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일박이일이었지만,
공기 맑은 곳에서 골치 아픈 일도 없고, 집안 일을 하지 않고,
인터넷도 끊고, 신문이나 방송 뉴스도 전혀 접하지 않고,
오로지 맛있는 거 먹고, 공기 좋은 산길을 걷고,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그리고 피곤하면 자고...
이런 짧은 휴양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너무나 뻔한 일상생활에 얼마나 큰 힘을 주는 활력소인지 모릅니다.
지난해 국립 용화산자연휴양림 이후, 후배들과의 두번째 일박이일 휴양이었는데...
결론은, 너무 좋다, 매년 정례화할 것이며, 내년에는 치악산 옆 백운산쯤으로 하든가,
아예 두타산보다 더 먼 가리왕산으로 하자...이렇게 입을 모았습니다.

제가 단 하룻밤을 머물렀으나, 그 매력에 흠뻑 빠진 국립 두타산 국립휴양림은 강원도 평창에 있구요,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승용차로 10~15분 가면 도착하는 곳입니다.
들어가는 입구의 일부 구간이 좁아서, 처음엔 헉...소리가 났으나..
진입로 일부 구간이 펜션 옆에 나있는 길인데 딸랑 차 한대 지나갈 정도로 좁아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어쩌나 싶은...
그러나, 다른 휴양림보다, 뭐랄까? 휴양림 관리소의 스탭들이 꽤나 아기자기하게 배려해놓은 곳이라 할 수 있는 곳이에요.
제가 가본 국립 휴양림이, 용화산, 청태산, 운악산, 그리고 두타산,
지자체가 운영하는 짚다리골이 전부이긴 하지만..이중에서 두타산이 제일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짚다리골보다는 계곡이 약하고,
청태산처럼 침엽수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용화산처럼 산책로가 잘 닦여있지 않은 곳입니다.
숙박시설도 다른 곳보다 부족하고, 돌이 많아 거칠어보이고,
70,80년 전 도벌꾼들로 인해, 침엽수림이 망가지고 나서, 자연적으로 조성됐다는 활엽수림은,
개체수가 너무 많아 부피성장을 하지않고 하늘로 하늘로 길이성장만 해, 멋지다고는 할 수 없는데,
그런데 바로 이렇게 계획조림이 아닌,
제맘대로 자란 나무와 어디를 가나 발부리에 채이는 돌이 더 매력있는 곳이라 할 수 있었어요.

숲해설을 해주신, 휴양림관리소 직원 분 말에 의하면,
이곳은 원래 박지산이라 불리던 곳으로 박지산 이끼계곡하면 매우 유명했대요.
그런데 박지산이 일장기를 찬미하는 뜻을 지녀서 두타산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지난 2006년 수해가 너무 심해서,
이끼계곡의 이끼들이 모두 망가졌대요.
자연적으로 다시 복구되려면, 10년이 걸릴 지 얼마가 걸릴 지 모른다고 해서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 수해때문에 이렇게 이끼가 조금밖에 남지않았고,
휴양림 여기저기에 돌이 그렇게 많은 거래요.
산 자체가 워낙 돌이 많은 곳이 마구 쏟아져 내려왔대요.

휴양림에 돌이 너무 많으니까,
휴양소 관리팀에서 아이디어를 내서, 돌탑쌓기를 하고 있는데,
휴양림 매표소의 요 돌탑은 수해로 흘러내려온 그 많은 돌들을 가지고,
직원들이 1개월 넘어 쌓은 거래요.
여기저기서 벤치마킹을 했다는데...그 솜씨가 보통이 넘습니다. 얼핏보면 전문가를 불러서 쌓은 것 같아요.

그 흔한 돌을 가지고,
곳곳에 이렇게 돌장기판도 만들어 놓았고..

투호(投壺)놀이도 할 수 있게 해놓았는데,
저 이거 처음 해보았거든요.
우습게 생각했는데, 처음에는 어찌나 화살이 들어가지 않던지..
그래도 결국 몇개는 항아리 안에 넣는데 성공했습니다.

돌이 흔하고,
이미 다녀간 휴양객들이 쌓아놓은 돌탑도 너무 많지만,
저도 9층석탑 하나 보태고 왔습니다.
가족들이 무탈하기를 비는 간절한 바램을 담아서.

이곳은 휴양림에 있는 선비바위라는 곳인데..
너무 멋집니다.
어찌 보면 선비의 모양을 하고 있는 듯도 하고..

사투리 중에서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투리가 강원도 사투리입니다.
억양이 거세지 않으면서 얼마나 친근한지..
그런데 휴양관의 방마다, 요렇게 친근한 강원도 사투리로 안내문이 붙여져 있습니다.
이걸 소리내어 읽어보며 파안대소 했습니다.


그리고, 혹시 두타산에 가시게 되면, 꼭 숲해설을 들어보세요.
루페를 하나씩 주면서 바위에 붙어있는 이끼를 보도록 하는데...와 정말 장관입니다.
또 얼굴에 댈 수 있도록 만든 거울을 하나씩 빌려주면서 하늘을 보도록 하는데,
그게 바로 뱀의 시각에서 본 주변풍경이라네요.
숲에 관한 재미난 얘기를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에게 이런 소나무에 관한 공책을 한권 줍니다.
저야 물론 어른이라서 안줬는데..공책을 빌려보니까, 제가 알고싶은 너무나 유익한 내용들이 많은 거에요.
해서, "저도...한권....주실 수 있나요?"했더니,
흔쾌히 한권 주셔서 가지고 왔는데...정말 유익한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사진 여러장 올리면서...제 사진도 있을 거라 기대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사실, 한장 올리려고 두타산에서 한장, 자생식물원에서 한장, 이렇게 두장 찍어왔는데...
도저히 올릴 수 없어서...아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이건, 보통 주부인지, 씨름선수인지 알 수 없는 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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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식물원의 꽃사진과, 제가 먹은 맛있는 음식들은 내일 올릴게요.
오늘 일도 많았던데다가, 내일은 이천에 출장 다녀와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