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요즘..걷는데 재미를 붙였습니다.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는 모르지만, 좀 걸어줬더니, 턱선이 살아나고 있다는 주위의 반응이...^^
어제는 시청뒤 파이낸스빌딩에서 점심 약속이 있었어요.
점심을 먹고, 청계천을 따라서 동대문 종합상가까지 걸었습니다.
30분밖에는 안걸리던데요.
동대문종합상가 5층에 가서, 프랑스 자수실을 찾았더니...십자수 놓는 실이랑 같은 거라는 거에요.
십자수실을 원하는 만큼 뽑아서 쓰라는 거에요.
허걱...우리 딸이 십자수를 했기때문에 십자수실은 아주 많거든요.
전, 십자수실 따로, 제가 중학교때 배웠던 프랑스자수실이랑 다른 건줄 알았어요. ^^;;, 바부탱이...
그래서 수 바늘 몇개, 쪽가위,
그리고 우리딸이 쓰던 십자수실통에는 없는 반짝이자수실과 복합색의 실 몇개를 샀습니다.
4층으로 내려왔는데, 광목같은 걸 파는 집에 '행주, 손수건'이렇게 써있는 천이 있는 거에요.
보니까, 제가 행주로 쓰는 소창보다는 폭도 넓고, 두께도 더 도톰한 옥양목 비슷한 천이에요.
소창에 수를 놓으려니까, 천이 너무 얇아서 좋지 않길래, 4마를 샀습니다.
한마에 1천원.
식탁보와 식탁매트도 만들어볼까하고, 광목도 4마나 샀어요. 광목은 한마에 2천원씩주고요.
수실을 산 집에서 도안집 파는 곳은 어디냐고 하니까, 교보문고 가야한대요.
그래서 천뭉치를 들고 다시 청계천을 걸어서 교보문고로 왔습니다.
일본책 파는 곳에 예쁜 책이 있긴 한데, 맘에 드는 건 2만8천원, 3만4천원 이렇게 하는거에요.
아니, 뭐, 수를 전문적으로 많이 놓을거라면 책을 살 수도 있는 거지만,
제가 놓으려는 수는 행주에 조금 놓거나, 익숙해지면 식탁매트 정도에 놓을 건데,
책에 너무 투자를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우리나라의 도안집 같은 건 없냐고 물으니까, 있다는 거에요.

제가 어렸을 때는 한권에 다 들어있었는데..(친정집에도 약물사전이 한권 있었는데 어디로 가고 없는지..)
요새는 주제에 따라 나눠져있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꽃을 한권 샀습니다.
책값이 7천원인데, 북클럽이라고 적립금이 3천원이나 있다고 해서, 4천원만 내고 왔어요.
속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 도안을 골라서, 나름대로 수놓기 좋게 해서, 몇개 놓아보려고 해요.

헝겊이랑 수실이랑 책이랑 사가지고 집에 돌아와서,
누런 광목에 옥시크린을 넣어 폭폭 삶아 널었어요. 하얗게 바래서 쓰려구요.
행주천도 빨았습니다. 예전에 이 과정을 일본말로 '지누시'라 불렀는데..요즘 용어로는 뭐라 해야하는지..
초벌빨래쯤으로 해야하나요??
세탁하고 나서 잘 줄어드는 면 같은 거, 일단 한번 빨아서 만들면 더이상 크기가 줄지 않아서, 이렇게 많이 하는데...
오늘은...
아침 10시부터 한강변을 걸었습니다.
양화대교에서 시작해서, 동작대교 부근까지 걸어갔어요.
거의 2시간쯤 걸리더라구요.
이촌동에서 냄비우동 하나 먹고, 쑥도 또 꺾고 오후에 들어와 보니, 빨아널었던 광목이 하얗게 잘 말랐고,
행주천도 말라있길래 적당한 크기로 잘랐더니 한마에서 4장이 나오네요.
그러니까 행주 1장의 원가는 250원, 이렇게 크고 두껍고 좋은 행주가...^^
지난번 홍은동 시장에서는 소창 한필(30마)에 1만8천원 주고 샀어요.
한필에 행주가 30장 나오니까, 600원꼴인데, 어제 산 행주감이 더 싸서..흐뭇....
서툰 솜씨로 한땀한땀 수놓아 행주 한장 완성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비가 또 온다고 하니까...집에서 행주나 만들고 있어야할까봐요.