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전에...식구들이 차돌박이 넣은 된장찌개가 먹고 싶어서,
구워먹던 차돌박이를 좀 남겼다는 거에요.
제가 두타산 가면서, 햄버거 패티와 더불어 차돌박이를 좀 사놓고 갔다왔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차돌박이 넣고 된장찌개를 끓였는데..
여기서 잠깐 차돌박이에 대해 잔소리 좀 해볼까봐요.
차돌박이는 양지머리 부근에 붙어있대요.
아시다시피, 양지머리를 푹 고아서 국끓여 먹는 질긴 부위잖아요?
차돌박이 역시 질긴 부위이기는 하나, 기름기가 아주 많아서,
아주 얇게 저며서 구워먹으면, 돼지고기의 삼겹살처럼 고소한 맛이 일품이죠.
그런데..자칫 잘못사면 (특히 수입육...) 냄새가 나서 먹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좀 좋은 고기로 사서 구워먹는데요, 굽는 것도 그런 것 같아요.
보통 쇠고기는 살짝 구워서 먹어야 맛있다고 하는데, 차돌박이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거죽이 노릇노릇, 아니 마치 기름뺀 베이컨 처럼 바삭바삭하게 구워야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너무 살짝 구우면 질겨서, 씹기가 힘들어요.
저는 이 차돌박이를 구워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우거지찌개 같은데 넣으면, 쇠고기 사태나 양지부위를 넣은 것보다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구요,
기름 뺀 베이컨 마냥 바싹 구운 차돌박이를 참나물 같은데 얹어 먹으면 맛있는 것 같아요.
차돌박이 얘기가 너무 길어졌구요,
이제 이 차돌박이 넣어서 된장찌개 끓여볼께요.
우리나라 사람치고 된장찌개 끓이지 못할 분은 단 한분도 안계시지만,
전, 차돌박이 등 고기를 넣은 된장찌개는 이렇게 끓인다...보여드리고 싶어서요.

우선 이렇게 재료들을 비슷한 모양으로 썰어놓아요.
감자, 호박, 양파, 두부, 홍고추, 청양고추...

차돌박이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둡니다.
된장찌개 끓여먹으려고 남겨뒀다고 해서 보니까...양이 너무 적은 거 있죠?? ㅠㅠ
에궁..차돌박이 된장찌개가 아니라, 차돌박이 수영한 물에 끓이는 된장찌개라 해야 옳을 듯!

썰어둔 차돌박이에 된장을 넣어 버무려 잠시 놔둡니다.
차돌박이에 된장 맛이 배이면 조금더 깊은 맛을 내거든요.

된장에 버무린 차돌박이를 냄비에 담고,
달달 볶아줍니다.
이때 식용유는 넣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렇게 된장에 버무린 차돌박이를 볶으면 된장찌개맛이 더 좋아지고,
된장 특유의 떫은 맛 같은데 좀 사라지는 것 같아요. 제 입에는 요...

어지간히 볶아지면 물을 붓는데요,
저는 오늘 멸치 육수 썼습니다.
저의 멸치육수 사랑은 유별나잖아요..^^

국물이 끓으면, 재료중 감자를 먼저 넣어서 끓입니다.
잘 무르지 않는 단단한 채소인 감자 먼저 익혀야하니까요.
감자가 어지간히 익으면 나머지 재료 투하!
그리고 파 마늘을 넣어 마무리 하면 끝입니다.
저는 보통 2~3번 먹을 정도의 된장찌개를 냄비에 끓인다음,
한끼에 먹을 만큼 뚝배기에 옮겨 담아 다시 한번 더 끓여요.
오늘 된장찌개는...차돌박이가 겨우 수영한 정도였는데도...고기맛이 나는 거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돌박이 건더기가 너무 없다고 쏟아지는 식구들의 무수한 불평들!
며칠 내로 차돌박이 많이 넣고 우리 집 육식인간들을 위한 차돌박이 된장찌개를 다시 끓여 먹기로 했습니다.
식구들이 아무리 그래도...제 입에는 멸치육수에 바지락 넣고 끓인 된장찌개가 젤 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