무 많아서 반쯤 쓰고, 반은 남겨 뒀었어요.
남은 양념이 아까워서, 토막낸 닭 깨끗이 씻은 다음에 양념을 부어 30분 정도 재웠어요.

그 다음에 감자, 당근, 파, 마늘, 후추, 참기름 등등 더 넣어야할 재료들을 넣어 닭찜을 했는데요,
여기에 청양고추 1개, 마른 청양고추(빨간색) 2개를 넣었습니다, 칼칼하라구요.
그런데 참 신기한게 바로 이 청양고추에요.
칼칼함과 더불어, 간장의 맛을 참 좋게 해줍니다.

이렇게 해서 처음에는 센불에서,
끓고나서는 약한 불로 줄여서 간이 푹 배이도록 닭찜을 했는데요,
정말 맛있어요. 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kimys까지, 닭고기도 건져 먹고, 국물도 떠먹고, 감자도 건져 먹고...

양조간장을 넣고 하는 찜이나 조림 볶음 같은 음식에 청양고추를 조금 넣어보세요.
저는 한개 또는 반개 정도만 넣어요.
그러면 매운 맛이 날듯 말듯 하면서도 맛이 참 좋아집니다.


참...자연이란 신비한 존재입니다.
불과 며칠전만해도 더워더워 하면서 살았는데..
지금 서재의 창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들어옵니다.
살짝 춥다고 하면 너무 과장인듯하지만, 어쨌든 kimys가 긴팔 옷을 찾아입는 걸 보면...가을은 가을인가 봅니다.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샐리
    '09.9.10 8:28 PM

    와,, 넘 맛있겠어요... 저도 아까 닭다리살만 맛간장에 양념해서 재워
    놨는데... 낼 먹을거랍니다...

  • 2. 달자
    '09.9.10 8:32 PM

    오훗 2등 이런 ^^
    선생님 건강하시길...

  • 3. 달인이되고파
    '09.9.10 8:35 PM

    닭 요리 보다 ,,,,, 주황색 형광등에 더 집중이 되는,,, 주황색 형광등이 있어요????

  • 4. 고독은 나의 힘
    '09.9.10 8:36 PM

    앗싸 순위권!!

    사진이 이상하다고 하시는데 아직도 충분히 맛있어 보여요..

  • 5. 하늘
    '09.9.10 8:38 PM

    츄릅~ 먹고 시포요~ 유자청맛이 부담스럽지는 않은가보네요.
    저도 유자청 일부러 사야할까봐요.찬바람도 불고하니..
    감자부침도 선생님 따라쟁이해서 맛있게 먹고..감사드립니다.

  • 6. 진이네
    '09.9.10 8:50 PM

    저 오늘 드디어 기다리는 쌤 책을 받아들고 꼭 해야겠다고 한 것 중에 닭찜도 있었는데...^^;
    묵김치말이~ 콩나물국밥~ 등등 해 먹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요 ㅎㅎ
    사실 딸아이에게 물려주려고 요리책들을 모으고 있는데요, 요즘은 제가 요긴하게 쓰네요~

  • 7. 김혜경
    '09.9.10 8:53 PM

    하늘님,
    유자청을 아주 조금 넣어요.
    많이 넣으면...좀 부담스럽습니다.
    유자청은 참으셨다가...제철 유자가 나올때 한 다섯개 사다가 직접 만들어보세요.
    사서 드시는 것보다 값도 싸지만, 맛도 좋습니다.

    고독은 나의 힘님,
    사진 너무 부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으세요.
    제눈에는 너무 이상해요.

    달인이되고파님,
    형광등 포장지에 색이 있어요,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주광색과..또 하나 뭐더라...
    암튼 색이 두가지에요.

    달자님,
    잘 지내시죠?
    요즘 희망수첩에 댓글을 뜸하게 다시는 것 같아서..저 슬포요..ㅠㅠ...

    샐리님,
    맛간장에 재운 닭다리살에..청양고추 반개만 썰어넣어보세요.
    더 맛있어져요.

    진이네님,
    책 받으셨어요?
    책이 맘에 드시는지... 책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불안불안합니다...

  • 8. 여행~
    '09.9.10 9:02 PM

    9월1일 선생님 글 보고 바로<칭찬받은 쉬운요리>개정판 예약했었는데
    오늘 퇴근하고 왔더니 알라딘에서 책이 도착해 있네요
    표지부터 내용까지 아주 아~~주!!! 맘에 들어요.
    저녁짓기도 미루고 각자 간단 해결하라 하고
    오늘밤부터 당분간 그야말로 주경야독할 겁니다.
    대박나시길 빕니다~~~

  • 9. 김혜경
    '09.9.10 9:03 PM

    여행~님,
    그래도 식구들 저녁은 챙겨주시지..^^
    맘에 드신다니까..너무 감사합니다...

  • 10. 후리지아
    '09.9.10 9:32 PM

    저도 어제 책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키톡의 아키라님의 찜닭보고 청양고추 말린것넣고 간장찜닭 했는데
    칼칼하면서 달콤하니 참 맛있었어요.

  • 11. 이든이맘
    '09.9.10 9:33 PM

    와~ 사진이 이상하다 하셔도.. 정말 맛있게 보이는걸요...^^
    저희 집 냉동고에 닭다리살 있는데.. 내일 혜경쌤 스타일 닭찜으로 해먹어야겠어요..
    요즘 고기를 안먹었더니 피부가 푸석푸석..^^;;

    저도 오늘 책 받았습니다^^
    지난 5일이 저희 친정엄마 생신이셨는데요.. 책 선물 드렸더니 완전 좋아하세요^^
    요즘 요리랑 살림에 막 취미를 붙이셨거든요.
    혜경쌤 책들 한권씩 다 사달라고 하시네요^^
    늘 좋은 책 만들어주시는 혜경쌤 감사드려요^^

  • 12. 김혜경
    '09.9.10 9:34 PM

    이든이맘님,
    저도 이든이맘님의 와플 먹고 말거에요...
    제가 곧 공덕역 6번출구(?? 맞던가요??)로 곧 뜹니다..ㅋㅋ...

    후리지아님,
    그쵸...청양고추 넣으면 더 맛있죠??

  • 13. 내천사
    '09.9.10 10:23 PM

    저도 칭쉬 사고 싶어요... ㅠ.ㅠ

    해외배송 안되나용??????????????????????????????????????

    OTL

  • 14. 쉴만한 물가
    '09.9.10 10:58 PM

    칭찬받은 쉬운요리책
    일반 서점에도 판매가 되고있나요?
    남편이 지금 마침 한국에 갔는데 ( 5일간) 돌아 오는길에 사오라고 부탁하려구요.

  • 15. 땡이마님
    '09.9.10 11:10 PM

    오늘 온다던 책이 안 와서 궁금해 죽겠는 1인 이라지요..ㅎㅎ
    책만 냅다 사지 말고 제대로 해 주라는 딸래미 땜에 충격을 먹었던 지라 내내 기다리다가
    그냥 오늘은 있는 반찬에 고기 하나 볶아서 먹여 놨네요..
    내일은 저거나 해 볼까 싶은데 아그들이 매운 걸 못 먹으니 해도 저 포스는 아닐 듯 싶어요..
    샘은 부지런쟁이..*^^*

  • 16. 안나돌리
    '09.9.10 11:21 PM

    오늘 저녁 대구매운탕 맛나게 끊이고
    메밀전병(?)까지 먹어 배가 부른데도
    보글 보글 끓고 있는 닭고기에 눈이 갑니다.ㅎㅎ

    카메라 기능중에 WB(화이트바란스)를 보시면 여러가지 메뉴가 나옵니다.
    그 중에 주황색 형광등을 선택하시면 붉은 색조를 잡을 수 있답니다.

  • 17. mulan
    '09.9.10 11:50 PM

    저는 오늘 온통 고추만 가득한 닭날개조림 만들어 남편 생일상에 올렸더니 동생네가 좋아하더라구요. ^^ 먹고 나서 싸줬어요. ^^

  • 18. 은석형맘
    '09.9.11 1:45 AM

    제가 식구들,지인들....등등에게 제일 칭찬받는(^^;;;) 요리가 매운닭찜,닭볶음인데요.
    좀 다르게 튀길까 닭갈비 할까 고민하던 중에
    안동에 출장 간 동생한테
    안동찜닭 검색해서 맛집 좀 알려달라고 전화가 왔어요.
    검색하다보니...참을 수 없는 식탐에...ㅎㅎㅎ
    안동찜닭을 처음으로 시도했거든요.
    나름...
    맛나게 잘 나왔다 싶어 당당히 식탁에 올렸는데
    음...평가가 절망이었습니다.
    닭 두마리도 후딱 치우는데 한마리 만들어서 남았으니요...
    뭘 아는지 막내도 한마디 거드네요.
    매운거 먹을래.............ㅠ.ㅠ

    이든이맘님 가게는 공덕 7번,8번 출구 사이 골목으로 쭉~ 들어가시면 있어요...
    이상,두번 찾아갔다 두번 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발걸음을 돌린이였습니다^^*

  • 19. 살림열공
    '09.9.11 7:41 AM

    -ㅠ-
    주황색 형광등 이야기 너무 재미있습니다. 하하하하
    이번 주말에 선생님의 닭요리 따라 해 볼래요.
    ^^
    82를 알게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며칠전엔 보라돌이맘님의 돼지주물럭 따라해 봤는데 식구들이 무척 좋아하였습니다.
    불 앞에서 더운 열기 참아가며 음식 만드는게 아직은 좀 힘든데
    그래도 식구들의 칭찬을 다시 맛 보고픈 욕심에 또 음식을 만들게 되나 봐요.

  • 20. 또하나의풍경
    '09.9.11 11:12 AM

    주황색 형광등 ㅋㅋㅋㅋ
    주황빛아래에서 정말 깜짝 놀라셨겠어요 ㅎㅎ

    저도 청양고추 너무 좋아해요
    그 칼칼함이란!! ^^

  • 21. 피글렛
    '09.9.11 11:41 AM

    히트레시피에는 매운 닭찜밖에 없네요.

    안동 찜닭인가요?

    어떤 레시피를 쓰셨는지 가르쳐주세요.

    저도 꼭 따라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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