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선수 우승하는 경기, 녹화중계하는 걸 다 보고나서,
(박세리 선수 양말벗고, 연못에 들어가는 것 못지않게 장한 일입니다, 양용은선수...타이거우즈와 맞대결에서 역전우승 하다니.., 타이거 우즈와...^^)
더워 더워 노래를 부르며 냉커피만 찾을 일이 아니라, 이열치열로 땀이나 빼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부엌 정리를 조금 했습니다.
부엌 수납장 하나하나 모두 정리를 해야 마땅하나, 그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일단 눈에 보이는 것만 치웠어요.
그런데..'치운 부엌이 고작 이거?!', '그럼 안치운 부엌은?!' 싶으시죠?
우리 부엌이 이렇다니까요..ㅠㅠ...답이 안나옵니다..

벽 쪽 봉에 주렁주렁 매달린 것들,
한때 서랍이며 수납장안에 넣어도 봤습니다.
그런데...제가, 일할 때 자주 쓰는 것들은 바로 손 닿을 곳에 있어야 하는 스타일이라서,
넣어뒀던 것들 하나둘 꺼내 쓰다보니, 다시 이렇게 지저분해졌습니다.
게다가, 넣어두면 절대 정리가 안되고, 꼭 주렁주렁 걸어둬야 정리가 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손잡이달린 망같은 거...
그래서 이렇게 지저분해보이지만...걸어둡니다.
양념병도 그래요.
수납장의 상부장이나 하부장에 넣고 쓰면 깔끔할텐데..그렇게 하면 너무 불편한거에요.
요리를 못하겠어요.
그래서 이렇게 모두 늘어놓고 씁니다.
게다가, 가스렌지 옆 코너는 다른 용도로 쓰기도 불편하고, 그래서 양념병을 늘어놓고 씁니다.

그리고 요즘 제가 양념쓰는 스타일을 바꿨습니다.
전에는 g당, 혹은 ℓ당 단가가 싼, 큼직한 덕용포장을 사다가, 작은 양념병에 덜어놓고 썼어요.
그런데 요즘은, 아예 마트에서 가장 용량이 작은 걸 사다가 그냥 놓고 씁니다.
양념 만드는 회사들, 따라쓰기 좋게 포장을 잘 만들 뿐아니라,
용량이 큰 식용유며 간장이며 하는 것들, 다용도실에 보관하려면 수납공간이 이중으로 필요해서요.
그래서 요즘은 g당, 혹은 ℓ당 단가가 비싸더라도 작은 용량 제품을 사다 쓰고,
용기를 바로 버립니다.
이렇게 하니까 다용도실의 수납공간에 다소 숨통이 트일뿐아니라,
양념병 헹궈쓰느라 사용해야 하는 물의 소비도 줄일 수 있어요.
정리하면서...아껴두었던 제이미 올리버 팬이며 웍도 꺼냈습니다.
우리집 구석구석을 뒤져보면, 제가 아끼느라 꺼내쓰지 못한 물건이 이것저것 나옵니다.
이제 아끼지 말고 쓸까봐요.
쓰지않고 쌓아만 두니까..점점 더 집이 비좁아지는 것 같아요.

칼과 더불어
칼질을 도와줄 수 있는 것 들, 채칼, 초퍼, 핸드 블렌더, 미니 믹서, 믹서 등을 한군데 모아뒀습니다.
이렇게 하니까 필요할 때 바로바로 쓸 수 있어서 꽤 편해요.
사실 칼 한 자루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경지가 되어야 하는데...
어설픈 대장장이, 연장 탓만 한다고, 제가 그짝 입니다. 용도에 맞는 칼날 달린 도구들이 있어야..^^;;
이런 작은 믹서류들을 수납장에 넣어두고 썼을때는, 꺼내는 것이 귀찮아서 대충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꺼내놓고 쓰니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지난번에..
냉장고 들여놓을 자리가 없어서, 새 냉장고 사는 걸 포기하고, 슬픔(?)에 잠겨있으니까,
kimys가, "그러지 말고 아예 부엌수리를 해보지 그래, 벽도 하나 헐어내고, 냉장고 냉동고 다 바꾸고.."하고 위로하는데..
제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우리 라인의 집 중에 부엌쪽 비내력벽 헐어내지 않은 집이 거의 없는데,
저희 집에는 아직 남아있어요. 이걸 헐면, 부엌의 구조를 완전히 바꿀 수 있지만 대신 대대적으로 공사를 해야해요.
대대적으로 부엌을 고치면 근사해지기는 하겠지만, 그 많은 그릇들을 어떻게든 옮겨놓고 해야하는데..자신이 없어요.
하나하나 애착가지 않는 것이 없어 그릇 싸서 옮기는 일, 남의 손에 맡기지도 못하고 제가 직접 다 해야할 것 같은데...
혼자 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일이거든요. 감히 해볼 엄두조차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예 포기하고 나니까 마음이 아주 편하면서도, 또다른 한쪽에선 여전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나도 번듯한 부엌을 갖고 싶다고!!!
촬영나온 잡지사 사진기자들이 실망하면서 가볍게 내쉬는 한숨...안듣고 싶다고!!!
허지만,
이사를 하지 않는 한...끝을 볼 수도 없는 일...
해서, 찬바람 불면...부엌의 수납장을 한칸한칸 조금씩 차근차근 정리하면서, 마음을 달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이고지고 살아봐야 더 쓰지 않을 것 같은 것은 버리고,
아깝다고 쓰지 못하고 모셔뒀던 것들, 꺼내 쓰고...
딸 시집갈 때 싸줄 것은 따로 잘 싸서 모아두고..
이러면서 좀 가볍게 하고 살까해요.
그럴려면..어서 가을이 와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